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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인의 인권은 안녕하신가요?

대학생 10명 중 5명은 인권침해 경험

 

전국 대학 인권센터 상당수 인력난 · 예산부족 시달려

 

실효성 있는 인권교육 위해 인권센터 위상 제고 필요 

 

 

최근 경산의 모 대학에서 있은 성폭행 사건의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되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피해자가 실명을 공개하여 사건을 공론화하기까지 학교는 사건을 은폐하기 급급했고, 가해자에 대한 격리나 직무배제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대학에는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별도의 기구가 존재했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대학 내 인권전담부서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10명 중 5명은 인권침해 경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2월 발표한 ‘대학 내 폭력 및 인권침해 실태와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천902명(학부생 1천265명, 대학원생 637명) 중 학내에서 인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무려 46.4%에 달했다. 이 중 강제적인 행사 동원이나 회식 참석 강요 등 ‘친밀성’ 영역에서의 피해를 가장 힘들었던 경험으로 응답한 비율은 76.8%로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보고서는 이러한 응답을 통해 “대학 공동체 내에서의 인권침해가 학생들에게 가장 심각한 폭력으로 인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학내에서 성적(性的) 피해나 연구 및 학습권 침해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49.5%, 43.3%로 나타났다. 또한 인권침해의 주된 가해자는 친밀성/공동체 영역에서 선배(51%), 교수(20.8%), 동기(11.6%)으로 조사됐고, 성적 피해 영역에서는 선배(32.4%), 동기(23.5%), 교수(15.7%) 순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과는 무엇을 의미할까. 보고서는 대학 내 폭력 및 인권침해가 대학 자체의 구조와 관계 속에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교육환경이 보장되어야 교육을 통한 지식 생산 활동의 핵심적 주체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성과주의에 기초한 구조조정과 관리체계가 대학에 도입되면서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은 제한된 반면, 성과와 실적 관리 중심의 체계가 확산됐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구조가 잔존하여, 특히 연구 관련 분야에서의 폭력과 착취가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 인권침해 원인은 교육의 부재

인권침해의 원인이 실효성 있는 인권교육의 부재에서 발생한다는 견해도 있다. 인권교육이 일상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채, ‘의무교육’이라는 형식에 치우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센터 김희정(법학·교수) 전임교원은 “실효성 있는 인권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탓에 무엇이 인권침해에 해당하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라며 “예를 들어 혐오표현을 사용했음에도 이것이 잘못된 행위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존중받아야 할 의견인 것처럼 여기는 풍조가 이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런 양상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전임교원은 “온라인상에서의 혐오표현은 발화자의 사회적 체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쉽게 확산되고, 그러한 표현에 동조하는 집단 속에서 마치 ‘오락거리’처럼 향유된다”라며 “더욱이 온라인 속 혐오표현은 특정인보다는 특정 범주에 속한 대상에게 아무런 맥락 없이 자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감정배설에 가까운 공격적 표현들이 범람할수록 공론장의 위축이라는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우리학교 인권센터 빈혜인 전임연구원은 대학 구성원들의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과 더불어 각자의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빈혜인 전임연구원은 “청중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개개인에 대한 집중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라며 “결국 인권 문제를 나와 관련된 사안으로 생각하고 예민하게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인권센터의 위상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으로 전국 82개 대학이 구성원의 인권보호를 위해 인권센터를 설치하여 운영 중이다. 한국 대학 내 인권전담부서는 1990년대부터 터져나온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응하고자 각 대학에 설치된 ‘성희롱·성폭력 상담소’를 시작으로, 2010년대 이후에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의 심각성이 대학 안팎으로 불거지면서, 대학본부 차원에서 인권 사안 전반을 포괄할 수 있는 독립 부서를 설치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26일에는 대학 내 인권센터 설치 및 운영 의무화를 규정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2022년부터는 전국 모든 대학에 인권문제를 담당하는 부서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권센터 의무화로 인권침해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많다. 상당수 대학 인권센터는 독립성 문제와 예산 부족, 인력난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해, 조직의 안정성 및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학 인권센터 운영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62개 대학 인권센터 직원은 총 170명으로 이중 108명(63.52%)은 고용이 불안정한 1~2년 단위의 계약직이었고 교직원이 순환근무지로 인권센터에 발령을 받아 근무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한 대학 인권센터 중 35%는 1천만 원에 못 미치는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고, 예산의 편차도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전국 대학 중 최초로 인권센터를 설치한 서울대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7억 8천만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동양대의 경우 113만원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우리학교는 어떨까. 우리학교는 대학 구성원들의 인권보호와 인권·성평등 교육, 인권침해 사건 처리를 위해 지난 2017년 7월 인권센터를 설치했다. 인권센터는 센터장, 행정팀장, 전임교원, 전임연구원, 행정인턴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총장 직속 기구로 활동 중이며, 올해 기준으로 인권센터 직원 역량 강화비를 포함하여 2천만 원 정도의 예산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권교육과 사건처리 등 핵심적인 활동은 사실상 1명의 직원이 전담하는 것으로 드러나 업무 효율성 증진을 위한 인력 충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빈혜인 전임연구원은 “정부 차원에서 의무화한 교육이 늘어나고, 또 교육 대상자는 학생과 교직원을 포함해 2만여 명에 이르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빈혜인 전임연구원은 “이런 문제를 학교에서도 인지하고 있어 현재 유관부서와 협의하여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