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이란의 잠들어 있는 영화 미학을 깨운 작가 감독인 레자 미르카리미의 ‘하루’이다. 작품 속 주인공 유네스는 테헤란의 택시 운전수이다. 도심 속 택시 운전이라는 무료하기 짝이 없는 일상이 유일한 생계의 수단인 그는 비교적 말이 없고 심지어 무뚝뚝하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막무가내의 여성 손님을 맞이하게 된다. 뭔가 깊은 사연이 있어 보일 뿐만 아니라, 위급한 상황임을 엿볼 수 있는 난처함으로 기사 유네스에게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조른다. 한 눈에 보아도 그녀는 택시비를 지불 할 능력이 없어 보이는 가난한 여인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는 임신을 한 상태이다. 이슬람 문화라는 맥락에서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택시기사 유네스는 그녀와 만나기 전에 소개된 영화 상 그의 태도들에 기인해 마땅히 그녀를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는 용기를 내어 아이를 가진 낯선 산모를 도와 병원에서 기꺼이 그녀의 보호자가 되어주기에 이른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에 힘입어 ‘낯선 이’에게 다가가 그의 마땅한 거처가 되어주는 주인공의 행동이 매우 설득력 있고 감동적으로 전달된다.이 영화가 갖는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거장이면서 살아있는 전설이기도한 미국의 다이렉트 시네마의 한 장을 연 프레데릭 와이즈만(Frederick Wiseman; 1930~ ) 감독의 영화여서 더욱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이 영화는 매우 지적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내내 ‘담론’을 형성할 줄 아는 영국 런던의 지성적인 시민의식에 부러움의 시선을 보냈다. 이 영화를 통해 느낀 부러움은 예술과 삶과 아름다움을 생활의 한 필수적인 요소로 중요시하는 런던 시민들을 향한 경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가지지 못 한 듯한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이 부러움을 ‘우리들’에게 확장하려고 한다. 나는 제3차 대국민 촛불평화행진에 참여했다. 역사상 가장 부패하고 무능하며 반민주적인 정권의 퇴진을 위한 100만의 촛불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켜질 때 나는 막연한 서구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보태진 부러움을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우리들’에게로 확장하고 싶었다. 영화에서는 ‘내셔널 갤러리’라는 고상한 플랫폼에 다양한 사람들이 사연을 안고 갤러리를 오고 가기 때문에 그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갤러리를 채우고 있다. 더구나 단순히 이 묘미에서
영국의 거장 켄로치 감독의 역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명작을 접할 기회가 왔다. 올해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소개된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는 이른바,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에서 소외된 범세계적인 “을”의 세계를 눈물겹게 그려낸 아름다운 영화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는 놓치면 안되는 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작금에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말로 형언하기조차 민망한 엄중한 시국사태의 한 가운데에는 가진 자들의 전횡과 탐욕이 그 핵심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99%들에게 호소한다. 인간의 따뜻한 심장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더 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자고. 영화는 어느 날 갑작스런 심장에 이상이 생긴 목수 다니엘이 자신의 오랜 일을 중단하면서 휴직 보상을 받기 위한 눈물겨운 고군분투의 과정 가운데에서 영국사회를 관통하는 불평등의 심화를 정면으로 고발하는 서사의 외피를 두르고 있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덕목, 즉 더불어 사는 삶이 자신의 일상이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녀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지표이고 자세라는 것을 삶으로 경험한 사람이다. 그는
우리는 우리에게 긴급하게 요구되는 책임감 앞에서 얼마나 그 책임을 다할 수 있을까? 한국사회에서 야기됐던 재난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책임감은 생명에 대한 지고한 가치에 최우선으로 복종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국가가 이 믿음을 지켜내지 못했으며 우리는 최소한 생명에 대한 책임감에 실패했고, 그 실패를 겸손하게 응시하며 다음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후속 조치에 인색함으로써 또 한번 실패했다. 이 영화는 2009년 1월에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토대로 155명을 실은 여객기가 허드슨 강에 비상착수하며 빚어지는 과정과 기장 체슬리 설렌버그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유지하는 감동적인 책임감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155명의 전원구조라는 경이로운 기적을 이뤄낸 기장 설리는 삽시간에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지만,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로부터 인접 공항으로 회항하지 못한 실책을 집요하게 추궁 당한다. 이러한 NTSB의 집요한 추궁에 설리는 자신의 판단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감에 빠져 든다. 하지만, 설리는 용기를 가지며, 자신이 가장 최우선적으로 다뤘던 것은 비행기의 그 어떤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이 태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카페 소사이어티’이다. 이 영화는 그동안 유럽에 관련된 연작을 발표하던 우디 앨런이 오래간만에 자신의 본고장인 뉴욕으로 돌아와 자신의 장점인 로맨스 장르를 통해 진정한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느끼게 하는 역작이라고 생각한다. 범작과 수작을 간단없이 오고가는 큰 편차를 지니고 있는 감독은 고향으로 돌아와 삶의 정수를 속삭이는 율리시즈의 고백처럼 정감을 잃지 않는다. 또한 인생의 비밀을 털어놓듯 영화는 내내 감미롭고 또 지혜롭다.영화 속 주인공 바비는 유태인 청년으로 뉴욕에서 막 영화 산업의 꿈이 모든 미국인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던 때, 대규모 영화산업의 시발점과도 같았던 1930년대 할리우드로 이주한다. 그곳에서 연인 보니를 만나고 꿈결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우여곡절 속에서 둘은 헤어지고 바비는 꿈의 세계와도 같은 할리우드를 떠나 뉴욕으로 돌아와서 ‘카페 소사이어티’라는 사교계의 핵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해 간다.이 영화는 가독성 좋은 문체로 쓰인 소설책을 읽듯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것은 감독의 의도적인 연출이라고 우디 앨런은 자신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한다. 그는 “인생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