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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동이>의 희빈은 왜 사랑받지 못했나?


숙종과 그 아내들이야말로 조선왕조에서 가장 유명한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장희빈과의 운명적 사랑과 극단적인 ‘부부싸움’은 물론, 사랑했던 여인에게 손수 사약을 내린 비정함까지 참으로 극적이다.

숙종과 인현왕후-장희빈-최숙빈에 대한 이야기는 수차례 장편 드라마로 만들어진 바 있다. 그런데 이번 MBC의 <동이>는 몹시 낯설다. 숙종이 조금도 희빈 장씨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희빈(이소연 분)을 만나기 훨씬 전에 궐 밖에서 동이(한효주 분)를 만났고 둘은 소울메이트였다는 게 드라마 <동이>의 설정이다. 숙종이 마음을 준 여자는 동이뿐이다. 장희빈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숙종을 다룬 드라마에서 이처럼 장희빈을 무용지물로 만든 사례는 없었다. 극중 장희빈은 사랑받지 못하여 악마로 변해간다. 그런데 그 ‘사랑’이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다. 장희빈은 낙동강 오리알이었다가 제거 대상이 된다.

숙종의 유일한 사랑인 동이는 따라서 내명부 유일의 ‘조강지처’인 셈이다. 다른 모든 여인들은 파편화? 대상화를 면할 수 없다. 오직 동이만이 선(善)이고 참이다. 동이 측 사람들만이 선한 의지로 역사의 중심이 된다. 동이와 입장이 다른 사람들은 들러리인데, 들러리이기를 거부하면 스스로의 악함으로 자멸한다. 장희재(김유석 분)가 악마가 되는 과정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식상했다. 어디선가 무슨 일만 생기면 나타나 해결하는 동이의 착함과 전지전능함도 어이없다.

사실 극중 장희빈과 동이는 닮은꼴이다. 친정 오빠를 등에 업고 아들을 앞세워 권력다툼을 하는 모양새는 똑같다. 심지어 동이의 오빠는 친오빠가 아니며 숙종 입에서 “남자로서 묻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남녀관계를 의심받는다. 둘의 차이점은 비현실적인 착함과 악함뿐인데, 기준은 권력자의 시선에서다. 제작진은 일방적으로 역사의 승자인 연잉군의 생모 숙빈만을 편들고 있다.

극중 숙종(지진희 분)은 만사가 귀찮은 마마보이다.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싫고 분란이 일면 회피하거나 누군가 대신해 주기만 바란다. 모후가 계신 동안은 그런 연유로 인현왕후를 꺼린다. 그러다 정 답답하면 몰래 궐 밖으로 나가 동이를 만났다. 동이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누구 앞에서나 자신을 낮춘다. 왕 앞에선 광대역할까지 한다. 극중 숙종은 언제나 여자들을 삼각 사각관계로 만들고 슬쩍 뒤로 빠진다.

여자들이 전쟁을 벌이는 동안 그는 편하다. 제거된 희빈 대신 인원왕후가 활개치는 이유다. 암투에 골몰해 정작 원인제공자인 숙종에게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숙종은 상대가 인간성의 바닥을 드러낼 때만 동이의 조언으로 조용히 처리할 뿐이다. 존중을 포기하고 ‘사랑’을 얻은 <동이> 한효주의 모습은 퇴보하는 드라마 속 여성상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승자이면서 늘 핍박받는 약자의 모양새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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