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에는 미래에 영향을 줄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곧 있을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5년 동안의 최고 권력자를 뽑는 선거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한국의 경제 체제를 지금과 현격하게 다른 무엇으로 바꿀 전망이다. 그 전망은 재앙과 도약으로 확연하게 갈린다. 국내 5대 사건과 해외 5대 사건을 꼽았다. ①제 17대 대통령 선거 올해의 가장 마지막 ‘빅 이벤트’는 역시 12월 1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다. 후보등록 결과, 모두 12명이 입후보. 이는 역대 대선 최대 후보자 수 8명을 넘는 새로운 기록이다. 하지만 대선의 향방은 미지수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부 기자들도 서로 전망이 엇갈린다. 가장 지지율이 앞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앞에는 ‘BBK’라는 암초가 놓여 있다. ‘돌아온 창(昌)’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가세는 판을 흔드는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에게는 후보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변수다. 다자구도에서 이전 ‘비판적 지지론’의 악몽을 걷어낼 수 있다고 자신하던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당 지지도와 후보 지지도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12월
이번 대선은 처음부터 재미가 없었다. 처음부터 일방적 게임이었는데 무슨 재미가 있었겠는가? 그래도 지난 대선처럼 좌우 대결의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았는데, 별안간 같은 우편인 자의 등장으로 좌편은 아예 처참한 3위로 밀려나고 1, 2위는 끼리끼리의 대결, 우파 대 우파의 대결이 되어 더욱 더 재미없게 되었다. 처음부터 우편인 자는 모르지만 좌편인 자는 물론, 좌나 우만을 보지 않고 좌우를 살피는 자에게도 재미가 없게 되었다. 동색인 우파이자 성도 같은 두 사람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무슨 상관인가? 그게 그건데 누가 되든 다를 게 뭐 있나? 그럼에도 ‘대선 재미있게 보기’라고? 어떻게? 내 재주로는 불가능하다. 최근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20% 미만이라고 하여 국민 대부분이 정치에 염증을 느낀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녹음된 전화로 하는 대선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라는 걸 한두 번 당해보고는 다시 응하지 않게 된 나도 그런 염증부류에 속하는지 모르지만, 그런 전화를 바로 끊어버리는 것은 그것 자체가 싫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조사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은 과학적이라고 주장하는지 모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히 의도적이고 도식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1980년대 경제성장과 더불어 확립되어 온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은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복지국가로 만든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사회보험에 대한 국민들의 냉랭한 반응은 현재의 사회보험 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실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신뢰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신뢰 한다’는 응답은 지난해 6월 21.7%에서 올해 8월 12.8%로 급격히 하락했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천만 명을 넘어섰지만 연금을 믿는 사람은 1/5도 안되는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노후소득을 보장해주고, 건강을 책임지고, 실업으로 인한 소득 손실을 메워주겠다는데, 왜 수혜자인 국민들의 사회보험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가는 것일까?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보험개혁? 이유는 간단하다. 당장 내야 할 보험료는 점점 늘어만 가는데 정부가 그 만큼의 혜택을 돌려줄 것이라고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보험개혁 행태를 볼 때 이 같은 국민들의 반응은 당연하다. 정부는 보험료를 올리고, 급여수준을 줄이는 형태로 보험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낼 돈은 늘고 혜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회보험을 지지할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4대 사회보험 중 국
소비자를 위한 가격 혁명인가? 제조업체의 기반을 무너뜨릴 유통업체의 횡포인가? 국내 최대 대형마트 신세계 이마트가 18일 자체상표(이하 PL 상품) 상품의 비중을 대거 확충하겠다며 3천여 품목의 신제품을 일제히 출시하자 유통·제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마트는 “상품을 직접 기획·공급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싼 물건을 제공하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재 제조업체들은 “가격 경쟁이 심화돼 제조업의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술렁이고 있다. 한편 새 PL상품들은 출시 나흘 만에 대부분의 품목에서 일반 제조업체 브랜드를 압도할 정도로 팔려나갔다. ◇ 유통업체 “PL 확대가 세계적 추세” 이마트가 18일 내놓은 PL 상품은 3천여 가지 품목. 신선식품부터 주방용품·가전까지 사실상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PL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PL상품은 비슷한 질의 일반 소비재보다 20~40% 싸다는 것이 이마트 측 설명이다. 유통·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마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PL상품을 시장 점유율 1위 상품과 나란히 진열하는 공격적 전략을 쓰기로 했다. 시장 1위인 농심의 ‘신라면’과 나란히 이마트 PL상품인 ‘맛으로 승부하는 라
해외동포 700만 시대, 조선의 식민지 침탈과 근대화과정 100년 남짓 되는 사이 700만 명의 동포들이 해외로 흩어져 나갔다. 이 중 일부는 경제적 빈곤을 벗어나기 위함이었지만, 대부분 그 이주의 발단이 일제의 식민화 과정 속에서 차별과 탄압에 못이겨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중앙아시아, 중국, 연해주, 유형의 땅 사할린으로, 또 멕시코의 애니깽 노동자로,, 이름조차 다 알기 힘든 조선인들이 해외로 끌려나갔다. 1938년 일본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국가총동원령을 법률로 제정해 조선 각지에서 일부는 군인으로, 또 징집을 피하기 위해 노무자로 일본에 들어갔다. 우토로도 마찬가지로 당시 군수기업이었던 닛산차체의 주도 아래 군비행장을 건설하기 위해 노무인력으로 동원되면서 생겨났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쟁이 끝나고 일본이 그 노무자들을 그대로 방치하면서 생겨났다. 이후 주민들은 노동자 숙소, ‘함바’에서 생활해야 했다. ‘우키시마호폭침사건’처럼 고국에 돌아가는 도중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또 고국에 돌아가도 이제는 기다리고 있는 가족도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그들은 그 땅에 계속 머물러야 했다. 이제 강제동원 1세들이 다 돌아가시고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
오늘날 한국종교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종교는 지난 몇 십년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던 성장이 멈췄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지탄과 조소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공신력 상실은 최근에 불거진 한국종교들의 여러 문제적인 사건들을 살펴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얼마 전 무리한 선교활동을 하다가 23명이 아프간 탈레반에게 인질로 붙잡혀 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 탈세와 부동산 투기 및 세습 문제로 교회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물의를 일으킨 일,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으로 갈등을 야기한 일 등은 한국 개신교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반기독교적 정서를 확산시킨 결과를 초래한 사례들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정치권력과 유착하여 사찰이, 종교대학이 비정상적인 특혜를 받은 일, 사찰의 공금과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일, 주지 임명을 둘러싸고 폭행사태가 일어난 일, 교계 지도자들의 허위학력이 밝혀진 일, 입장료를 따로 징수해서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일 등은 한국 불교의 입지를 흔들고 반불교적 분위기를 심화시킨 사례들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천주교의 경우에도 납골당 설치 문제로 지역주민과 충돌이 생겨나기도 했다.
지난 8월 29일 AP통신이 매우 인상적인 사진 한 컷을 전 세계에 타전했다. 그것은 아프간에서 탈레반에 납치되어 40일 동안 죽음의 공포 속을 헤매다 한국정부의 치열한 협상노력 끝에 석방된 이선영씨가 적십자사 차량 안에서 살짝 웃는 모습의 사진이었다. 그는 히잡 (hejab:회교도 여인들이 머리에 감는 천)을 머리에 두르고 있었다. 그의 미소는 공포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인질사태의 종결을 상징했다. 그러나 이선영씨 미소를 보며, 개인과 국가와 종교라는 삼각관계 속에서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은 죽음의 공포에 있고, 국가는 당황하고, 국민은 스트레스를 받고, 교회는 선교방법에 대한 논란에 빠지고……. 다행인 것은 인질들이 풀려나고 사태가 일단락된 것이다. 배형규목사 등 피랍자 2명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피랍 초기의 급박했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두 사람만의 희생으로 끝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필자는 인질사태가 이렇게 빨리 끝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인질 희생자도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21세기 테러리즘의 화약고인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의 특수성 때문이다. 20세기 후반 아프가니스탄은 소련의 침공을
정말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지난 7월 초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만해도 곧 잠잠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간 가짜학위 사건은 심심치 않게 있어왔고, 곧 세간의 시선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구마줄기에 달려 나오듯이 연이어 가짜 학위자들에 관한 의혹들이 매체를 장식했다. 또한 실제로 학위를 속인 이들이 구설수에 올랐다. ‘굿모닝 팝스’ 진행자였던 이지영 씨, 동숭아트센터 대표이자 단국대 교수인 김옥랑 씨, 자타가 공인하는 스타 배우 윤석화 씨, 가수이자 방송인인 주영훈 씨도 학력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개그맨이자 감독인 심형래 씨와 탤런트 최수종 씨도 곤혹을 치러야 했다. 이렇게 이전과는 다르게 전방위적으로 일종의 가짜 학위자 색출작업이 이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학위를 속였다거나 가짜학위로 교수에 임용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지 않았다. 일종의 음모론 차원에서 더욱 증폭된 점이 있었다. 신정아 씨의 경우, 이미 가짜 학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로 임용된 데는 나름의 세력 비호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많았다. 이점이 그간 다른 사안들과 다른 점이었다. 따라서 많은 언론매체
최근의 경기흐름은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경제심리가 크게 호전되고 주가가 급등하는 등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 당초 경기의 저점으로 여겨졌던 2007년 1/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4.0%를 기록하면서 예상을 웃돌고 소비, 투자,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였다. 제조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통계청의 소비자기대조사에 의하면 과반수 이상의 가계가 향후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한미 FTA가 체결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한국인의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코스피지수가 17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기의 경기흐름이 하반기로는 어떻게 이어질지 전망해보자. 국내경제는 2007년 1/4분기 들어 대규모 재고조정이 발생하는 등 경기가 하강세를 마무리하고 상승세로 전환될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가 확장될 때에는 재고가 감소하고 출하는 늘면서 생산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재고는 2006년 4/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감소하고, 재고증가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출하증가율은 확대되면서 경기회복의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또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확산에 따
세계지도상에 동해표기가 왜 중요한가요? 이는 최근 매스컴에 동해 지명과 관련된 보도가 계속되자 많은 대학생들이 물어보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그렇다면 동해표기가 왜 중요할까? 이 질문에 대해 답하기 전에 잠시 시각을 한국이 아닌 세계로 눈을 돌려보자.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에서는 한국에서 공부만 하다가 매년 전 세계로 유학을 떠나는 한국의 수많은 학생들로부터 한국에서 벗어나 외국의 새로운 교육환경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서 느꼈던 정신적 혼란에 대해 다양한 이메일을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교실에서 배웠던 내용을 해외의 교실에서 다시 배우면서 동일한 사건이 전혀 다른 내용으로 둔갑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분노하게 되지만, 이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교실 환경 속에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분노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동해표기 문제이다. 캐나다의 한 유학생은 사회과목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내용을 배우는 과정에서 테스트를 봤는데 답안지에 한국과 일본사이의 바다이름을 기입하는 문항에 유학 나가기 전 한국의 교실에서 배웠던 대로 동해라고 하니까 선생님이 정답은 일본해라며 틀리다고 채점을 했다며 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지만, 지금까지의 전말만 봐도 시사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 사건이 불거지기까지의 과정도 정말 인터넷강국인 우리나라다웠다. 사건 초기 모든 기성 언론들은 모 대기업 모 회장이 보복폭행의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힘있는 자에 대한 기성언론들의 전형적인 익명보도였다. 이 사건이 이슈화된 것은 남대문 경찰서에 피해자들이 진정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서에 출입기자들을 보내고 있는 신문과 방송 등 기성언론들이 일보(첫보도)를 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 나라 유수한 재벌 회장이 관련된 이 사실은 인터넷이라고 하는 개방적인 의사소통수단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묻히고 넘어갈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실제로 김승연 회장이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일을 했다는 얘기도 있지 않은가. 힘있는 자들의 불법적인 행위가 묻혀버린 사례들은 비단 김 회장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기성의 언론들이 담합해서건, 혹은 무서워해서건 간에 보도를 망설인다손 치더라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개개인 하나하나가 모두 편집국장이요, 기자인 인터넷의 집단적인 언론적 특
■ 도로명주소(새주소)란 무엇인가? 지난 4월 5일부터 서울 등 7개 특별·광역시를 포함한 전국 1백1개 지자체에서 도로명주소 체계가 공식 시행되었다. 이는 작년 9월 입법된 ‘도로명주소등표기에관한법률(이하 도로명주소법)’에 따른 1단계 시행조치로서 앞으로 도로명주소는 전국에 확대되어 2012년부터는 도로명주소만이 주소로 쓰이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행정구역+토지구획번호’ 체계인 현행 지번주소는 ‘길이름+건물번호’ 체계인 도로명주소로 바뀐다. 예를 들어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 주소는 ‘서울특별시 성북구 삼선동5가 100-4’인데, 앞으로는 ‘서울특별시 성북구 지혜길 39’로 바뀌게 된다. 이처럼 도로명주소사업은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주소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범국가적인 대형사업이다. 그러나 막상 이 주소를 일상적으로 써야 할 일반국민들은 도로명주소가 뭔지, 왜 하는 것인지는 물론이거니와 자기 집의 새로운 주소가 뭔지조차 잘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도로명주소 체계 시행을 준비하면서 지속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해왔고, 특히 법 시행을 전후해서는 방송매체를 통해 광고까지 하면서 대대적으로 새주소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