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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36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 심사평(송재학 님)

  • 작성자 : gokmu
  • 작성일 : 2016-05-30 12:23:45

 

● 제36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 심사평(송재학 님)

 

- 심사위원: 송재학 님

 

 

· 1955년 경북 영천 출생

·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 시집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기억들, 진흙얼굴

 『내간체를 얻다』 『날짜들

 『검은색,

· 산문집 풍경의 비밀

 『삶과 꿈의 길, 실크로드

 

 

- 심사평

 

 시란 무엇인가? 라는 것은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의문이자 대답이다. 지금 시를 쓰는 일, 시를 써야만 하는 절절한 마음, 시로 남겨야 하는 목소리들은 반드시 경청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응모작품을 읽으면서 위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선자는 시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고군분투, 찾아보았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남은 작품은 서랍, 잿별, 흘러간다, 젖는 것에 대하여, 멈추지 말아요, 심해어, 방어진 시외버스 터미널, 무늬가 있는 개등이었다. 여기서 다시 높낮이를 가려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본심에 올린 작품의 수준이 고르다는 뜻이겠다.

 어렵게 서랍, 심해어, 방어진 시외버스 터미널, 무늬가 있는 개를 추렸다가 무늬가 있는 개를 제외했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무늬가 있는 개는 풍경과 심리가 서로 스며든 경계를 포착한 가편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방어진 시외버스 터미널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고, 서랍, 심해어가 가작을 차지했다.

 습작기 문학도들의 관심과 취향, 수준을 가늠한다는 의미에서 계명문학상 심사는 선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젊은 청년의 문학적 관심은 선자와 다를 바 없으며 그들의 문학적 시선 역시 문단 주류의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심에 올린 여덟 분의 작품들은 상당한 수준에 접근했다는 점도 밝힌다.

 

 가작의 선에 뽑힌 서랍은 서랍에 있는 조각들에 대하여 말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말하는 정물의 상상력을 발휘한다. 그것은 사유의 힘으로 언어를 이끌어간다. 예컨대 태어난 적 없는 것들의 무덤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무덤은 아주 구체적이지만, 그러나 이제 깊지 않다. 깊은 것은 서랍. 서랍은 나의 애인. 서랍의 등뼈는 어디에 있을까라는 언술을 통해 서랍 안이라는 한계 상황에서의 관계와 고독을 몽상적으로 풀어간다. 묘사는 신중하고 발화는 조심스럽지만 결국 고독이라는 담화를 생성한다.

 “끝나지 않는 문장과, 길어지는 그림자와, 눈이 덮이는 골목처럼 언제나 관계다. 나는 관계가 아닌 것만을 꿈꾼다. 나는 낭만이 아닌 것만을 꿈꾼다. 꿈을 꾼다는 것은 다시 낭만이다.‘라는 마지막 부분을 본다면 화자는 명징한 시선으로 사물을 곰곰 하게 관찰하고 있다. 다만 시 전체를 단숨에 아우르는 명쾌한 논리성이 아쉽다.

 

 또 다른 가작 심해어의 아름다움은 도입부에서 드러난다. “이 물결은 모든 것을 잊지 않고 기록합니다이다. 어디에나 닿을 수 있는 물결은 곧 심해어가 있는 바다에 도착하여 모든 것들을 간섭하며, 그 간섭을 기록한다. 외부자극이 내면과 조응하여 어떤 주파수를 남기는냐는 보편적 문제 제기가 돋보인다. 다만 시의 전개가 당위론적이라는 약점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아가미가 없어 숨 쉬지 못한 기형의 유년”, 혹은 내 단단한 외피가 다른 알들을 부수면서 / 나는 부화 했어요”, “심해에 갇힌 나의 진화는 오직 부패등의 교양은 시인이 되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떨쳐야 할 부분이다. 거칠고 서툴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이 필요한 것은 문학의 중요한 영토이기 때문이다.

 

 당선작인 방어진 시외버스 터미널의 미덕은 참으로 많다. 응모 작품 가운데 드물게 체험과 관찰의 폭이 넓고, 감각은 촘촘하면서 언어는 수월하다. 힘들게 고향을 떠나는 사람의 고향을 바라보는 시선이 시적 의외성과 잘 결합하어 빼어난 표현을 얻고 있다.

 “칼이 떠다니는 바다에는 술 위에 배가 뜬다 / 바람을 먹고 자라는 배들은 만석이 될 때까지 해를 거두었다가, 얼마 안 되는 빛까지 잔에다 들이붓고 말하는 법을 까먹은 등대만 눈을 깜빡인다 / 바다 향이 이렇게 독하다 / 동네에 불을 지르는 생각 같다 / 생각이라는 구절은 매혹적이다.

 바다의 스산한 풍광을 바다 향이 이렇게 독하다 / 동네에 불을 지르는 생각 같다 / 생각이라는 비유는 오래 기다려서 얻은 영감이 뒷받침했을 것이다.

 “ 이 동네 사람들은 / 바다에 떠다니던 칼을 하나씩 주워 온다 / 대부분 사람을 죽이기 손쉬운, 생김새다 / 생김새니까 죽은 사람만 있고 / 죽인 사람은 없다라는 구절에도 밑줄을 긋는다. 언어가 어떻게 삶과 연결되는지 속내를 알고 있는 듯한 이 진술은 화자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가끔은 당신의 칼과 악수하는 상상 / 그때는 기쁘게 속삭이고 싶다 // 아저씨, 나는 더 무서운 사람을 알아요라는 결구를 본다면, ‘-졸업작품을 부제로 단 방어진 시외버스 터미널의 배경이 된 울산의 방어진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진다.

당선작과 가작에 드신 분들을 축하하며, 사유와 감각의 철저한 훈련을 지속한다면 자신만의 시를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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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서며 오늘부터 새로운 방역 체계가 시행된다. ‘단계적 일상회복’이다. 일부 예외가 있지만 모든 시설의 상시 영업이 가능하고, 사적 모임은 10명까지, 행사의 경우 100명까지 모일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지 어느덧 2년째다. 누구나 알고 있고 흔히들 하는 말이지만, 인간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코로나19가 초래한 피해는 개인과 사회에 걸쳐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도 깊지만, 교육 분야의 피해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유독 심각하다.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의 인지 여부와 별도로 피해는 지속될 것이다. 학교 문을 닫는 것은 어느 시대나 극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 일이다. 더욱이, 질병으로 학교 문을 닫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교사 및 교수, 학생에게 강제된 비대면 수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였느냐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 연구가 제출되겠지만, 하나 분명한 점은 교원과 학생들 모두 비대면 수업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점이다. 우리 대학에도 기왕에 다수의 온라인 수업이 있었지만 그 존립의 바탕은 대면수업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이번 학기 시작부터 대면수업 위주의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 많은 준비와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