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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편지] 고백성사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을 뽑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 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 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못한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 김종철의 「고백성사」



아침 식탁 위에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쌀밥 한 그릇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은 정말 그 밥을 보기가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밥도 아마 잠시 후에 나 같은 놈의 입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자기 자신의 운명 앞에서 슬프고 억울하고 원통하고 분해서 속으로 흑흑 흐느껴 울고 있을 테지요.


저의 가슴에는 오래도록 남모르게 숨겨둔 여러 개의 대못이 있었습니다. 수시로 삐쭉이 튀어나오려고 하는 것을 윤리와 도덕이란 이름의 장도리로 탕탕 박아둔 대못들이지요. 어제 저녁 술김에 저는 그 대못들을, 그렇지 않아도 빠질까 말까를 망설이면서 흔들리고 있던 대못들을 못빼기로 죄다 뽑아 형의 가슴에다 탕탕 박았습니다.

상처가 날 줄 알면서도 박은 대못이기에, 들어갈 때 휘청 굽어서 들어간 대못이기에, 그 못은 이제 영원히 뺄 수가 없을 것이니, 어찌하면 좋죠?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아침 식탁 위에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쌀밥 한 그릇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은 정말 그 밥을 보기가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밥도 잠시 후에 나 같은 놈의 입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자기 자신의 운명 앞에서 슬프고 억울하고 원통하고 분해서 아마도 속으로 흑흑 흐느껴 울고 있을 테지요.


그렇지만 저는 얼굴에다 두꺼운 철판을 깔고 흐느껴 우는 슬픈 쌀밥을 숟가락에 떠서 내 입에 밀어 넣으면서 오래 전에 지어둔 한 줄짜리 시 한 수를 나직하게 읊조려봅니다.

밥을 삼켰어요, 흑, 흑, 우는 밥을, 어깨를, 들먹이며, 흐느껴, 우는 밥을, 내 입엔 들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밥을 !


- 이종문의 「밥」





[가까운 AI]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미래, 올해부터 시행되는 ‘인공지능기본법’이란 무엇인가? 요즘 ChatGPT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학생들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단어 검색도 하고 자신의 일상을 ChatGPT와 공유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일상의 전 범위에 침투해 있고 우리나라도 인공지능에 관한 기본법을 2024년 12월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바로 여러분이 아시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다. ● 인공지능기본법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공지능법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기본법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인공지능산업 발전을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 구체적인 면에서는 개정의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학술적인 문제점은 학자들의 몫이니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고영향 인공지능’이라는 개념만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이 법에서는 고영향 인공지능의 개념을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영역에 활용되는 것’이라고 상정했다. ● 고영향 인공지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