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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어떻게 근절할 것인가?>

‘N번방 방지법’ 논란 바로알기
불법의 핵심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가 여부 및 그 대상이 아동·청소년인가’에 있어

▲ 채팅 어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업로드해 제공·거래 유포한 행위인 N번방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의 대표적 사례이다.

 

● N번방 사건과 디지털 성범죄

소위 ‘N번방 사건’이란 2019년 텔레그램에 개설된 채팅방을 통해서 불법 음란물을 업로드하여 제공·거래·유포한 행위로, 디지털 기기와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하여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범죄를 지칭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N번방 사건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이유는 여러 가지이나, 핵심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노출사진이나 글을 올리는 미성년자 및 여성 계정을 대상으로 주로 피싱(Phishing) 기법을 이용하여 사이버수사대나 경찰을 사칭하는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불법 탈취하였다. 둘째, 계정정보를 탈취한 후 가입 시 등록된 전화번호 및 이메일 등을 통하여 피해자에게 개인정보나 노출사진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여 강제로 촬영된 신체노출영상을 보내게 했다. 셋째, 피해자가 스스로 촬영한 영상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음란영상을 생성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자학하게 하거나 고문, 성매매, 강간까지 서슴없이 자행하였다. 넷째, 생성된 음란물을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배포하였다. 마지막으로 ‘N번방’이라는 명칭은 행위자들이 2019년 2월 1번방부터 8번방까지 8개의 텔레그램 방을 만들고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각 방당 입장료를 1만 원으로 판매한 사실로부터 유래되었다.

 

이로 인하여 N번방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의 총체를 드러내었으며, 그 이면에는 오프라인에서의 성폭력 범죄까지도 포함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성착취물,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합성포르노 등을 유포하는 텔레그램 방들이 무더기로 적발되었다.

 

● N번방 사건의 처벌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는 변형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촬영물, 딥페이크 등 합성·편집물, 협박이나 강요 또는 그루밍 등에 의하여 촬영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당사자의 동의없이 유포된 성적 영상물 등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행위로서는 카메라 등을 이용한 비동의 촬영, 촬영물의 유포 및 재유포, 제작, 허위영상물이 편집·합성·가공·유포 등, 성적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를 비롯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이 해당한다.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는 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등에 의하여 처벌된다.

 

●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 현황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물의 범죄현황(2020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보고서 참고)을 보면, 2012년 2천400여 건에 불과하였다가 2015년에는 7천623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17년에는 6천470건, 2020년에는 6천983건으로 그 수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피해유형을 살펴보면, 전체 6천983건 중에서 불법촬영이 2천239건(32.1%)로 가장 많고, 불법촬영물의 유포가 1천586건(22.7%)이 다음으로 많았으며 소위 딥페이크라 불리는 사진합성도 349건(15.0%)으로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 N번방 사건 이후 법률의 개정 ‘N번방 방지법’은 특정 법률이나 조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N번방 사건을 포함한 성착취물을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하여 개정된 법들을 포괄하여 지칭하는 명칭이다. 성폭력특별법은 주로 관련 법의 법조항의 법정형을 상향하였으며, 불법 성적 촬영물 등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 및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강요한 자의 처벌 등을 신설하였다.

 

형법은 미성년자간음죄 조항 추가 및 예비·음모죄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성폭력범죄의 불법수익 추정규정을 신설하였으며,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라는 용어를 신설하였고 이에 대한 법정형을 상향하였다. 특히 문제된 것은 바로 전기통신사업법상 소위 하루 이용자 10만 명 이상 또는 연매출 10억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불법촬영물 등의 유통방지를 위한 사전조치의무 등의 부과 및 정보통신망법상의 딥페이크방지 및 불법촬영물 유통방지책임자 지정이다.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된 부분 역시 이와 같은 촬영물의 업로드 사전통제가 사전검열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다.

 

● ‘N번방 방지법’의 오해와 실효성 논란

우선 ‘N번방 방지법’의 오해를 풀어보자.

 

첫째, 모든 촬영물의 업로드 및 공유가 불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다. 공유제한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촬영물이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로 규정한 영상물에 한정되며, 아마도 불법적 성착취물 등의 공유가 일반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영상물에 대한 사전 검열 자체가 아니다.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규정한 검열금지의 원칙은 모든 형태의 사전적인 규제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의사표현의 발표 여부가 오로지 행정권의 허가에 달려 있는 사전심사만을 금지하는 것(헌법재판소 2001. 8. 30, 2000헌바36)”이다. 그러나 동법은 기 불법촬영물로 지정된 영상물과 특정값의 일치 여부를 대조할 뿐이므로 행정권자의 허가에 의한 사전심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셋째,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도 법률에 의하여 제한받을 수 있는 기본권이고, 불법 성착취물과 같은 영상물의 제한은 합헌적인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한다.

 

넷째, 개인의 사생활이나 취향에 대한 침해가 아니다. 최근 ‘카톡 검열’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만 사적 대화의 장에 업로드되는 표현물은 사전식별의 대상이 아니며, 오픈되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채팅방과 같은 공적 공간에서의 행위만이 규제의 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효성 논란이 불을 지핀 것은 정작 ‘텔레그램’에는 동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공적 공간이나 오픈 채팅방이 아닌 사적 대화의 장이기 때문이다. 동법에 따르면 국외 해외부가통신사업자도 규제대상이 되지만, 텔레그램은 개인 간의 대화창에 해당하므로 적용대상이 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다음이나 네이버의 블로그 등은 적용대상이 되지만, 카카오톡 1대1 대화방이나 단톡방,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는 제외된다. 일반적인 개인 모바일 메신저와 소셜 미디어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자. 물론 그것이 사적이냐 공적 공간이냐에 대한 해석이 부가통신사업자마다 달라서, 외적으로는 비슷해보여도 규제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가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무엇을 규제하고 무엇을 보호하는가?

    우리 사회는 최근 성인지감수성 상향 및 아동·청소년 성보호를 강하게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이 또 다른 의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본질은 무엇을 보호하는가이다. 성적 표현물이 모두 불법은 아니다.

 

불법의 핵심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가 여부 및 그 대상이 아동·청소년인가’에 있다.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성적 표현은 성인지감수성을 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성적 표현의 대상물이 아동·청소년이 아니라면 문제되지 않는다. 또한 그것의 유포를 불법적인 재원확보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국가 규제의 한계도 바로 이 지점임을 이해한다면,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오해도 풀리지 않을까 한다. 누군가의 성적 표현의 자유가 또 다른 누군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면, 국가는 어느 편을 보호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