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의 특징을 하나만 꼽으면 등장인물이 모두 찌질하다는 것이다. 찌질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가난해보인다, 없어 보인다’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만 이 가족이 찌질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아니다. 가족 구성원들 각자가 그렇게 느낀다. 그래서 영화의 메인 카피가 ‘너 때문에 부끄러워 살 수가 없다’이다. 그래도 이 찌질한 가족이 각박한 현대사회에 얼마나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가를 눈치채는 순간 영화는 잔잔한 감동으로 훅 다가온다. 영화는 어머니(윤여정)에게 얹혀살기 위해 나이든 자식들이 하나둘 돌아오면서 북새통이 된 집안을 그리고 있다. 돌아온 순서대로 열거하자면 모태 백수 첫째 아들(윤제문), 영화 실패 후 폐인이 되어 돌아온 둘째 아들(박해일), 그리고 2번째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셋째 딸(공효진)과 그녀의 딸(진지희). 이 가족의 평균연령 39세, 남에게 그럴듯하게 자랑할 만한 꺼리도 없고 오히려 서로 민폐만 안 끼치면 다행이다. 이 영화에서 특히 더 찌질한 쪽은 남자들이다. 남자들은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아버지는 없다. 가장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남자형제들은 나이 드신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한다. 심지어 여중생 조카의 약점을 잡아 용돈을
영화 는 정말 불편한 영화다. 그리고 보기 힘든 영화다. 그래도 권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영화다. 먼저 는 왜 불편한가. 이 영화는 아동 성폭력과 이를 책임지지 않고 은폐하려고만 드는 사회를 향한 복수를 그리고 있다. 복수영화 특히 아동 성폭행을 다룬 복수영화는 대체로 관객을 불편하게 한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 이후 성폭행과 복수 테마가 두드러지게 영화화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은 점점 더 삭막해져 가고, 묻지마 범죄가 급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도 저런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돈도 권력도 없는 평범한 나는 그저 억울함을 삭이며 살아야 하는가?이런 의문이 드는 지점에서 영화는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어머니’를 제시한다. 영화는 사회적 바람을 양껏 수용하는 매체이다. 사람들은 각박한 세상에서 내가 혹시 당할지도 모를 억울한 일에 대한 복수를 누군가는 꼭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여기에 어머니의 본성을 넘어서 는 라는 영어 제목처럼 슈퍼맨보다 더 힘세고 더 질긴 한국 아줌마의 근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는 생각보다 더 잔인하다. 복수영화에서 어머니가 나서든 아줌마 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