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아이돌(Idol) 가수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철저하게 상업적인 목적하에 기획된 가수라는 느낌이 강했다. 동물원의 조련사가 원숭이를 조련해 입장료 수입을 올리듯 기획사 대표는 이들을 조련해 코묻은 10대들의 돈을 챙겼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아이돌 가수가 등장한 초기에는 그런 속성들이 강했지만 이들도 진화를 거듭하며 대중음악 시장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않다. 물론 상업적인 속성이 사라지지는 않았고, 대중문화라는 게 상업성을 완전히 탈피할 수도 없다. 하지만 아이돌 시장은 최근에는 침체에 빠진 대중음악의 활력소를 자임하며 위축된 가요계에 숨통을 틔어주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이들의 음악이 아티스트 수준까지는 아닐지라도 제법 질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고 자작곡을 싣는가 하면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춘 아이돌도 나오고 있다. 멤버 각자가 연기와 버라이어티 예능물 패널, MC, DJ, 솔로가수 등으로 개인 활동을 하면서 필요할 때는 뭉치는 전략도 요즘 쇼비즈니스 환경에 부합된다. 아이돌 그룹들이 그동안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는 것은 아이돌 시장의 대중음악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의미를 평가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아이돌은
● 문화관광축제와 예술축제문화관광부는 우리나라 축제를 대체로 2개 분야로 나누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지정된 안동탈춤축제와 보령머드축제 등은 문화관광축제이고 서울국제공연예술제나 대구오페라축제와 같은 축제는 예술축제이다. 문화관광축제는 축제를 통하여 지역의 사회적/경제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고 예술축제는 축제를 통하여 지역의 문화예술의 발전과 동시에 지역의 이미지 상승효과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목적이 명확한 것은 아니어서 문화관광축제에서도 다소 문화예술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예술축제에서도 지역의 사회적/경제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이에 본고는 두 종류의 축제를 나누어 각각 축제와 문화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 문화관광축제와 지역문화문화관광축제는 일반적으로 지역의 특성 혹은 특산품을 컨셉으로 하여 개최된다.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안동탈춤축제는 안동이 하회탈춤의 본산지라는 특성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보령머드축제의 경우에는 보령이 가지고 있는 많은 갯벌지역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대구의 경우 약령시축제가 그에 해당된다.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최우수축제 8개를 보면 그와 같은 특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즉, 금산인삼축제는 인삼의 산지
‘라디오·텔레비전방송국에 속하여 뉴스 등을 고지·전달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는 사람 또는 그 직업.’ 이것이 아나운서의 사전적인 정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이 정의로는 아나운서들의 행보를 다 설명하기 어렵게 되었다. 아마도 현재적인 정의를 내리라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기를 보이거나 시청자들에게 웃음까지 전해주는 사람’이 그 의미에 포함될 것이다. 이른바 아나운서가 엔터테이너가 되어 가는 아나테이너들이 등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화려해 보였던 아나테이너 전성시대는 오기도 전에 저무는 것 같다. 불황을 맞이하면서 방송사들이 긴축에 들어갔고, 그러자 프리랜서로 고액의 출연료를 받아 가는 이 ‘외부인사들’보다는 방송사의 직원인 아나운서들을 기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단지 프리랜서 아나테이너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방송 프로그램의 메인 MC들이 일제히 외부인사를 내몰고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로 바뀌고 있는 것. 과연 이 상황은 긍정적인 것일까, 부정적인 것일까. 항간에는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들이 모든 프로그램들을 장악하고 있다고까지 말한다. 실제로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다 보면 메인 MC자리에 서 있는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들을 자주 볼 수 있
얼마 전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자극적인 광고 카피와 강렬하고 친숙한 영상을 이용한 정체불명의 광고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결국, 이 광고는 KT의 새로운 유선통합서비스 브랜드 ‘쿡(QOOK)’의 티저광고로 밝혀졌다. 아마도 이 광고에서 시청자들이 가장 관심을 둔 것은 개고생이란 자극적인 카피일 것이다. 그리고 친숙한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한 장면을 사용한 점도 흥미롭다. 붐비는 피서지, 개밥을 훔치는 무전여행객, 극기훈련 중의 학생 등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집 떠나서 고생하는 장면들과 집에서 리모컨을 들고 편히 쉬는 아이와의 대비 또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런 강렬하고 친숙한 자극들로 말미암아 시청자들은 광고하는 대상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고, 마침내 그 답을 찾으려고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후속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QOOK의 티저광고가 시청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티저광고란 영어 단어 ‘tease’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이 단어는 괴롭히다, 곯리다, 집적거리다, 희롱하다, 놀리다와 같은 의미로 쓰이며 미스터리 광고(mystery advertising)로 불리기도 한다. 티저광고는 시청자에게 광
1733년 5월 5일, 미국의 보스턴 가제트(Boston Gazette)라는 인쇄매체에 처음으로 스포츠 이야기가 실리면서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스포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 신문은 도시인에게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고 홍보함으로써 스포츠를 조직화시키고 상업화시키는 데에 한몫했고, 스포츠는 신문 구독률과 방송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위상을 높였다.라디오나 TV에서의 스포츠 중계는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왜냐하면 스포츠 단체는 관중의 입장료 수입에 의존하는데 라디오나 TV로 경기를 중계해 버리면 관중이 줄어들 것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29년 아메리칸리그 구단주들은 라디오 중계방송 금지를 제안했다. 그러나 1930년대 말 부룩클린 다저스(현 LA Dodgers)가 라디오 중계를 시작했고, 예상과 달리 관중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또한 미디어는 스포츠의 재정수익측면과 홍보에 기여하는 한편, 스포츠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경기일정을 미디어 편성시간에 맞춘다든지, 더욱 많은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하프타임제도를 쿼터제로 바꾸는 등 경기제도나 규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반대로 스포츠가 미디어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는
새 학기면 캠퍼스는 새내기를 모집하는 동아리들의 열기로 가득 찬다. 캠퍼스 곳곳에 붙여진 회원모집 공고 포스터와 전단지, 단체복을 입고 신입생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는 선배들, 신입생들의 눈길을 모으는 각종 공연 등의 풍경은 예년과 다르지 않지만 새내기들의 반응은 갈수록 시큰둥하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을 넘어 십장생(십대도 장차 백수를 생각해야 된다)의 시대가 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학생들은 동아리 등 대학생활은 뒷전이고, 취업을 위한 토익점수, 자격증 취득 등의 스펙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그러나 재직자나 구직자들은 새내기들에게 스펙을 만들라는 조언보다 동아리나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등의 경험을 해보라고 권한다. 실제 취업정보 사이트 에듀스(www.educe.co.kr)에서 재직자와 구직자 8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 새내기들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란 설문조사의 1위를 차지한 대답이 ‘동아리, 사회봉사,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사회경험을 먼저 시작해라(48.1%)’였다. 2위를 차지한 대답 역시 ‘대학생활을 먼저 즐겨라(21.2%)’였다.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점, 토익, 자격증 등 취업준비를 일찍 시작하
연일 화재를 일으키고 있는 ‘워낭소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 독립영화계는 매우 분주하다. 필자 역시 지난 10년 동안 대구를 중심으로 독립영화를 하면서 이토록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라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지난 1월 15일 전국의 2천1백개가 넘는 스크린 중 단 7개관에서 개봉한 독립영화 한 편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개봉 영화 중 단연 1위를 차지하더니, 이제 2백만 관객을 앞두고 있다. 이 추세라면 3백만 관객 고지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많은 상업영화들이 “저런 소만도 못한...”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듣게 되었고, 한국영화의 배우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브래드 피트마저 이 대열에 합류하고 말았다. 요즘은 술자리에서도 ‘워낭소리’에 대해 너도 나도 다양한 의견과 지지를 보내는 실정이니 이 기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필자의 한 친구는 “‘워낭소리’를 보러 갔다가 자기 앞에서 매진되는 바람에 결국 영화를 보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고 하면서 마치 성지순례를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개봉한 독립영화 중 역대 최고의 영화는 아일랜드영화 ‘원스’로 22만을 기록하였고, 한국영화로
최진실과 안재환의 자살, 욕먹는 드라마의 상승과 리얼 버라이어티의 홍수, 영화 시장의 침체, 대형 스타들의 흥행력 상실, 독설과 나쁜 남자 열풍.. 2008년 한해를 수놓은 대중문화계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물론 몇 가지 사건과 현상으로 대중이 향유하는 문화를 아우르기란 매우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2008년 대중문화의 주요한 흐름과 상황을 보여주는 단초들이다. 톱스타 최진실과 안재환의 자살은 우리 연예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안재환에 이은 톱스타 최진실의 충격적인 자살은 스타와 스타를 소비하는 환경, 스타 시스템의 현주소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연예인은 대중적 이미지와 실제와의 간극, 예술적 완성도를 위한 치열함, 인기의 부침 등으로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에 봉착하는 직업적 특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의 등장으로 네티즌과 수 많은 대중매체에 의한 연예인의 일거수 일투족이 시시각각 공개되는 환경과 악성루머와 악플의 대량유통은 스타를 비롯한 연예인의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중문화 시장의 급팽창으로 스타 시스템의 핵으로 떠오른 일부 연예 기획사들이 스타나 연예인을 대중문화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보기보다는 이윤을
● 달라진 생활공간과 사라진 만화독자만화가 달라졌다. 아니 만화책을 읽는 사람들의 생활이 달라졌고 만화독자가 사라졌다. 아이들은 여전히 행동 발달 과정의 하나로 집에서 책을 읽는다. 그 책 속에는 아직 만화책이 있다. 하지만 집이 전자기기 충전소가 된 청소년의 경우, 이동할 때는 휴대폰 액정을 보고 MP3를 듣는다. 교실에 가서야 교과서를 보고 운동은 e스포츠(게임 또는 인터넷)로 대신한다. 만화책이 있을 공간도 상황도 없다. 얼마간 종이만화의 사수대 역할을 하며 만화방을 지켰던 청춘들은 문밖출입을 삼가 하고 인터넷과 케이블TV 앞에서 뜨고 지는 해를 본다. 직장인들도 출퇴근 시간과 점심 식사 후의 나른한 한 때를 보충해주던 신문이나 잡지를 더 이상 찾지 않는다. 한때 신문의 구원투수이자 만화계의 큰 태양 역할을 했던 신문만화 마저 위축기에 접어들었다. DMB의 등장 이후로는 화장실도 더 이상 만화책과 함께 하는 생활공간이 아니다. 종이만화계에는 소녀적 취향을 지닌 일부 여성 독자의 첫사랑이 남아있는 정도고 뉴미디어의 접근률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이 새롭게 만화책 읽기에 참여하고 있는 정도다. ● 뉴미디어는 새로운 기회와 역할을 부여한다 과거 만화책을 볼 수 있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 획득, 종합순위 7위, 박태환ㆍ장미란 등 많은 스포츠 스타 탄생. 지난 베이징 올림픽 기간동안 온 국민은 흥분과 감동,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높은 자긍심을 만끽하였을 것이다. 여세를 몰아 한달 뒤 개최된 전국체전에서는 한국신기록이 쏟아지고 수많은 관중이 몰리는 등 그 어느때보다도 한국 체육은 최고의 중흥기를 맞이한 듯 보인다.그러나 올림픽 폐막 직후인 지난 9월 2일, KBS 1TV의 ‘시사기획 쌈’이라는 프로그램은 ‘슬픈 금메달’이라는 제목으로 역대 금메달리스트들의 과거와 오늘의 삶을 재조명하며 ‘체육강국’이라는 영광 뒤에 가려진 체육계의 어둡고 숨기고 싶은 사실들을 여과 없이 방영하였다.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한참 고무되어 있는 체육계와 우리 선수들의 감동적인 승부를 통해 힘든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던 국민들에게는 큰 실망감을 안겨주는 프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진실은 항상 불편한 법이다. 언론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해 체육계에는 큰 이슈가 하나 있었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한체육회가 ‘스포츠분야 인권향상을 위한 협약’을 공동 체결한 것이다. 이에 두 기관은 운동선수들의 인권 침해 실태
1999년 7월 18일 9시, KBS에서는 전혀 다른 형식의 코미디 프로가 방영되었다. 코미디언 9명이 다양한 장르의 코미디를 묶어 한 편의 공연처럼 전달하는 실험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컬트 삼총사’ 등 대학로 소극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코미디 공연을 안방극장에 맞게 접목시킨 것이었다. 무엇보다 이 프로는 정규 방송 프로가 아닌 이른바 파일럿(pilot)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가 바로 지금도 방영되고 있는 다. 이 후부터 파일럿 프로는 점차 대세가 되었다. 대개 파일럿 프로그램은 설날이나 추석 특집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 MBC 도 설 연휴에 파일럿 프로로 처음 방송된 뒤 5월부터 정규 방송프로그램이 됐다. 도 2005년 추석 특집으로 방송된 뒤 반응이 좋아, 2006년 11월말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의 정규 프로가 되었고, 2007년 4월 30일부터는 오락프로 경쟁이 심한 월요일 밤 11시로 옮겨졌다. ‘무릎팍도사’역시 2006년 1월 에서 신년특집으로 2회에 걸쳐 마련된 뒤 이후에는 아예 이 ‘무릎팍도사’로 채워졌다. 박경림의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는 2007년 추석 파일럿이었고, 최근에는 추석에 방송되었던 MBC 등이 정규 프로로 편성되었다.하지
사전적 의미의 ‘문화생활’이란 문화 가치 실현에 노력하여 문화 산물을 음미하고 즐기는 생활이다. 문화 산물, 즉 정치, 경제, 종교, 예술, 법률 따위의 문화에 관한 모든 것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공간이 필요한 데, 우리는 이를 흔히 ‘문화 공간’이라 한다.그렇다면 대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공강 시간이나 수업이 끝난 후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 곳은 대학로라고 할 수 있다. 학문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주변에는 식당을 비롯해 PC방, 노래방, DVD방, 술집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인터넷을 즐기고 노래를 부르며 영화 등을 보는 것이 문화 산물을 즐기는 행위가 아니라고 할 순 없지만, 이 행위들을 ‘대학생’ 다운 문화생활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유익하고 건설적인 문화공간을 대학로에서 찾아볼 수 없을까?먼저 우리학교 주변을 살펴보았다. 학교에서 성서 이마트까지를 범위로 두고 조사해 보았을 때, 학교 주변에는 술집, PC방, DVD방, 노래방 순으로 가게가 많았고, 이마트 쪽으로 가면서 문화센터 등의 문화 공간이 더러 있었는 데, 아파트단지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보니 대부분이 어린이들 혹은 주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