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우리 대학에서 ‘캠퍼스 소통문화 운동’ 즉 3C(Campus Communication Culture)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의 일환으로 방학 중에 학교가 적지 않게 변하기도 했다. 대학 구성원 간의 소통문화를 활성화하고 대학이 속한 지역과 원활한 소통 체계를 유지하는 일은 대학의 생존과 발전에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3C 운동은 우리 대학의 교육적 성취와 사회적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공간을 개방하고 의사소통의 외형적 방식들을 개선하고 활성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좀 더 본질적인 부분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대학사회의 소통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의실에서의 소통이 활발해져야 한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수업 상황이야말로 대학 교육의 핵심이기 때문에 소통하지 않는 강의실을 두고 대학의 소통문화를 이야기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강의실을 소통의 장으로 만드는 일이 쉽지 않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변화의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선 교수는 학생들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해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떨쳐
찬바람이 불고, 모든 사람을 시인으로 만든다는 빛나는 가을도 지나갔다. 한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지난일을 돌이켜보고,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에 발맞추기라도 하듯 우리 캠퍼스에도 지난 한 해 동안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 우리 신문사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일은 단연 이번 학기 초에 있었던 인터넷 뉴스포탈 gokmu.com의 출범이다. ‘미래를 향해 도전하고 소통하는 계명공동체’라는 의미가 담긴 gokmu.com은 당초의 기획대로 다양한 정보와 뉴스를 실시간에 구현함으로써 계명 네트워크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름에 담긴 의미를 과연 얼마나 진정으로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노력해야 할 점이 많다고 하겠다. 미래를 향한 도전의 주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와 직원 등 계명의 구성원 모두이다.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미래의 목표를 향해 구체적인 실천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때 우리가 당면한 이 시대의 불가피한 경쟁 과제들을 무난히 극복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미래지향적 자세와 맞물려 있는 것이 바로 소통하는 공동체이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
학생들이 학기말이 되면 어김없이 의례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강의평가서’ 등록이다. 강의평가서는 성적 확인을 위해 빠짐없이 작성해야 하는 것으로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강의평가제도는 학생들과 교수 간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해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강의평가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성적 확인을 위한 학생들의 ‘형식적 참여’와 교수들의 ‘형식적 확인’이다. 학생들은 각 항목에 단순히 클릭하는 것으로 강의를 평가하고 코멘트도 의례적인 말을 반복하고 있다. 둘째, 학기 말에 실시되어 수업에 즉각 반영되지 않아 학생들의 성의 없는 답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성적 확인을 위해 형식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 강의 특성을 무시한 천편일률적인 문항으로 모든 강의를 평가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평가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실제로 이것이 수업에 반영되는지 확인할 수 없어 점점 무관심하게 된다는 점이다.이에 전국대학들은 이같은 강의평가제도의 문
요즘 수업 시간이나 교정에서 외국 유학생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2006년 10월 현재, 외국 유학생이 가장 많이 등록한 대학은 고려대로 2천3백18명이다. 이어, 연세대(1천7백58명), 서울대(1천1백40명) 순으로, 서울 주요대학에도 유학생들이 크게 늘어났다.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영남대가 5백9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대(4백53명), 경북대(3백61명), 동양대(3백24명) 순이다. 우리 대학에는 3백69명이 유학하고 있으며, 연세대의 약 20% 수준이다. 본교는 중국센터를 설치하고, 장학금을 주는 등 중국 유학생 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명한 미국 대학원에 중국, 한국, 인도 유학생들이 미국 학생들의 빈 자리를 채워 온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감소할 내국인 자리를 유학생들이 메워준다면 반가운 일이다. 보다 많은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에 대구가 생활하기 좋은 지역이고, 본교가 유학의 최적지라는 소문이 나도록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대구에서 대학 산업이 지식 기반 시대의 주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유학생 유치에 힘을 보태야 한다.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 경북 지역 대학의 외국인 학생 중
나는 H와 L이 내가 접하는 학생들 중에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특출한 재주나 기행을 보여주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전혀 특별하지 않은 그들의 행동 때문이다. H와 L은 종종 내 연구실에 들러 책을 빌려가서 읽는다. 좋은 책을 추천해 달라기도 하고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대체로 그들의 손에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들려 있다. 그렇다. H와 L은 ‘책 읽는 대학생’이다. 책과 대학생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처럼 자연스러운 것도 없을 텐데 책 읽는 대학생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책 읽지 않는 대학의 현실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1일 평균 책 읽는 시간은 24분, 한 달 평균 독서량은 1-3권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한다. 그나마 대학생들이 즐겨 읽는 책 분야도 환타지나 무협지, 그리고 가벼운 소설류에 편중되어 있어 심심찮게 언론의 가십거리가 되기도 한다. 우리 대학의 도서관 대출순위에서도 이런 경향은 그대로 나타난다. 책 읽는 대학생 보다는 인터넷 하는 대학생, 문자 보내는 대학생, PC게임하는 대학생, 토익 공부하는 대학생 등의 이미지가 훨씬 더 자연스러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을 흔히 급변하는 사회라고 말한다. 능동적 대응을 할 여유를 주지 않는 그 속도감에 우리가 마냥 끌려가기만 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압박감을 준다. 그 와중에 항상 경제적 심리적 여유가 있어야 눈을 돌리는 것인 줄 알았던 문화와 예술이 갑자기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문화가 힘이며 문화가 자원이라고 한다. 실제로 문화와 예술로 발생되기 시작한 자원의 활성화를 이제 경제 개념인 산업이라고 우리는 인식하기 시작한다. 헌데 그렇게 무서운 속도로 관심이 부각되어 가는 문화와 예술 그 자체가 더 이상 예전에 우리가 인식했던 그대로가 아닌 것을 우리는 놀라운 눈으로 본다. 예술의 가치는 기존 사회에서 별 의심없이 받아들여져 그 향유층의 폭이 넓지 않아도 그 존재나 전수의 당위성은 별로 의심받지 않았다. 떳떳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기존 예술이란 개념은 서양에서 주어진 것이다. 대학에서는 그것을 그대로 수입해서 교육시켜 왔다. 본고장에서는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이 그 철학과 학문에서 분리되지 않고 밀접하게 자라고 교육되어왔지만 우리는 기능교육에만 극도로 치중해 왔다. 음악의 경우는 그 경향이 더욱 심했다. 예술, 비예술의 관습적 경계도 제
한국사회는 2000년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가 넘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2018년에는 14%가 되는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빠른 고령화 속도, 저출산, 부양의식의 약화 등에 따라 일찍부터 노후준비가 필요한 시기이다. LG경제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통해 추정한 바에 따르면, 60세 시점에 필요한 품위 있고 풍족한 노후를 위한 생활비는 광역시 경우 30세는 약7~9억, 40세는 약5~7억, 50세는 약4~5억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직 직장을 못 잡은 20대, 명예퇴직·조기퇴직의 불안에 쫓기는 40~50대는 성공적 노후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성공적 노후에 관한 대표적 학자인 미국의 Rowe와 Kahn은 성공적 노후를 위해서는 질병 및 장애와 관련된 위험수준이 낮을 것, 높은 정신적 신체적 기능을 유지할 것, 적극적인 인생참여의 태도를 가질 것 등 세 가지 요소를 유지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다른 모델은 Batles와 Batles의 SOC(보상을 수반한 선택적 적정화)모델로서 성공적 노후란 선택과 보상 과정들이 개인의 인생 전반에 걸쳐 최대화할 때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즉 주관적·심리적 측면을 강조하여 성공적
해마다 대학은 등록금 인상 문제로 전국의 캠퍼스가 시끄럽다. 인상률을 두고 학생들과 학교 당국의 힘겨루기로 심한 몸살을 앓는 캠퍼스도 적지 않다. 학생들 입장에서 볼 때 비싼 등록금을 낼 수밖에 없다면 길은 한 가지밖에 없다. 등록금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는 것이다. 어떻게? 우선 수업에서 최대한 돌려받아야 한다. 수업 시간에 얻어갈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실속 있게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착각하지 마시라. 출석만 철저하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수업의 맥을 따라가면서 핵심을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30분만 예습을 하고 수업에 들어가라. 그러면 한두 시간 수업료는 확실하게 챙겨 받을 수 있다. 거기다 질문이라도 한 번 하면 보너스가 추가된다. 수업이 끝났다고 교수에 대한 나의 권리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연구실로 찾아간다. 수업시간에 들은 것이 잘 이해가 안 된다면 또 질문한다. 효과적인 과제 수행방법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차라도 한 잔 주시면 학교생활과 진로 문제 등에 대해서 상담한다. 혹시 아는가 잘 풀리지 않던 청춘사업의 노하우라도 전수받게 될지. 개인지도비와 무료상담료를 돈으로 환산하면 쏠쏠할 것이다. 그 다음에는 학교의 여러 가지 서비스
이제 3월의 새봄이 왔다. 지난 겨울 온갖 뉴스들과 사건들 속에서 우리 마음이 많이 무거웠는데, 어느덧 그 무게를 하나둘 벗어던질 수 있는 봄이 오고 말았다. 계절의 흐름은 누가 붙잡거나 재촉하지 않아도 그렇게 자기의 갈 길을 뚜벅뚜벅 가는 모양이다. 줄기세포 논쟁으로 온 국민이 생명공학에 열중하던 사건이 아마 가장 최근까지도 우리의 관심을 끄는 사안이었을 것이다. 마침 이번 겨울에 관심을 갖고 읽었던 이 시대의 대표적 인문학자와 생물학자가 공동으로 집필한 <대담>이라는 책에서도 어렴풋이 이와 유사한 사건의 위험성을 예측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어느 한 편에만 치우쳐서 서로 ‘노빠’니 ‘노까’니 ‘황빠’니 ‘황까’니 하면서 비난하고 극단적으로 배척하는 모습에서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서로 진보와 보수로 빨갱이와 파쇼로 양분하여 신물이 나도록 싸우는 모습만 또 겹쳐지는 현실이 못내 안타까웠고, 도대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과연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는 것일까 하고 자문해 보게 된다. 차라리 언 땅을 뚫고 솟아나는 새싹과 새잎들, 화창한 봄날의 꽃들에게서 희망을 건져 올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를 설득해 보려고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