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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골이야기] 그 토끼는

아직 궁산에 살고 있을까?


얼마 전 우리 학교 맞은 편 삼성상용차 부지에 고라니와 멧돼지가 살고 있다는 뉴스가 TV의 지방뉴스시간에 올라온 것을 본 적이 있다. 오래 버려져 있던 그 땅에 새로 기업이 입주하여 개발을 하려다 보니 발견된 것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울타리 높이 쳐진 곳에 그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와서 보금자리를 틀었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또 어디로 쫓겨갈지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학교의 궁산에는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들이 궁산에서 내려간 것은 아닐까? 저녁 무렵 궁산을 오르면서 풀숲에서 나는 소리들에 귀를 기울여본다. 뜻하지 않게 놈들을 발견하는 행운을 가질지도 모른다는 가망 없는 기대를 안고.....근래 주로 만난 것들은 부쩍 요란스럽게 숲을 가로질러 나는 꿩들이다. 짝짓기의 계절인가? 궁산의 정상에서 높이 하늘을 선회하다 목표물을 찾아내고 내려 꽂히는 솔개(?)를 본 것도 이 봄의 일이다.

그러나 정작 궁금한 것은 벌써 몇 년 전의 일이 된 쉐턱관 앞 화단에서 만난 갈색토끼의 자취이다. 공휴일이나 토요일이었는지 캠퍼스에는 사람이 거의 없던 6월 이맘때쯤인가 보다. 비가 개고 막 햇살이 비치는 초록잔디의 싱그러움 속에 다갈색의 털에 쫑긋한 귀의 깨끗한 모습을 하고 그 놈은 앉아 있었다. 살그머니 다가가는 데도 이내 놈은 철쭉 덤불 아래로 모습을 감추었다. 지금 박물관이 들어서기 전 쉐턱관 앞은 커다란 돌맹이들, 흙더미들과 잡초들, 그리고 엉겅퀴와 보랏빛 이름모를 꽃들로 어우러진 들판이었다. 그 날 이후 그 바위틈 어딘가에, 혹은 잡초들 사이에 토끼의 보금자리라도 있는가 싶어 기웃거렸으나 허사였다.

얼마 후 공대 뒤쪽으로 궁산에 올랐을 때 후다닥 숨는 토끼를 볼 수 있어 안도했었다. 지금도 궁산에 그들이 살고 있기를, 그리고 어느 조용한 날 우연히 모습을 나타내어 경이로운 기쁨을 맛보게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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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