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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정비소] ‘노무라단풍’, 일본에서 가지고 들어온 단풍

일본의 꽃 이름을 그대로 번역해서 사용하는 현실

울긋불긋 산마다 단풍이 절정이다. 단풍은 뭐니 뭐니 해도 가을이 제격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의 조화를 깨고 한 여름에도 붉은 빛을 띠고 있는 단풍이 있으니 이름하여 노무라단풍이다. 일본말로 노무라가에데(野村楓,ノムラカエデ)라 불리는 단풍나무가 언제 한국에 들어왔는지는 모르지만 경복궁 뜰, 강릉 오죽헌 정원, 이순신 사당인 충남 아산 현충원 등에서도 눈에 띄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모든 나무들이 푸르른 한여름에 하필 노무라단풍 혼자서 붉은 빛을 띠니 더욱 눈엣가시 같다.
 
노무라단풍은 일본에서 가지고 들어온 것이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아름다운 꽃 이름에 일본 사람 이름이 들어 있거나 일본의 꽃 이름을 그대로 번역해서 붙인 경우는 더욱 민망스럽다. 요즘은 금강초롱이라고 부르는 꽃은 얼마 전까지 화방초(花房草, 학명은 ‘hanabusaya asiatica’)라고 불렸다. 화방초의 ‘화방’은 하나부사 요시타다(花房義質)를 일컫는 말로 그는 조선주재 초대공사다. 금강초롱을 화방초라고 이름 붙인 사람은 식물학자인 나카이 타케노신(中井猛之進)으로, 하나부사가 조선에 불러들인 일본 식물학자다. 나카이는 금강초롱 말고도 조선총독이었던 테라우치(寺內正毅)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사내초(寺內草)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을 뿐 아니라 섬백리향(thymus przewarskii nakai)처럼 조선의 식물 학명에 자신의 이름 ‘nakai’를 수없이 올렸다. 개불알꽃(이누노후구리), 벼룩이자리(노미노츠즈리) 등 일본말을 그대로 번역해서 쓰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우리 풀꽃 이름 속에 어떤 것이 일본말에서 유래한 것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를 보자. 일본 식물학의 아버지 마키노 토미타로(牧野富太郞)는 그의 저서 「식물일일일제(植物一日一題)」에서 식물이름 명명(命名)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동안 일본의 풀과 나무 이름은 한자(漢字)로 써왔는데 이것은 낡은 생각이다. 한자는 중국의 문자이므로 일본의 문자인 가나(かな)로 쓰는 게 편리하고 시대 조류에 맞다. ‘동경제국대학이학부식물학교실’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식물 이름을 일본 이름(和名)과 가타카나(일본문자)로 써오고 있다. 자기나라의 훌륭한 식물 이름이 있는데 남의 나라 문자로 그것을 부른다는 것은 자신을 비하하고 독립심이 결여된 생각이다. 이러한 자세는 마치 자기 양심을 모독하고 자기 자신을 욕보이게 하는 것이므로 그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곱씹어서 생각해볼 일이다.




[아름다운 문화유산] 대구시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 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위치한 옻골마을은 자연생태, 사회생태, 인문생태를 완벽하게 갖춘 곳이다. 경주최씨의 종가가 살고 있는 이곳의 마을숲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비보숲이다. 비보는 부족한 곳을 보완하는 신라 말 도선 풍수이자 중국과 다른 우리나라 풍수의 중요한 특징이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는 남쪽에 느티나무를 심어서 마을의 숲을 만든 것은 밖에서 들어오는 좋지 못한 기운과 홍수를 막기 위해서다. 3백 살의 느티나무가 모여 사는 마을숲은 아주 아름답다. 숲과 더불어 조성한 연못은 홍수를 막는 기능과 더불어 성리학자의 정신을 담고 있다. 성리학자들은 중국 북송시대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에 따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은 연꽃을 닮기 연못에 심었다. 마을숲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는 두 그루의 회화나무는 성리학의 상징나무다. 회화나무는 학자수라 부른다. 중국 주나라 때 삼공이 천자를 만날 때 이 나무 아래에서 기다렸고, 선비의 무덤에 이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옻골처럼 조선의 성리학자와 관련한 공간에는 거의 예외 없이 회화나무를 만날 수 있다. 회화나무를 지나 아름다운 토석담을 즐기면서 걷다보면 마을의 끝자락에 위치한 백불고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