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오는 아련한 봄날의 정취에 취하여 맥주 한 잔이 생각나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맥주가 없어, ‘맥주 한 병’ 하고 냉장고에 외친다. 냉장고는 이 음성 주문을 동네 슈퍼마켓으로 전달하고, 슈퍼마켓 컴퓨터는 주문한 가정과 배달자를 찾아 바로 맥주를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슈퍼마켓에 맥주가 떨어지면 컴퓨터가 제조공장으로 주문 정보를 보내 맥주를 공급받게 된다. 맥주 제조공장 컴퓨터는 전국 각지의 도매상, 소매상으로부터의 수요에 관한 정보를 종합하여 필요한 수량을 계산하고, 원료를 공급자에게 주문하고 생산계획을 수립하여 생산지시를 로봇에게 내린다. 당연히 맥주 배달자, 원료 공급자는 공급사슬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전 세계의 배달자 및 공급자 중 적기에 최소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자를 선택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 모든 과정을 거의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가 스스로 척척 알아서 하며, 슈퍼마켓과 맥주공장에는 재고가 없고 생산과 공급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이와 같은 상상이 지금 전 세계가 그리고, 만들어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한 모습이다. 과거 공상 과학 소설, 만화, 영화의 많은 내용들이 멀지 않은 시간에 현실이 되었듯이, 위의 꿈과 같은 상상도 현실이
어느 시에서처럼 4월을 잔인한 달로 만들었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으나 어느 누구도 참사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었고, 우리 사회가 참사 이전보다 안전해졌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하여 왔으며, 그 문제점이 무엇이며, 유사 재난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 지를 살펴본다.수학여행으로 들뜬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한 476명의 승객을 태운 세월호는 짙은 안개로 예정시간보다 150여분 늦게 2014년 4월 15일 21시경에 제주도를 향하여 인천항을 출항하였다. 세월호는 조류가 빠른 맹골수로를 지나던 다음날 오전 8시 48분경 배가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여 2시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안에 차가운 바다 속으로 급격하게 침몰하였다. 이 사고로 304명의 승객 및 승무원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으며, 이들 대부분이 인생의 꽃을 채 피워보지 못한 꽃다운 고등학생이라 우리를 더 슬프게 하였다.참사의 원인은 수많은 국내외 언론 보도,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하여 대부분 밝혀져 있다. 가장 직접적인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3등 항해사의 운항 미숙, 선장의 직무 태만, 조타기 이상, 적정량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