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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지속가능한 한류?

윤하에게 물어보라


언제부터인가 한류붐이 이어지면서 지속가능한 한류라는 말이 화두가 되었다. 쉽게 말하면 천년 만년 한류를 더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시 노무현 정권에서는 거대 연예기획사들과 자주 간담회를 열면서, ‘해외진출 시 국가가 보증을 서달라’느니, ‘해외공연 자금을 지원해달라’느니 하는 민원성 청탁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디워’와 같이 미래 영화산업의 기반이 되는 컴퓨터 그래픽 등의 원천 기술의 경우가 아니라면, 정부의 지원이 지속가능한 한류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겨울연가’의 성공 이후 한국의 드라마 제작사는 ‘슬픈 연가’등 아류작을 만들며 너도 나도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 그리고 대부분 실패했다. 자연스럽지 않은 정략적 문화수출은 해당 국민들의 눈에도 간파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음반 시장은 해외진출은커녕 저작권 침해 등으로 국내 시장 자체가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한류의 가능성을 보여준 1988년생 가수 윤하의 활약은 문화계 전체가 검토해볼 만하다. 윤하는 15살때 우연히 자신의 동영상이 일본 음반 기획자의 눈에 띄게 되면서 일본에 건너가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윤하는 그렇게 2004년 일본에서 싱글앨범 ‘유비키리’로 데뷔했다. 2005년에는 정규앨범 1집 ‘GO Younha’로 일본 오리콘 차트 10위까지 오른다. 일본에서의 활동이 안정되자, 윤하는 한국으로 건너와 ‘비밀번호486’, ‘첫눈에’, ‘혜성’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는데 성공한다. 한국에서의 윤하의 성공을 기성세대의 눈으로 바라보듯 일본에서 인기 있다니까 그냥 당연한 것이라 치부하면 안 된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일본의 오리콘 차트가 아니라 미국의 빌보드 차트를 휩쓸어도, 별로 들을 만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듣지 않는다.

윤하는 여타의 거대 기획사 소속의 꼭두각시형 연예인과 달리 안티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력이 없으면 아무리 마케팅을 잘 해도 소용이 없다. 피겨스케이팅 스타 김연아나, 수영선수 박태환의 안티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윤하에 대한 사소한 안티 이유는 그가 작곡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것과, 그의 키가 작다는 것뿐이다. 윤하는 이에 대해, “부모님이 그렇게 낳아 주신 걸 어쩌겠어요”라고 웃어 넘긴다. 작곡 역시 “3백곡쯤 만들다 보면 좋은 곡 하나 정도는 건질 수 있을 것”이라 답한다.

윤하의 사례는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가 오직 개인의 재능 하나만으로도 세계 무대에 설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부가 해야 할 일도 쓸데없는 자금지원보다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국내에서도 마음껏 세계의 대중문화와 교류할 수 있도록 문화 네트워크를 조성해주는 것이다.

전 세계의 음악이 한국으로 들어오면 15세 소녀의 나이로 홀로 일본에 가서 위험을 부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게 세계 음악시장에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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