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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36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가작(1) - 심해어

  • 작성자 : gokmu
  • 작성일 : 2016-05-30 12:11:59

 

● 제36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가작(1)

 

 

심해어

 

유다인(서울과학기술대·문예창작학·3)

 

 

이 물결은 모든 것을 잊지 않고 기록합니다
미끈한 해초의 표면을 핥다 잠에 듭니다
붉은 비늘이 침대에 흩어져 있습니다
눈을 감으면 익사한 기억들이 둥실 떠오르곤 했죠
아가미가 없어 숨 쉬지 못한 기형의 유년
바다의 밑바닥에서
내 단단한 외피가 다른 알들을 부수면서
나는 부화 했어요
그물에 갇힌 정어리 떼의 비명이
엄마의 잠을 방해하던 밤이었죠
심해에 갇힌 나의 진화는 오직 부패
입술을 뻐끔거릴 때마다 허공에 흩어지는 물거품은
당신과 나의 유일한 대화지만
엉망진창의 문법은 금세 흩어지고 맙니다
해수면 밑에서 평생 빛은 보지 못한 나는
이끼 낀 초록의 하늘조차 몰라요
산호초에 긁힌 상처가 조금씩 아무는 밤이면
당신의 목소리를 찾습니다
뽀얀 달빛이 내 비늘을 적시는 이 밤
오늘은 숨 쉴래요
밤이 모자랄 만큼

 

 

● 제36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가작(1) - 수상소감

 

-모든 소수를 위해


부족한 작품을 좋게 봐주신 심사위원 분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늘 든든한 이사라 지도교수님께 감사합니다. 작년에 봤던 나무의 잎사귀를 또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그래도 조금은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고맙다고 부모님께 말하고 싶습니다.
이 도시엔 열 여섯 생일잔치가 없습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연두도, 그 연두의 부드러운 촉감도 없습니다. 대신 바람이 있습니다. 무당벌레의 고단한 발걸음이 묻은 잎맥을 따라 걷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따지자면, 이 도시에서 바람은
유일한 기적입니다. 
제게 시 읽기는 들리지 않는 자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었습니다. 바람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 쓰기는 보이지 않는 자의 목소리를 내는 일입니다. 너무나 우연히 살아남은 나는 또 당신을 잃을까봐 자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모든 종류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메타포가 가난한 도시에서 기적조차 잊은 사람들, 사랑합니다. 붉은 눈을 가려주고, 기억을 지우면 인중에 키스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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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서며 오늘부터 새로운 방역 체계가 시행된다. ‘단계적 일상회복’이다. 일부 예외가 있지만 모든 시설의 상시 영업이 가능하고, 사적 모임은 10명까지, 행사의 경우 100명까지 모일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지 어느덧 2년째다. 누구나 알고 있고 흔히들 하는 말이지만, 인간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코로나19가 초래한 피해는 개인과 사회에 걸쳐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도 깊지만, 교육 분야의 피해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유독 심각하다.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의 인지 여부와 별도로 피해는 지속될 것이다. 학교 문을 닫는 것은 어느 시대나 극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 일이다. 더욱이, 질병으로 학교 문을 닫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교사 및 교수, 학생에게 강제된 비대면 수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였느냐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 연구가 제출되겠지만, 하나 분명한 점은 교원과 학생들 모두 비대면 수업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점이다. 우리 대학에도 기왕에 다수의 온라인 수업이 있었지만 그 존립의 바탕은 대면수업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이번 학기 시작부터 대면수업 위주의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 많은 준비와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