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가을이다. 교정을 걷고 있으면 바람 없는 순간에도 여름 내내 무성했던 잎들이 살포시 나선형의 곡선을 그리며 발밑에 떨어진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인가? 아니면 독서의 계절? 고독의 계절? 하지만 나에겐 가을은 재즈, 그중에서도 단연코 베이스의 계절이다. 여름엔 시원스런 빗줄기처럼 거칠 것 없는 관현악 합중주가 생각나고 겨울엔 맑고 투명하고 얼음처럼 시린 피아노의 높고 가느다란 선율이 마음속에 그려진다면, 가을은 역시 떨어진 낙엽만큼이나 쓸쓸하면서도 고독한 중저음을 내는 베이스가 제격이다. 클래식에서는 더블베이스(콘트라베이스)가 아르코(Arco)를 사용하여 일종의 배음을 내주는 역할만을 담당하면서 기교적인 면에서나 주도적인 면에서 결코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재즈에서는 이미 그 한계를 넘어 심장박동과도 같은 무겁지만 아름다운 선율이 중심에 서기도 한다. 그 서막을 알리는 가장 무겁고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 Ron Carter라고 이야기해도 좋을지.. 대부분 사람은 재즈를 클래식만큼이나 어려워한다. 그러나 재즈의 태생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재즈는 우리에게 좋은 친구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재즈의 출발은 목화의 주생
최근 PD수첩을 통해 ‘스폰서 검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면서, 다시 한번 검찰의 중립화 문제가 표면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검찰의 중립화 문제는 비단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검찰은 지난 ‘옷로비 사건’이나 ‘파업유도사건’을 비롯해서 특별검사제를 출범시킨 다수의 ‘게이트’사건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하여 중립성에 끊임없이 지탄받아 왔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노력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검찰내·외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은 행보들이 이어져 오면서 그 원인과 대책에 관하여 논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검찰 중립화 논의에 있어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그동안 검찰이 정치권력형 비리사건이나 대형 부정부패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사권발동과 수사과정 및 공소권행사에 있어서 공정한 형태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과 부와 권력을 갖지 못한 일반인들의 범죄에 대하여는 유죄판결과 중형구형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다.그런데 이번 사건은 검찰의 권력형 또는 정치형 비중립성과는 다른 문제를 야기하였다.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에 의한 비중립성의 문제는 검찰체제 전체의 문제였다면, 이른바 ‘스폰서 검사’는 검사개개인의 금전유착적 비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PD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