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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임진왜란 1592’는 사극일까

- 다큐멘터리 실종 시대의 절충 ‘사극’

어지럽다. 이 콘텐츠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극일까? 제작진의 말마따나 ‘방송 사상 최초의 팩추얼 드라마’인가? 다큐멘터리 속에서 무명배우들이 하던 ‘재연장면’에 유명 배우를 등장시킨 것인가?

‘임진왜란 1592’는 KBS와 중국 CCTV가 공동 제작한 5부작 기획물이다. 편성도 일단 ‘KBS스페셜’로 돼 있다. 기존 사극 보다 역사적 고증에 충실했다는 ‘팩추얼 드라마’임을 강조한다. 어디까지나 제작진의 주장이다. 제목부터가 서기 1592년에 있었던 한중일 3개국의 ‘전쟁’에 대하여, 그야말로 3국의 주장을 골고루 할당한 전개였다. 서구식 아니 제국주의식 관점이 이미 들어가 있다. 그야말로 양비론도 아닌 ‘삼비론(?)’을 보는 기분이었다. 3국 모두의 눈치를 보며 만든 콘텐츠가 아닌가. 당연히 비중은 제작비를 많이 댄 또는 수익이 날 것 같은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중국 방송사의 자본으로, 사상최초로 ‘한국 공영방송’이 중국 시청자들을 위해 스스로 그런 일을 했다.

주인공은 단연 첫 등장부터 강렬했던 토요토미 히데요시(김응수 분)다. 당연히 이순신(최수종 분)은 비중으로도 맞수가 되지 못한다. 이순신의 짝은 마지막회에서 보듯 명나라 장수 ‘진린’으로 보인다. 그리고 명나라는 모든 것을 주관하는 ‘중심’이다. 그럼에도 최근 ‘정통사극’이 아예 사라지다시피하고 시대불명의 로맨스 사극만 제작되던 터라, 시청자들은 반가워했다. 오랜만에 보는 굵직한 사극이라는 호평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 이순신은 작전권도 없었던 일개 장수에 불과해졌다.

그간의 ‘불멸의 이순신’ ‘징비록’ ‘명량’ 등의 콘텐츠가 불현듯, 안쓰럽도록 슬픈 ‘국뽕’의 흔적으로 밀려난 것이다. 이제 ‘국뽕’조차 만들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인가. 순전히 우리 자본만으로는 제작비조차 감당이 안 되기에, 우리의 짓밟힌 역사마저 남의 눈으로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인가. 우리가 우리 역사를 제대로 정리 못했음이 뼈아프다. 극중 토요토미는 1회에서 등장과 함께 소리친다. “(조선)왕이 도망을 쳐? 바보 같은 소리! 전쟁에 졌을 때 왕이 할 일은 둘 중 하나, 싸우다 죽든가 할복하든가. 그런데 도망을 쳐?”

우리는 이제 역사로부터 더는 도망갈 데도 없는 듯하다. 지금의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기막히다. 시절이 참으로 하수상하다. 이제 우리끼리의 우물 안 영웅담도 통하지 않을 이 비정한 동아시아 ‘공조 시대’에, 우리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이순신도, 달도 없는 캄캄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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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