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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캠퍼스

외부인 위한 표지판 확충돼야


어느 사이엔가 우리 학교의 캠퍼스가 아름답다는 찬사에 나도 중독(?)이 되었나 보다. 학교 연구실로 찾아오는 이들에게 당연히 찬사를 들으리라 기대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난 여름방학의 방문객은 이런 나의 자기중심성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연구실 건물과 호수를 가르쳐주고 정문에 막 들어섰다는 사람을 기다렸으나 한참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예상 시간보다 훨씬 지나 들어선 이에게 “이 건물 찾기가 힘드셨어요” 물으면서 “캠퍼스가 참 깨끗하고 예뻐” 라는 대답도 나오기를 은근히 기다렸다. “예, 지나던 학생이 왼쪽으로 가라고 해서 오르막길로 올라가다 보니 한참 뒤에 건물이 나오던데 아니어서 다시 돌아내려 왔어요”, “저런, 기숙사까지 가셨던가 보군요”, “다른 대학처럼 갈림길에서 건물방향표지판이 없는 것 같아요”

아,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다른 학교에 가면 으레 보게 되는 화살표모양의 나무표지판이 우리 학교에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음을 그때서야 상기하였다. 가끔 학교에 행사가 있을 때 세워두는 입간판은 눈에 띄었어도 단과대학이나 건물의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 뒤로 어느 곳에 표지판이 있나를 내부인이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살펴보게 되었다. 과연 건물을 쉽게 찾아갈수 있는 지를....

건물 명칭을 단 크고 기다란 플래카드가 드리워진 한 두 개 건물과 바우어관 입구에 그리고 백은관으로 꺾어지는 길에 몇몇 새로 생긴 기관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바우어관 입구의 표지판은 방향을 알리는 데 그다지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

내 나름대로 표지판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이유를 짐작해본다. 깔끔한 캠퍼스의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일까? 비용의 낭비라고 생각해서일까?

아름다운 캠퍼스를 지향하는 우리 학교로서는 후자보다는 전자일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적소에 미관상으로도 좋은 표지판을 만들 수는 없을까? 아름다운 캠퍼스만큼이나 친절한 캠퍼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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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