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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시위, 비판하기보다 예방하는 사회 돼야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계층간의 갈등 줄이는 대화 필요


● 들어가면서


1787년. 프랑스혁명이 시작된 해이다.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 시민혁명의 대표적인 사례로 불리는 프랑스혁명도 따지고 보면, 시위가 만들어낸 역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사회적인 질타를 받고 있는 ‘폭력시위’도 정당화될 수 있을까?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이하 한미FTA) 반대 시위와 교원 감축정책 반대 시위, 전교조의 교원평가제 반대 시위 등 올 11월에는 유독 큰 시위가 많았다. 사안이 중요한 만큼 시위의 양상도 격렬했고 이를 반영하듯 많은 부상자가 줄 이었다. 연일 시위는 도심 한가운데를 정체와 폭력과 파괴로 물들이고 있는 분위기이다.

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폭력시위는 엄단하겠다는 이야기는 1987년 6월 항쟁 때에도 그리고 1990년대 군사정권 아래에서도 숱하게 들어왔던 말이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새로운 가치와 정책을 들고 나타난 모든 정권에게는 시위는 달가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매번 폭력시위 양상은 부각되고 이런 이유로 평화적이고 이유 있는 시위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눈총을 받아왔다.



● 성난 민심이 정부를 비판하는 현실


우리의 시위문화는 짧은 민주주의의 역사에 비해 많은 탄압과 견제를 받아왔다. 모순적인 것은 이러한 시위들이 모여 6월 항쟁을 이끌어 낼 수 있었고, 노동환경의 개선과 국민 복지와 주권을 현재의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지금도 노동자, 농민으로 대표되는 서민층은 ‘배고프다’ 부동산 폭등은 정부의 정책 실정을 대표하는 것 외에도 국민의 신뢰를 잃기에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의 경우에서도 잘 나타나듯, 국민은 더 이상 양치기의 헛된 외침에 귀 기울이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지금 부동산을 구입하면 후회할 것”이라는 말의 허구성과 한미FTA의 잃어버린 투명성과 국민적 합의, 북한 핵 문제에 대응하는 어정쩡한 자세 등 최근의 참여정부는 진보를 자처하는 인사들마저 고개를 젓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보수진영의 환영을 받고 있지도 못하다.

최근의 정세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데도 정부의 대책은 미봉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성난 민심이 시위를 통해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 우리사회에서 시위는 …….


참여정부 출범이후 주요 과격 시위를 살펴보면 2003년 7월의 부안 핵폐기장 유치반대 시위를 비롯해 같은 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2005년 3월 울산 플랜트 노조집회, 9월 인천 맥아더 동상 철거집회, 11월 서울 농민대회, 그리고 올해 5월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부지 확보 대집행, 7월 포항건설노조 집회, 11월 한미FTA 저지 총궐기대회 등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본격화된 진보 대 보수의 이념갈등과 주한미군 문제, 노동자와 농민의 생존권 문제 등이 주 화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과격 시위는 수많은 시위에 비하자면, 빙산의 일각 수준이다.

한미FTA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는 스크린 쿼터 축소를 두고 있었던 시위와 전국을 물류 대란으로 이끈 화물연대의 총파업,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1인 시위와 촛불 시위 등 수많은 시위가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을 향해 큰 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시위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진보론자들은 계급 모순 또는 분단 모순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그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가를 떠나 우리 사회는 시위만큼이나 많은 모순 속에 있다. 이러한 모순을 풀어갈 대화 창구가 없던 시기에서 좁아터진 골목으로 막 들어온 지금, 모든 문제를 다 풀어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좁은 골목을 더 좁게 만드는 계층간의 분열과 반목이 깊어지고 이익집단이 득세한다면 우리 사회는 끝없는 논쟁만을 이어가야할 것이다.



● 폭력 시위를 대하는 자세


폭력을 주요 방법으로 하는 어떠한 행위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최근 언론 보도를 접하면 폭력 시위 양상이 걱정스러워진다. 이는 국민들 모두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언론 보도의 시위대와 정치권을 저울질하면서 심판하는 듯한 뉘앙스는 그리 달갑지 않다. 양비양시(兩非兩是)론에 젖어든 기성 언론이 폭력시위가 등장하면 물 만난 고기처럼 시위대의 폭력성을 매 시간 화면과 신문, 인터넷을 통해 증폭시키고 이것으로 모자라 시위 중에 부상당한 시위대나 경찰의 모습을 선정적으로 비춰낸다.

폭력 시위 자체는 문제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사회의 현안도 함께 묻혀지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폭력 시위를 문제 삼는 것에는 익숙해있지만,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시위 속에서 잔뼈가 굵어온 소위 386세대는 국민의 정부 이후 정계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전국대학생협의회(전대협)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출신들의 국회와 정치권 진입은 8, 90년대 격렬 시위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리라 보는 시각도 많았지만, 정작 그들은 또 다른 보수로 회귀하고 말았다.

2000년 1월 30일, 민주노동당의 탄생과 이를 통한 진보진영의 새로운 판짜기는 거리의 정치를 의회의 정치로 바꿔 놓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 그러나 이 마저도 성난 민심을 받아내는 그릇이 되기에는 부족했나 보다. 제도권에서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몇몇 현안을 제외하고는 다수의 시위 쟁점은 제도권 내부에서 협의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테이블에서는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매번 물리력이 동원되고 있다.



●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이는 세상으로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견이 우선하는 세상이다. 일면 다수의 의견은 중요하다. 다수에 의한 독재만 아니라면 자유 민주주의는 이러한 약속을 서로 지키면서 모두가 공존해야함을 우리는 어린시절부터 배워왔다.

다수에 의한 독재는 소수를 물리력으로 탄압하거나 강제하는 것만이 아니다. 소수의 의견이나 생존권이 보장되는 틀 속에서 민주주의는 가치 있는 시스템이다. 폭력시위는 시위에 나서는 시위대뿐 아니라 시위를 진압해야하는 경찰, 그들의 가족, 더 나아가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이러한 갈등은 계층간의 균열을 불러올 것은 자명하다. 날로 심화되는 계층간의 격차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물리적 충돌을 불러온다.

기회의 균등과 다양성, 사상의 자유, 대화를 통한 이해와 존중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이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한미FTA가 문제가 있다면,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또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계층간의 대화가 활발해지고, 서로가 존중하고 존중받는 풍토가 토착화되도록 정치권, 시민단체 언론 등이 더욱 분발한다면 폭력 시위를 비판만하고 대안 없이 버둥거리는 지금의 모습에서 벗어나 폭력 시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밀실의 장막을 거둬버린 지난 시대의 민주화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이룬 소중한 민주화의 결실을 지켜내기 위해 몸을 더 낮추는 지금이 되어야겠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