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2.2℃
  • 맑음강릉 18.0℃
  • 맑음서울 22.1℃
  • 구름조금대전 23.9℃
  • 구름많음대구 22.1℃
  • 구름많음울산 14.5℃
  • 구름많음광주 22.1℃
  • 구름많음부산 15.7℃
  • 구름많음고창 17.5℃
  • 흐림제주 18.1℃
  • 맑음강화 20.1℃
  • 구름조금보은 22.5℃
  • 구름많음금산 22.3℃
  • 구름많음강진군 18.1℃
  • 구름많음경주시 17.1℃
  • 구름많음거제 15.6℃
기상청 제공

[기자칼럼] 봐주다 사람 잡는 ‘주취감경’

URL복사
지난달 개봉한 영화 ‘소원’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2008년에 일어났던 일명 ‘나영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 사건의 피의자였던 조두순이 당시 8세의 여자아이를 잔인하게 성폭행했지만, 음주 상태였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에서 12년형으로 감형을 받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실제로 법원은 피의자를 형법 10조 2항에 근거해 이성적 판단능력이 없는 금치산자로 판단해 주취감경을 적용해 감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 과연 음주상태라는 이유로 감형된다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다.

올해 9월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음주 성범죄는 2008년 4,520명에서 2013년 5,862명으로 5년간 30%가 증가했다. 실제로 음주 상태의 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범인이 음주 상태일 경우 금치산자로 판단하고 꾸준히 감형을 선고 하고 있다.대법원 통계자료에 나타난 우리나라 실형 선고율은 39.5%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논란이 일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했을 때는 음주 상태여도 감형이 되지 않고 1/2까지 가중시켜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아동 성범죄 양형 기준 강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이 법안의 경우 아동성범죄의 경우에만 국한되어 있으며 실제로 그마저도 잘 적용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범죄자들이 주취감경을 악용하고 있는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다. 올해 초 부산 여학생 납치 살해사건의 피의자 김길태의 경우 재판에서 술을 마시고 자다가 일어나보니 일어난 일이었다며 주취감경을 노리고 진술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감형을 받으려는 취지로 고의로 술에 취했다고 진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음주가 감경사유로 인식되면서 범죄를 저지를 당시 본인이 음주상태였다고 주장하는 피의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음주상태의 범죄에 대해 좀 더 강경해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음주범죄의 경우, 특히 음주 성범죄일 경우 가중처벌하여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술을 마시면서 풍류를 즐기고 시를 쓰던 유교적 문화가 전해져오기 때문에 술에 대해서 관대한 풍조가 아직도 만연해 있다. 하지만 주취감경에 대한 통계자료와 악용사례로 볼 때 ‘술이 죄지, 사람은 죄가 아니다’라는 구시대적 사고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음주범죄에 대한 강경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어떤 범죄에서도 음주가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관련기사





[1178호 사설] 중독을 좋아하세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소설 제목을 패러디해 여러분께 던진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살기 시작한 지난 1년이 지나고 새롭게 맞이한 신학기에 이렇게 묻는 것이 뜬금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번씩 세상을 약간만 삐딱하게 바라보면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가 보이진 않을까? 노자의 도경 1장에 道可道 非常道라는 문구가 있다. “도가 말해질 수 있으면 진정한 도가 아니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참 많은 사람이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치가, 기업가, 의료인, 학자들은 마치 자신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주장하고 반 시민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 마치 전문가인 양 주장하면서 다른 이의 견해를 무시하곤 한다. 고용인은 자신이 부리는 사람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근로자를 선호하고, 피고용인은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로 노동자를 선호한다. 같은 사람인데 마치 다른 사람인 양 근로자와 노동자를 외친다.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바라보면서.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기도 하는 노자가 우리 시대에 나타난다면 앞서 주장하는 사람들이 도를 따르고 있다고 인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