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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하루는 수강신청 시간표에서 시작된다. 시간표는 학생 개인의 선택에 따라 만들어지지만, 그 이면에는 수강신청 제도의 불편과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새 학기를 맞아 우리학교의 시간표 운영 방식과 수강신청 구조를 살펴보고, 이러한 기준들이 학내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자. -엮은이의 말 |
● 1장. 시간표, 온전히 내 선택일까?
우리는 매 학기 시간표를 구성하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 뒤에는 종종 ‘망했다’는 탄식이 뒤따른다. 원하는 수업을 담지 못하거나 긴 공강이 생기고, 연달아 이어진 강의 탓에 학생들은 한숨을 쉰다. 하지만 시간표는 온전히 개인의 선택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강신청 일정과 신청 우선순위, 강의 정원, 이미 형성된 강의 시간대, 신청 당일의 접속 상황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 수요일마다 여섯 시간의 공강을 갖게 된 배한준(사회학·3) 씨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완성된 시간표라 학교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하루를 좌우하는 시간표는 과연 어떤 기준에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 2장. 비대칭 시간표의 이면
우리학교는 요일마다 수업 시간이 다른 비대칭 시간표 방식으로 강의를 배치하고 있다. 이 방식은 강의실 회전율을 높이고 특정 시간대에 수업이 몰리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이와 같은 운영 방식에 대해 서봉호(교무‧교직) 팀장은 “학생과 교수의 강의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수업 시간의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한 운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강의실 수용 인원과 학습 효과 등을 함께 고려할 때 현재의 운영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 3장. 복수전공생의 고충
강의 시간의 배정과 더불어 수강신청 시스템 자체의 한계도 존재한다. 현재 우리 학교 수강신청 시스템에서는 복수전공 과목이 타전공으로 분류돼 제1전공 학생들의 수강권이 우선 보호된다. 이는 해당 학과를 제1전공으로 선택한 학생들이 졸업 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학교 측은 수강꾸러미 자동신청과 인기 강좌 증설 등을 통해 복수전공생의 수강 불편을 완화하고 있지만, 일부 강의에서는 여전히 경쟁이 치열해 수강 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의 증원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시간표는 개인의 선택과 대학의 운영 기준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완성된다.
● 4장. 교수님의 시선
시간표는 학생의 하루뿐 아니라 교수의 연구 일정과 학과 운영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시간표 편성 과정에는 여러 제약과 조정이 뒤따른다. 박성은(법학) 교수는 교양강의 교수의 의견과 무관하게 행정실에서 강의실 여건과 전체 시간표의 균형을 고려해 일괄적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전공강의 역시 학과 내부 조정을 거치는데, 이승후(심리학) 교수는 이에 대해 “채플 시간과 필수 과목을 피해 배정해야 하므로, 특정 요일과 시간대는 사실상 선택지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 5장. 시간표를 결정짓는 변수
시간표 작성에서 가장 큰 변수는 강의실이다. 김종수(태권도학·스포츠마케팅학) 교수는 “수강 인원에 맞는 강의실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80명 정원의 강의라면 그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빈 강의실과 시간대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데, 이 조건이 맞지 않으면 시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에 행정적 제약도 더해진다. 학교 원칙상 교원은 수업을 주 4일 이상에 걸쳐 분산 배치해야 하고, 동일 학과 내 강의 시간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조율하는 과정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제약 탓에 시간표는 해마다 큰 변화 없이 비슷한 구조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칸을 채우는 것을 넘어 운영상의 전략도 중요하다. 김문영(패션마케팅학) 교수는 “교원들의 희망 시간뿐 아니라 학생들의 편의와 권장 이수 체계까지 함께 고려해 시간표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특히 월요일 오전이나 금요일 오후 강의는 수강률이 낮아 정원 미달이나 폐강의 위험이 있어 배정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부뿐 아니라 대학원 수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성은(법학) 교수는 “대학원생은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저녁 시간대나 토요일 강의를 요청받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술대회 일정은 대부분 금요일과 토요일에 집중돼 있어, 해당 요일에 대학원 강의가 배치될 경우 연구 활동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 6장. ‘망한 시간표’ 속 뜻밖의 쉼표
긴 공강 시간은 누군가에겐 막막함으로 다가오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재정비할 여유가 되기도 한다. 도서관에서 과제를 미리 끝내거나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도 있고, 캠퍼스를 산책하거나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한, 애매하게 남은 시간에는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긴 공강은 무료함을 남길 수 있지만 스스로 일정을 조율하는 시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연강 역시 체력과 집중력을 요구하지만, 일정 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시간표 운영의 부담을 개인의 선택 문제로만 돌릴 수는 없다. 수강신청 구조와 강의 배정 방식에는 제도적 한계가 존재하며, 이로 인한 불편도 분명하다. 그러나 시간표는 한 학기의 틀일 뿐이다. 그 안에서 하루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는 여전히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금, 서로 다른 시간표 속에서도 각자의 리듬을 찾아 한 학기를 채워가길 기대해 본다.
● 효율적으로 공강 시간 보내는 TI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