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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너의 이름은'(2016)

너무도 살리고 싶었던 간절한 이름들

분명 ‘해피엔딩’인데 왜 가슴이 미어지는 것일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을 보고 나면 드는 생각이다. 이 영화는 실사보다 더 정밀한 아름다운 풍광을 한껏 배경으로 펼쳐놓은 뒤, 가장 찬란한 순간에 가장 슬픈 장면을 배치한다. 현란한 아름다움은 대폭발로 이어지는데, 보는 동안 몸이 덜덜 떨리는 충격을 받았다. 가슴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흐느낌 같은 것이었다.

천년만의 혜성이 쏟아져 내리는 밤에 TV 생중계로 전 국민이 ‘축제’를 지켜보는 동안, 한 마을이 사라지고 만다. 모두가 슬픈 목격자인 동시에 생존자가 된 것이다. 기쁨의 환호성과 함께 순간 증발해버리듯 사라진 얼굴들. 그들의 이름들. 간절히 불러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살려낼 수만 있다면, 목이 터져라 부르고 또 불렀을 이름들이다.

이 영화의 놀라운 흥행은 이미 개봉당시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사실 일반적인 대중적 성향의 작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신카이 감독은, 때로 다소 지나친 감이 있는 자신만의 색채와 화법을 이번에도 고수했다. 그가 대중적이 됐다기보다는, 이 영화의 ‘어떤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렸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개봉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흥행돌풍이 일었으나, 언론은 이 영화의 흥행 원인을 분석하지 못했다. 아니면, 알면서도 짐짓 다른 구실을 댄 것이리라. 이 영화는 2011년 3월의 동일본대지진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사실 아로새겨 넣었다고 봐야 할 정도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발까지를 포함한 끔찍한 슬픔의 ‘핵’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대담할 정도로 말이다.

관객을 홀리게 만들어놓고는 슬픔의 정수리로 밀어 넣는 방식이었다. 주인공 남녀가 ‘말도 안 되는’ 인연으로 만나고, 엇갈리고 헤매는 그 모든 (다소 지루한)과정이 왜 있어야 했는지를 한방에 이해시키는 배치였다. 세월호 이후의 우리의 슬픔과도 맥이 닿는다.

꿈에서조차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체인지’를 통해 결국은 그렇게나 많은 ‘예정된’ 모든 요소를 뛰어넘어 만나게 되는 두 사람. 만약이라는 가정이 상상과 전생과 현생을 다 뛰어넘어 가능해지는 기적이었다. 서로를 구할 수 있는 결정적인 가능성을 향해 그들은 뛰고 또 뛰었다. 단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우리의 슬픔을 건드리는 서사다. 오죽 살리고 싶었으면, 결국은 이런 영화를 만들어냈을까? 우리도 시간이 더 흐르면, 겹겹의 메타포로 이 고통을 승화시킬 수는 있는 것일까? 잊지도 되살리지도 못한 이름들에게 영화 대사를 빌려 속삭여본다. “말하려고 했는데... 네가 어디에 있든 반드시 만나러 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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