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 극장에서 개봉된 지 이틀 만에 상영 중단을 맞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돌이켜 보면 2010년 3월 26일 일어난 천안함 침몰 사건은 우리 사회 전체의 트라우마가 되었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사상검증의 리트머스 역할을 해왔다. 이 사건이 북한의 무력도발에 의한 소행이며 “폭침”이라는 정부 발표를 100% 신뢰하고 추호의 의심 없이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못하냐의 문제는 합리와 이성을 떠나 즉각 신념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이 문제는 사상 검증의 리트머스로 환치돼 버린 것이다.지난 지방선거와 대선과정에서 벌어진 다양한 토론의 와중에서도 주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황당한 질문, “당신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인정합니까?”라는 말과 그에 대한 답변을 끈질기게 요구하던 사람들을 기억한다. 모름지기 토론이란 상대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가운데 어떤 논제에 대해 이성과 합리에 기초한 판단과 논박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 리트머스는 모든 것을 한 방에 무력화시키는 마력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현 정부의 장·차관 등 요직의 인사청문회에서도 후보자들을 검증하고 낙마시키는데 있어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됐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예컨대 “나는 정
지상파 방송 3사의 보도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각계각층에서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보도와 국정원의 작품이라고 추정되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보도를 비교해 보면 이런 불공정이 더욱 두드러진다. 탐사보도전문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내란 음모 사건’이 발생한 8월 28일을 기준으로 언론들의 국정원 관련 기사를 분석했다. 그 중 지상파 방송 3사 메인 뉴스의 경우에는 내란 음모 사건 이전 8일 동안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모두 27건 보도했지만 이후 9월 4일까지 6일 동안에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내란 음모 사건은 무려 128건 보도했다. 보통 메인 뉴스의 하루 꼭지가 스포츠 뉴스와 날씨 등을 제외하고는 15건에서 20건 정도라는 사실로 추정해 보면 거의 전체 뉴스 시간을 내란 음모사건에 할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 동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뉴스들이 뉴스가치가 많이 떨어졌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본격적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재판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사실이 지속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김용판 전 청장의 2차 공판이 진행되
모든 것이 메말라가는 시대, 책과 음악만큼 우리의 위안이 되는 존재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노래를 고르고 소설을 살까? 자신의 취향과 기준을 분명히 하고 서평과 리뷰를 꼼꼼이 읽은 뒤에, “그래 이거야” 하며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다수의 선택, 그러니까 베스트셀러의 순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최근 이런 성향을 악용해 편법적으로 순위를 조작하는 행위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출판계의 책 사재기와 대중음악계의 음원 사재기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우리 대중문화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1) 물 위로 올라온 사재기의 현실 지난 8월 7일 국내 대형 음악 기획사들이 ‘음원사재기’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해왔다. 어떤 조직적 세력이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특정한 노래의 듣기 횟수를 늘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요 순위가 크게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폭로가 이어졌다. 음원 사재기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이고, 해외에 기반을 둔 불법 브로커 팀까지 개입되었다고 한다.이들은 음원 사이트에서 다수의 ID를 확보한 뒤 정액권을 구입, 특정곡을 다운로드하거나 스트리밍하는
#1. 7월31일 한편의 영화가 개봉됐다. 그리고 이내 전문가, 관객, 대중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어떤 이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영화의 내용을 연관해 칼럼을 썼고 어떤 이는 영화 속에서 묘파하고 있는 계급문제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우리 내부의 계급 상황을 연계시키는 평론을 발표했다. 대중과 관객 반응은 엇갈렸지만 그 정도는 뜨거웠다. 영화 완성도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와 연관시키는 논의가 봇물을 이뤘다. 바로‘설국열차’다. #2.“지난 2013년 6월 13일 등에 방송된 ‘오로라공주’에서 불륜과 이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을 주된 내용으로 방송하면서 부부관계와 관련된 노골적인 대화, 저속한 표현 및 비속어 사용, 위장임신 등 비윤리적 내용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사실이 있습니다.” MBC가 8월2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자막으로 고지한 내용이다. 막장적 내용과 개연성 없는 캐릭터, 자극적 사건으로 점철된 일일극 ‘오로라 공주’가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TV와 영화, 두 매체의 요즘 풍경을 대표하는 단적인 사례다. 한국 영화는 8월 한달 동안 2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월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
‘SNL코리아’는 근래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케이블 채널 소속임에도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질투 때문일까, 주목을 받으면 말이 많은 법. ‘SNL코리아’는 인기가 있는 만큼 소송을 당하고 징계 논란에 휩싸여왔다. 도대체 왜 새삼 이런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지 설왕설래 했다. 19금 콘텐츠가 덩달아 몸값이 뛰었고, 비슷한 포맷의 콘텐츠가 쏟아졌다. 이 와중에 찬반논란은 물론 정치적 도덕적 기준과 맞물리면서 크게 불거졌다. ‘SNL코리아 현상’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렇다면 어떤 사회적 심리적 이유가 있는 것일까‘SNL코리아’는 일단 재미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논리적으로 풀어보는 것만큼 재미없는 일도 없다. 아름다운 노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순간 노을의 아우라가 깨져버리는 것과 같다. 재미있게도 분석을 하는 이유는 자칫 잘못된 인식으로 그 장점이나 문제점을 간과하거나 외면하여 장래에 생각지 못한 문제를 낳을 수도 있겠다. 예컨대 19금 콘텐츠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지적은 맞고도 틀리다. 19금 콘텐츠를 다분히 함의하고 있지만 더 듬뿍 담고도 실패하는 19금 콘텐츠는 많기 때문이다. 성적 억압의 이중적 위선을 폭로하는
2010년 초, 십덕후의 출현은 사뭇 충격이었다. 정돈되지 않은 스포츠머리, 자기관리가 실종된 몸매, 패녀서블함이나 단정함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은 안경을 쓴 땅딸막하고 옆으로 퍼진 한 사내가 방송에 나와 일본 애니메이션 의 주인공 페이트가 자신의 여자친구이며 곧 결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페이트와 관련된 각종 피규어와 캐릭터 상품을 사 모았고,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를 안고 다니며 종종 키스를 날렸다. 그는 웨딩 촬영까지하며 “페이트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는 굳은 의지를 내비췄다. 십덕후라 불린 사내의 외모와 분위기는 인기 없는 남자의 스테레오타입이었다. 사전적 의미는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이란 뜻의 일본어이지만 히키코모리 등과 연결되어 일본 내에서도 이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는 단어 오타쿠를 우리 인터넷식 언어유희로 변형한 오덕후에서 그 덕력(力)이 가히 두 배는 된다고 하여 십덕후라 불린 사나이. 그가 이슈 생산을 넘어 빅히트를 치자 이에 편승한 방송사는 이십덕후, 여자 십덕후들을 양산해 전파를 태워 보냈다.반응은 일방적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의 놀람과 ‘왜 저렇게 사느냐’의 안타까움 한 스푼에 다량의 욕과
“지금까지 ‘무비위크’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발행하는 무비위크 571호까지 독자 여러분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3월11일 무비위크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박혜은 편집장이 올린 글이다. 영화잡지 무비위크의 폐간을 알리는 글이다. “오늘 지하철에서 무비위크 571호를 샀다. 12년간 발행되던 영화 주간지의 마지막 호였다…한편의 영화를 둘러싼 다양하고 깊이 있는 견해와 정보들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사라진 것이다…포털사이트의 온라인 별점이 영화에 대한 유일한 담론이 되어버릴 미래가 당장의 현실이 되진 않겠지만, 오늘의 우리는 하나의 영화저널을 잃어버림으로써 그 어두운 미래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민용근 영화감독이 최근 한 신문에 기고한 글이다. ‘씨네21’과 함께 영화저널리즘을 이끌어 왔던 영화 주간지 ‘무비위크’가 폐간의 조종을 울렸다. 1990년대 ‘필름2.0’‘스크린’‘프리미어’‘키노’‘시네버스’등 영화잡지가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면서 영화 저널리즘의 홍수를 우려하던 때는 이제 박제된 전설이 됐다. 한국영화 관객 1억명시대, 7개월 연속 월 1000만 관객 동
국내에서 과거 80년대 초까지 만화의 장르는 일반적으로 매체 장르 부분에서 하급 문화로 취급을 받아왔다. 8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만화의 내용과 전개 방법이 시대의 사실성에 접근하면서 서사구조를 가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대중의 인기를 얻기 시작하였다. 그 후 영화나 드라마에 인용되었다. 이에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현세’ 원작 ‘이장희’ 감독 작품 “공포의 외인구단”이다.이를 바탕으로 만화의 생성과정을 간결하게 살피면 만화는 역사적 과정에서 아이러니한 부분이 많았다. 우선 회화의 출발점을 시발점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서양에서 판화의 기법을 적용하면서 14세기 후 인쇄술이 발달되면서 대중 속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그 후 기계의 발달을 거쳐 세상 만평의 함축 내용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매체의 역할로서 보급되어졌다. 출판물이지만 글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장면그림과 글이 어울려 표현되어지는 형식의 출판물이다. 이러한 까닭에 만화에서는 장면에 함축된 이미지와 부연 설명의 글로 장면을 표현하는 구성이 중심이 되었다. 장면 연출을 사용한 매체는 신문으로 시사적 내용에서 1칸 카툰으로 함축하여 표현되는데, 이는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그 후 그림책의 구조를 가지면서
남자의 눈물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의 눈물이다. 요즘 대중문화 콘텐츠 중 가장 각광받는 게 부성애 코드다. 영화와 드라마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까지 모조리 휩쓸고 있다.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이 열풍은 제작자들에 의해 그리 꼼꼼히 준비되었다기 보다는 대중들이 만들어가는 현상으로 보인다. ‘기대작’이 아니었던 작품에서 의외의 대박이 터지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오직 아버지와 아이만의 관계영화 ‘7번방의 선물’의 흥행과 KBS 주말극 ‘내 딸 서영이’의 선전, 방영과 동시에 다 꺼져가던 MBC 예능을 되살렸다는 평가까지 듣는 ‘일밤-아빠 어디가’의 성공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선 이후 ‘절반’의 힐링을 책임졌다는 영화 ‘레미제라블’의 뜻밖의 흥행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분명 여태까지의 부성애 코드와는 다른 새로운 면모다. 물론 IMF 외환위기 직후에도 아버지 열풍이 분 적이 있다. 그런데 소설 ‘아버지’ 등으로 상징되는 이 부성애는, 긴 세월 어머니 뒤에 묻힌 채 돈 버는 것으로만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여겼던 아버지의 존재감을 새삼 발견하는 식이었다. 유일한 임무였던 ‘돈 벌어오기’를 못하게 된 이후 가정 내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은
바야흐로 우리 영화계가 유사 이래 가장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한 해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2편( 1,298만, 1,231만 명)이나 등장했고, 김기덕 감독이 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계의 해묵은 숙원을 마침내 이루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올해로 이어져, 이 벌써 천 만 관객을 넘어섰고, , 등이 연이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흥행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배우들뿐만 아니라 감독들의 할리우드를 비롯한 해외 진출, 그리고 그 결과들이 속속 국내 영화 팬들에게 선을 보이며 흥미를 더하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 영화인들의 할리우드에서의 활약은 의외로 일찍부터 있어왔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인 ‘필립 안’씨가 1930년대 중반부터~70년대 초까지 할리우드 영화와 TV를 넘나들며 활약했었고, ‘오순택’씨 역시 1960~90년대까지 약 120편에 이르는 작품들에 출연을 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시기에 출발해 현재까지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랜달 덕 김(Randall Duk Kim)’까지가 1세대라고 한다면, 영화 제작자이자 배우인 ‘필립 리’, ‘찰스 전’, ‘산
2012년도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유독 올해 문화적인 이슈가 많다. 우리영화는 누적관객 1억 명을 돌파했으며 천만영화가 2편이나 나왔고, 싸이는 이제 월드스타가 되어 빌보드 2위를 차지했다. 또 여름에는 런던올림픽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그래서 이번 문화기획에는 2012년 한 해 동안의 문화적 이슈를 알아본다.■일부 과학교과서, 진화론 삭제 논란최근 일부 기독교 단체가 과학교과서의 진화론 부분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과학계가 “진화론은 모든 학생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현대 과학의 핵심 이론”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5일 진화론에 대한 현대 과학적 해석을 충실히 반영한 ‘고교 과학교과서 진화론 내용 수정·보완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창조론 옹호단체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가 진화론은 가설 수준의 이론이기 때문에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청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꼬꼬면, 하얀국물 라면의 유행꼬꼬면은 KBS 2TV ‘해피 선데이 남자의 자격’에서 열린 라면 요리대회에서 개그맨 이경규가 닭으로 육수를 낸 라면을 선보이면서 이슈가 되었다.요리대회 심사위원들의 입맛을 사
뮤지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그리고 ‘레 미제라블’을 흔히 세계 4대 뮤지컬이라고 부른다. 이중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작품으로 제목인 ‘레 미제라블 Les Miserable’은 ‘불쌍한 사람들’이란 의미이다. 우리에게는 장 발장의 이야기로 유명한 것이 그 내용이다. 1985년 초연한 이 작품은 현재 런던에서 최장기 뮤지컬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이 이룬 성과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7년째 영국에서 공연하고 있고, 1만 1천 회에 달하는 연속 공연 기록을 세웠으며, 전세계 42개국 308개 도시에서 21개국어로 공연되었다. 하지만 한국어로는 처음으로 공연된다. 90년대에 몇 차례 ‘레 미제라블’의 한국어 공연이 시도되었지만 정식 라이선스를 지불한 공연은 아니다. 그래서 1995년 ‘레 미제라블’ 10주년 콘서트에서 전 세계의 장 발장이 커튼콜 무대에서 ‘One Day More’를 부를 때 한국의 장발장은 그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한국어 초연은 더욱 의미가 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한국어 초연 특징1. 27년 만에 드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