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윤선희 최현석 홍정규 기자 = 금융기관에 대한 개인부채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80%선을 돌파했다.
세금 등을 빼고 난 가처분소득과 비교하면 15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개인부채(소규모 개인기업 등 포함)는 1천754만원으로 1인당 명목 GNI(2천192만원)의 80.0%에 달했다. 1인당 개인부채는 총 개인부채를 추계인구로 나눈 값이다.
1인당 GNI에 대한 부채 비율이 80%를 넘은 것은 개인부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이 비율은 지난 2005년 69.6%를 기록하고 나서 매년 높아지고 있다.
개인부채와 관련된 다른 통계수치들도 악화한 상황을 반영하는 추세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과 가중평균 대출금리로 계산한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지난해 1월 46만3천80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40만원대에서 횡보하다가 지난해 10월 50만4천400원을 기록하면서 50만원을 넘었다.
4인가족이 원금을 제외하고 1년간 이자로 나가는 돈만 평균 200만원을 넘는다는 뜻이다.
소득보다 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가처분소득에 대한 개인부채 비율도 지난해 말 153%를 기록해 처음으로 150%를 넘었다.
이는 미국(129%), 캐나다(150%)보다 높고 영국(159%)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가처분소득에 대한 부채 비율은 지난 2001년 100%를 돌파한 이후 2003~2004년을 제외하고 매년 상승했다.
금융회사들은 시중금리의 하락세 속에서도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낮추는 방법으로 이자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예금과 대출 금리차는 지난달 2.76%포인트로 2008년 11월(2.89%포인트)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날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3/31 14: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