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년 무렵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는 포도를 압착하는 와인 프레스기를 개조해 활판 인쇄기를 만들어 낸다. 이것은 하나의 ‘발명’이란 사건을 뛰어 넘어 ‘문자 공화국’의 탄생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 그 이후 500년 동안 인쇄된 책은 문화와 지식의 중심부에 자리하게 된다. 라디오, 텔레비전, 영화가 중요한 매체로 등장했던 20세기 중반까지 어쩌면 책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책의 불행은 세상의 지식을 간단하게 숫자 코드로 변환시켜주는 컴퓨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의 조합은 우리의 시간과 생활 구석구석까지, 관계와 존재의 아주 깊은 곳까지 은밀하게 그러나 매우 강력하게 장악해 가고 있다. 어떠한 구조와 상황 속에 놓이면 우리는 그 구조와 상황 속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게 된다. 마치 언어의 사용으로 우리가 언어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처럼. 컴퓨터와 인터넷의 사용은 우리가 컴퓨터와 인터넷의 방식으로 길들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구조주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린 그렇게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그 환경과 구조에 맞게끔 설정된 틀 속에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게 되는 우(愚)를 범
인종차별은 ‘사람들을 여러 인종으로 나누고, 특정 인종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UN은 1966년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3월 21일을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서는 인종차별이 잘못된 행위임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인종차별은 사라지지 않았다. 백인이 가장 우월한 인종이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존재하고, 우리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국가의 국민들을 얕잡아보는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는 아시아권에 살고 있는 동양인, 즉 황인으로 인종이 분류되어 서양인들에게 많은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 유명한 인종차별 용어로는 서양인들이 중국인들을 비하하는 용어에서 출발해 현재는 아시아 국가 사람들을 전부 모욕하는 용어인 ‘칭챙총’이 있다. ‘칭챙총’은 심각한 인종차별 용어로 유럽, 북미의 일부 방송에서는 금지용어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해외서버에서 온라인 게임이나 인터넷상으로 한국어 채팅을 하면 심심치 않게 ‘칭챙총’이라는 용어를 볼 수 있다. 서양인들에 비해 비교적 작고 찢어진 눈을 가진 동양인들의 눈을 따라하며 눈을 찢는 행동 또한 유명한 인종차별 행위이다. 이는 방송에서도 쉽게 볼
나는 강아지를 네 번 키워봤다. 세 마리는 짧게 마지막 한 마리는 조금 오래. 세 마리는 가족들 중 유별나게 강아지를 좋아했던 나를 위해 아빠께서 우연히 데려왔던 친구들이었고 마지막 한 마리는 추운 겨울날 내가 직접 내 손으로 데려왔다. 나는 좋은 주인이 되지 못했다. 그 응어리는 내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불현듯 떠오른다. 우리 집 밑에서 이웃 어르신과 산책하는 강아지가 보일 때, 친구가 애정을 다해 키우는 반려동물을 볼 때, 그냥 문득 집 앞 강을 바라볼 때, 우리 집에서 그 아이가 있었던 공간을 볼 때 등등. 강아지 이름은 ‘희망이’이다. 내가 희망이에게 잘 못해줬던 것들이 지금은 마치 내가 ‘학대자’였던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작은 생명의 세상은 나였을 텐데 희망이의 세상을 내가 다 망친 것 같았다.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에 이런 말이 나온다. ‘당신은 누군가를 15시간 이상 기다린 적이 있으신가요?’ 희망이는 매일같이 나를 15시간 이상, 아니 어쩌면 24시간 내내 나를 기다렸겠지. 희망이와 마지막으로 산책했을 때의 모습이 아직까지 너무 또렷하다. 아무도 없는 길에서 엄마, 아빠, 나, 희망이 이렇게 같이 산책을 한다. 희망이는 오랜만에 만
계명대출판부 신간 조선말의 ‘낙중학’, 한주 이진상의 삶과 사상 홍원식 외 7명, 2018 조선말 19세기 중엽에 이르러 낙중지역인 성주에서 한주 이진상이 출현하면서 주춤했던 낙중학은 다시 부흥하는 계기를 맞게 되었으며, 영남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유학계의 중심적 위치에 서게 되었다. 이진상은 ‘심즉리설’이나 ‘리발일도설’과 같은 독창적 성리설을 제기하였으나, 그것이 이황의 학설과 어긋난다 하여 영남지역에서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이것은 곧 낙중과 낙상 영남유학계의 분화를 의미함과 동시에 한주학의 등장과 낙중학의 부흥을 의미한다. 이 책은 조선말 이진상의 삶과 사상을 총망라한 것이며 성리학 이외의 부분까지 한주학을 주목한 첫 번째 책으로, 조선말 낙중학의 부흥이라는 관점에서 한주학을 바라보는 것이 특징이다. ● 문의: 출판부 580-6233 동산도서관 신착 도서 나무의 시간 김민식, 2019 캠퍼스 내에는 다양한 나무가 있어 계절마다 학생들을 즐겁게 해준다. 나무에는 팻말이 붙어 있어 이름은 쉽게 알 수 있지만, 그 나무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쓰임, 그 나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는 쉽게 알 수 없다. 이 책은 나무를 소재로 역사, 건축, 과학 등의 이야기
2019 대구 도시디자인 공모전 응모분야: 기획/아이디어, 디자인, 건축/건설 접수기간: 2019.5.29.~2019.6.7. 제7회 건강생활실천 UCC 공모전 응모분야: UCC/영상 접수기간: 2019.4.19.~2019.6.17. 제9회 비만예방 디자인 공모전 응모분야: 디자인 접수기간: 2019.4.22.~2019.6.20. 2019 디지털영상·광고 공모전 응모분야: 광고/마케팅, UCC/영상 접수기간: 2019.5.13.~2019.6.28. 2019 무궁화 문화작품 공모전 응모분야: 디자인/사진 접수기간: 2019.4.24.~2019.7.26.
제목이 눈길을 끈다. 아직 성년이 되지 못 한. ‘아직’이라는 뜻이 어딘가 공감각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풋내와 땀내, 발그레한 볼과 치켜뜬 눈 등이 연상된다. 이미 반열에 오른 배우의 감독 데뷔작으로서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됐다. 징그럽다가 싱그럽고 절망 비슷한데 희망차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도 입체적인 조화를 이룬다. 같은 고등학교 2학년인 두 집의 딸들이 원수처럼 싸우게 된 이유는 윤아 엄마와 주리 아빠의 불륜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피붙이처럼 끈끈해진다. 둘 모두에게 유일한 남동생인 미숙아가 태어난 까닭이다. 아이들은 이 가녀린 생명을 자신의 일부로 첫 만남부터 받아들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동생’과 같이 가겠다는 결심은 자신의 장래와 직결돼 있다. 난데없는 개입이지만, 모든 설정을 변경해가면서까지 남동생과 사는 미래를 꿈꾼다. 아니 그 미래를 어느 순간부터 살아버린다. “니네 아빠나 우리 엄마보다는 내가 더 자격 있지. 그러니까 내가 키워야지.” 반박 못 할 상황정리이기도 하다. 추하다고도 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하게 망가져가는 부모들, 그리고 당차고 야무진 딸들의 대비는 극이 전개될수록 간극이 커진다. 아찔할 정도다. 영화 속의 가부장은
● 콘서트 <소란 콘서트> 일시: 2019.5.26,/ 장소: 아양아트센터 아양홀/ 문의: 053-951-3300 인디계의 대표 밴드로 잘 알려진 ‘소란’이 대구를 찾아온다. 소란은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화려하고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개최하는 공연마다 매진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뜨거운 여름이 찾아오기 전, 달달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소유한 밴드 ‘소란’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 뮤지컬 <그날들> 일시: 2019.05.31.~06.02./ 장소: 계명아트센터 / 문의: 053-580-6600 뮤지컬 <그날들>은 고(故) 김광석이 부른 명곡들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로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20년 전 사라진 ‘그 날’의 미스터리 한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와 배우들의 열연이 어울려져 관객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달한다.
물은 흘러야한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고, 썩은 물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가 살기 위해서는 강과 하천의 물이 흘러야 한다. 나는 봉화에서 발원해서 낙동강과 만나는 내성천을 사랑한다. 이곳의 모래밭이 정말 아름답기 때문이다. 내성천의 모래밭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지만 경북 예천군 용궁면의 회룡포는 하루 종일 머물러도 아쉬운 곳이다. 그러나 영주댐 건설로 내성천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회룡포는 물길이 용처럼 굽이굽이 생겨서 붙인 이름이다. 용은 물을 상징한다. 용궁면도 회룡포에서 유래했다. 용궁은 용이 살고 있는 궁궐을 의미한다. 회룡포 근처 용궁역에서는 용궁과 관련한 거북이와 토끼 설화를 모델로 한 ‘토끼간빵’을 만날 수 있다. 회룡포 전망대에 오르면 회룡포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내성천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뿅뿅다리’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용문초등학교 앞에서 장안사로 갈 수도 있다. 장안사가 자리잡은 산 이름도 비룡산이다. 장안사에는 용왕을 모시는 용왕각이 있다. 전망대에서 회룡포를 바라보는 풍경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계절마다 이곳을 찾는다면 회룡포의 아름다운 추억만으로
첫 자취는 해방감으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주말까지 늦잠을 잔다고 등짝 스매싱을 날릴 어머니도, 저녁 10시가 되기 전부터 귀가를 독촉할 아버지도, 외출한 사이 몰래 내 옷장을 탐하는 형제도 없으니 말 그대로 ‘내 세상’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방감은 ‘해이’로 이어지는 게 다반사다. 불금이랍시고 동이 틀 때까지 음주가무를 즐기고 주말 낮을 통째로 잠으로 보내는 일이 반복되고, 그러다 보니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간편식사로 때우게 된다. 이런 일상이 계속 이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건강도 안 좋아지고 끝내는 학교생활까지 엉망이 되기 십상이다. 여기까지 읽으며 가슴이 ‘뜨끔’ 했던 분들이라면 지금 당장 종이와 펜을 꺼내들어 생활수칙을 세우고 조금 더 자신에게 엄격해져보는 건 어떨까. 이 시간,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은 ‘자취생활 수칙’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 규칙적인 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짐작컨대, 가장 많은 자취생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바로 ‘규칙적으로 생활하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건강한 자취생활을 위해 규칙적으로 먹고, 자는 것은 역시 제일 중요한 문제다. 되도록 12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고, 10시까지는 기상하는 습관
아이들이 성장해 기숙학교에 입소하고 난 다음, 시간이 나면 하루에 한편의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어느덧 생활이 되었다. 지금까지 보았던 많은 명작들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슴에 머물렀던 영화는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다. 원작 소설을 영화로 제작한 것으로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야기가 이 영화의 알파와 오메가다. 영화의 줄거리는 매일 같이 불행한 사람들을 상담하던 런던의 정신과 의사 ‘핵터’가 과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훌쩍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돈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말하는 상해의 은행가,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아프리카의 마약 밀매상, 생애 마지막 여행을 떠난 말기 암 환자, 가슴속에 간직해 둔 LA의 첫사랑, 핵터는 여행지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들을 통해 행복리스트를 완성해 나간다.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가는 핵터의 여정을 관찰하며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으며 120분 안에 해피엔딩으로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가벼운 착각과 만족감을 주는 영화이다. 핵터의 행복을 찾아 떠난 여행은 출발지인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돌아오면서 끝이 난다. 즉, 출발지가 종착지인 것이다. 감독이 관객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