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4.7℃
  • 구름많음강릉 3.8℃
  • 박무서울 -1.8℃
  • 박무대전 -3.1℃
  • 연무대구 0.4℃
  • 연무울산 1.8℃
  • 박무광주 -1.4℃
  • 연무부산 2.1℃
  • 맑음고창 -3.3℃
  • 연무제주 4.1℃
  • 맑음강화 -6.0℃
  • 맑음보은 -6.3℃
  • 맑음금산 -5.4℃
  • 맑음강진군 -2.3℃
  • 맑음경주시 0.0℃
  • 맑음거제 1.2℃
기상청 제공

비밀(2015)

- 복수와 용서, 그리고 그날의 비밀

이 세상 가장 힘든 말이 ‘용서’일지 모른다. 애지중지 키운 딸이 잔혹한 살인마에 의해 살해됐다면 용서할 수 있을까. 결혼을 앞둔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형체를 알 수 없게 끔찍하게 살해됐다면 용서할 수 있을까. 그 이후 내 모든 삶이 망가졌다면 과연 그 일을 저지른 그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영화 ‘비밀’(2015년)은 죄와 벌, 복수와 용서의 딜레마를 진지하게 잘 풀어낸 영화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약혼자 유신(서예지)을 국도에 내려놓은 철웅(손호준). 그러나 다음 날 그녀는 끔찍한 시체로 발견된다. 형사 상원(성동일)은 범인 지철(임형준)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지철의 아내가 죽자 그 딸을 몰래 자식으로 키운다. 그리고 10년 후 딸 정현(김유정)은 발랄한 여고생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평온한 부녀 앞에 그 때를 잊지 못한 철웅이 정현의 교사로 나타나면서 그들의 비밀이 악몽으로 다시 살아난다.

베스트셀러 작가 찰스 스탠리는 ‘용서’라는 책에서 용서는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용서의 대상이 아닌 자신을 위해서 용서를 해야한다는 것인데, ‘비밀’의 철웅은 바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살인자의 딸에게라도 복수를 해야만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말다툼 끝에 차에서 내려버린 약혼녀, 그리고 화를 이기지 못해 떠나버린 자신. 그런 자책과 원망이 더욱 용서가 안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받는다. 딸을 잃은 부모는 그 슬픔을 도저히 이겨내지 못해 죽음으로 끝을 낸다.

‘비밀’은 스릴러의 스타일로 이 드라마를 담아낸다. 슬픔과 분노가 긴장감을 가지고 끝까지 이어가면서 과연 복수는 어디까지 정당한가, 과연 세습된 복수로 이전의 죄를 물을 수 있을까라는 진지한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

그러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스타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복수와 용서가 아닌 비밀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이 ‘용서’가 아닌 ‘비밀’인 이유다. 그리고 그 날의 비밀이 드러난다. 과연 총은 누가 쐈을까. 상원은 왜 살인자의 딸을 자신의 딸로 삼았을까.
극적인 드라마에 집중하느라 다소 개연성이 부족한 점도 있지만 ‘비밀’은 여느 스릴러와 달리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피상적인 스토리와 관객에게 영합하는 줄거리가 아닌 용서와 복수에 윤리적인 잣대까지 들이대면서 관객들에게 질문하고, 또 그 답을 생각하게 한다. 주제와 이야기의 힘이 끝까지 생존한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모두 호연이다. 범인 지철 역을 맡은 임형준은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와 깡마르고 세상에 원한만 가득한 살인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웃음기 가득한 성동일은 웃으면서도 내면이 꽉찬 진중한 형사로 나와 카리스마를 뿜어준다. 천진난만하지만 혼자만의 비밀을 알고 있는 정현 역의 김유정과, 가장 행복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철웅 역의 손호준도 새로운 캐릭터 연기를 선보이며 눈길을 끈다. 또 딸을 잃은 부모 역의 남일우와 이경진도 관객의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연기를 보여준다.

‘비밀’은 지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더 테러 라이브’(2013)의 각색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박은경·이동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관련기사





[가까운AI] AI 킬러 활용법 – AI 검사기로 AI 글을 ‘내 글’로 바꾸기 “AI 검사기를 돌렸더니 ‘AI 생성 의심 90%’가 나왔습니다.” 한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학생은 “저 AI 안 썼어요”라고 항변하지만, 검사 결과는 이미 교수에게 부담과 의심을 던져놓은 뒤다. AI 시대의 글쓰기는 교수도, 학생도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고 방식, 글쓰기, 평가 방식이 새롭게 바뀌는 과도기적 상황 속에서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다. ● 교수도 난감하고, 학생도 난감하다 AI 검사기는 문장 패턴과 구조를 기반으로 ‘AI일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절대적이지 않다. 교과서적 표현이나 정제된 문장을 자주 쓰는 학생일수록, 혹은 정보 기반 개념 정리를 하는 글일수록 AI 문체와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 교수들은 “결과만 믿자니 학생이 억울해 보이고, 학생 말을 그대로 믿자니 책임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성실하게 썼는데 AI 비율이 높게 나오면 억울함과 불안감이 뒤따른다. ‘AI에게 개념만 물어보는 것도 AI 사용인가?’, ‘교정 기능은 어디까지 허용인가?’ 학생들은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경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 AI 검사기에서 오해가 생기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