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6.8℃
  • 맑음강릉 8.7℃
  • 맑음서울 6.3℃
  • 맑음대전 6.7℃
  • 맑음대구 8.5℃
  • 맑음울산 9.0℃
  • 맑음광주 8.2℃
  • 맑음부산 12.4℃
  • 맑음고창 6.7℃
  • 맑음제주 9.8℃
  • 맑음강화 7.4℃
  • 맑음보은 5.5℃
  • 맑음금산 3.2℃
  • 맑음강진군 8.3℃
  • 맑음경주시 9.1℃
  • 맑음거제 9.4℃
기상청 제공

[기자칼럼] 스케치 코미디, 조롱과 고립을 일으키다

'일상적인 문제들이 지나치게 과장·변질되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

‘개그콘서트’와 ‘코미디빅리그’와 같이 방청객을 앞에 두고 코미디 공연을 펼치는 공개 코미디는 지상파를 중심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SNL 코리아의 ‘MZ 오피스’와 유튜브의 ‘숏박스’, ‘너덜트’ 같은 스케치 코미디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스케치 코미디란 SNS에서 소비되는 숏폼 콘텐츠로, 일상적인 배경 속에서 ‘젊은 꼰대’, ‘카공족’ 등 캐릭터성이 돋보이는 인물을 등장시켜 재미를 유발한다. 문제는 그런 인물들은 실제로 흔히 만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많은 사람들이 겪는 보편적인 문제인 것처럼 부풀려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젊은 꼰대의 일면만을 다룬 스케치 코미디를 본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이에 투영하여 사회의 악으로 여기며 혐오하는 것이다. 개인 간의 작은 일을 큰일로 여기는 것은 과거 공개 코미디를 즐기던 때와 변함이 없다.

 

개그콘서트의 전성기 시절엔 많은 사람들이 뉴스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서로 같은 주제에 대해 공감하곤 했다. 사회적으로 거대한 맥락을 가진 담론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에 가족 간 대화의 필요성을 다룬 ‘대화가 필요해’, 사회의 관료주의와 책임회피를 비판한 ‘비상대책위원회’ 등의 코너가 당시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큰 담론에서 벗어난 소수 의견들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 결과 공개 코미디는 사회적 주제를 다루던 이야기가 아닌 추상적인 정치 풍자를 남발하다 많은 비판과 함께 종영에 이르렀고, 코미디 소재는 사회적 담론에서 개인적인 일상으로 옮겨갔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오갈 법한 이야기가 코미디로 자주 사용되면서, 시청자들은 영상 속 인물을 실제 주변 사람들과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스케치 코미디 제작자들은 더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해 캐릭터를 과장하고, 언론은 이 소재를 사실 확인 없이 사회적 문제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혐오적인 표현으로 서로를 비난하거나, ‘젊은 꼰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지나치게 검열하게 된다.

 

지금의 스케치 코미디는 개인과 개인 간에 일어나는 작은 일들이 부풀려지며 시청자로 하여금 일상적인 문제들을 사회적인 이슈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따라서 스케치 코미디의 소재와 이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상적인 문제들과 지나치게 과장된 인간 군상이 사회적 담론으로 변질되는 것에 대해 제작자와 언론, 시청자 모두가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관련기사





[가까운 AI]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미래, 올해부터 시행되는 ‘인공지능기본법’이란 무엇인가? 요즘 ChatGPT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학생들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단어 검색도 하고 자신의 일상을 ChatGPT와 공유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일상의 전 범위에 침투해 있고 우리나라도 인공지능에 관한 기본법을 2024년 12월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바로 여러분이 아시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다. ● 인공지능기본법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공지능법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기본법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인공지능산업 발전을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 구체적인 면에서는 개정의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학술적인 문제점은 학자들의 몫이니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고영향 인공지능’이라는 개념만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이 법에서는 고영향 인공지능의 개념을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영역에 활용되는 것’이라고 상정했다. ● 고영향 인공지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