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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면수업에 대한 불안감, 대학 구성원이 함께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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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일정 5주차에 접어든 지난 9월 29일부터 수강정원이 100명 이상인 이론 강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강의가 대면수업으로 전환됐다. 이미 개강 첫날부터 실험·실습·실기가 동반되는 강의는 대면수업을 진행 중이고, 교육부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70%를 상회함에 따라 단계적인 대면수업 재개를 권고한 바 있다. ‘전면 비대면 수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형태를 취했던 지난 2년간의 대학 교육이 일단은 정상화 궤도에 오른 것이다.

 

지난 2년여의 팬데믹은 우리로 하여금 이른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불리는 바이러스와의 불편한 동거를 강요해 왔다. 화합, 만남, 유대와 같은 가치는 모두 ‘방역’이라는 현실 아래에 종속되고 말았다. 지난 7월 26일 동아대병원 김동민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국면 이후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를 경험한 국민이 5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의 공백’이 불러온 우울감은 청년들에게 특히 가혹했다. 지난해 9월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상반기 우울증 진료 인원은 59만 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2015년과 비교하면 무려 181.5% 급증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은 다른 세대에 비해 활동적인 성향이 강한 탓에 물리적 관계가 단절되면 더 많은 우울과 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라고 입을 모은다.

 

20대 청년이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학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동기들과의 교류가 급감하고 교우관계의 폭이 좁아지면서 고독감과 우울함을 느끼고 있다. 특히 대학 생활의 ‘낭만’을 동경하며 대학에 진학했을 ‘코로나 학번’ 새내기의 실망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고등학생 때부터 OT 장기자랑을 위해서 춤 연습을 했는데 2년째 비대면 수업을 하는 바람에 전부 까먹어버렸다”라는 우스갯소리는 코로나19로 학생들이 겪었을 소외감과 박탈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장기화된 비대면 수업은 학생회나 동아리 등 학생자치활동의 극심한 침체를 불러왔다. 감염을 방지하고자 학과 행사나 대동제 등이 줄줄이 취소 혹은 축소되면서 새내기들이 학생자치를 체험할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이와 더불어 대면 활동을 중심으로 이어진 전통적인 선후배 관계 또한 급속히 해체되고 있다. 지난 3월 치러진 학생자치기구 총선거에서 후보자 불출마로 인해 선거가 무산된 단과대학이 5개에 달했고, 평균 투표율 또한 30%를 넘지 못했다. 그간 누적되어 온 학생자치에 대한 고질적인 불신과 무관심이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한층 심각해진 결과다. 감염병은 학생들의 학습권은 물론 학문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할 기회마저 앗아가고 말았다.

 

학업성취도 저하와 등록금 문제를 생각한다면 대면수업 재개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이 잦아들지 않은 상황에서 대면수업을 강행하는 대학 당국을 비판하고 있다. 머지않아 다가올 ‘전면 대면수업’이 원만히 진행되려면 학교 차원에서 더욱 철저히 방역 태세를 점검하고 학생활동이 재개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은 불필요한 대면활동을 자제하고 강의실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대면수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대학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살 떨리는 완벽주의로 만들어낸 늙은 부부의 순애보: 영화 ‘아무르’ 2012년 칸 영화제에서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아무르’는 사랑하는 아내가 갑작스런 질병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이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인도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신파적인 스토리다. 그러나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이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 내러티브를 활용한 완벽에 가까운 형식미를 통해서 탁월한 드라마로 완성시켰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내러티브의 탁월함, 그 살 떨리는 완벽주의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네케 감독은 영화 ‘아무르’의 도입부에서 외출 후 열려 있는 문, 도둑에 대한 잡담, 한밤에 깨어 있는 아내, 건네지지 않는 양념통, 흘러넘치는 커피 물을 통해서 사소한 일상에서 극적인 문제로 향해가는 이야기 전개를 천의무봉의 솜씨로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인다.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이용해서는 아내의 뇌질환 발병을 일단 부정한 후 다시 제시하는, 이야기가 직선적인 순서로 나아가는 단순한 방식을 배신하는 연출을 통해서 ‘눈 위로 걸어간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며 나아가듯이’ 이야기의 인위성을 가리면서 아내의 뇌 질환이 확인되는 극적인 순간을 스크린 위에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도래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