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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으로 떠나는 맛 여행

바다가 만든 천혜의 선물, 굴


통영에서 굴은 ‘꿀’입니다. 발음도 그렇고 맛도 그렇습니다. 발음은 진짜 꿀(honey)과 구분이 되질 않습니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 ‘어부 집 딸은 까매도 굴집 딸은 하얗다’는 통영의 옛말처럼 과학적 분석이 없었던 옛날에도 통영 사람들은 굴의 효용과 가치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꿀떡꿀떡 잘도 넘어가는 통영 굴은 지금이 제철이지요.

통영 동호항에 위치한 굴수하식수협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굴 경매가 이뤄지는 곳입니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굴의 70%를 통영 굴이 차지한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굴 경매는 굴의 신선도를 위해 오후 12시와 6시30분, 하루에 두 번씩 경매가 열립니다.

그런데 굴하면 왜 통영 굴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까요. 그건 신선도 때문입니다. 박신이라고 부르는 굴 까기 작업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점을 한 가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굴 분리작업에 갈고리 대신 작은 칼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통영 굴은 몸에 상처가 없습니다. 굴과 굴 껍질을 분리할 때 굴의 패주(굴과 껍데기를 연결하는 질긴 근육)만을 잘라내기 때문이지요. 통영 굴의 신선도가 오래갈 수밖에 없는 비결입니다.

굴 천국 통영에서는 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굴전, 굴밥, 굴칼국수는 물론 굴을 넣은 라면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통영 굴의 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역시 생굴로 먹는 게 최고지요.

통영까지 와서 입만 즐거울 수는 없지요. 통영은 볼거리도 풍성한 곳입니다. 벽화마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동피랑, 통영 앞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미륵산,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산양일주도로와 일몰 명소인 달아공원 등 손으로 꼽기에도 부족할 정도입니다.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생가와 묘소도 통영에 있습니다. 선생의 생가는 충렬사가 있는 통영시 문화동에 그리고 묘소는 산양일주 도로가 있는 산양읍에 각각 위치해 있습니다.

참 통영의 밤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통영의 밤은 낮 보다 아름답습니다. 통영을 대표하는 밤 풍경으로는 통영대교 야경이 있습니다. 통영대표 야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충무교를 찾아야 합니다. 통영대교와 나란히 서 있는 충무교에는 차도와 함께 인도가 있어 통영대교 야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입니다. 동양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해저터널도 빼놓으면 섭섭하겠네요. 1932년 만들어진 이 터널은 통영대교와 충무교가 생기기 전까지 미륵도와 통영 시내를 잇는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해저터널의 입구는 당동과 미수동에 각각 서 있는데, 용문달양(龍門達陽)이라 새겨진 이 거대한 석문은 분명 낮보다는 밤에 운치가 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