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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탑리 5층 석탑


우리나라는 석탑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석탑이 많다. 지정문화재의 대부분 석탑이고, 일부가 전탑이다. 석탑이 많은 이유는 석탑이 중국이나 동남아의 탑의 모양과 다른 한국 특유의 독창적인 모델이라는 점과 우리 지형이나 절집의 정제된 모습에 어울리기 때문일 것이다.

석탑 가운데서 모전석탑이라고 하는 독특한 형식이 있다. 모전석탑은 석재를 벽돌 모양으로 잘라 중국풍의 전탑 형태로 만든 탑이다. 선덕여왕때 만들어진 분황사탑이 시초이며, 그 발전된 모습이 의성, 선산, 영양 등지에 일부 남아 있다.

의성 탑리의 5층석탑은 전체적으로 전탑의 형식을 본받고 있다. 지붕돌 윗부분의 층급, 단층 기단, 감실, 석재를 벽돌처럼 자른 점 등이 전탑의 모습이다. 원래 중국의 전탑이 목탑의 형식을 형상화했듯이 이 탑도 목탑을 형상화하고 있다. 1층에서 5층에 이르는 몸돌에 갓기둥과 안기둥이 있는데 특히 1층의 갓기둥은 배흘림 형식이다. 목탑을 형상화한 또 다른 증거는 1층 갓기둥을 모두 딴 돌로 세우고, 기둥 윗부분(柱頭)에 목조건물에서 기둥과 공포 사이의 짜 맞추는 형식(坐頭, 額枋)이 조각돼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탑에서는 볼 수 없는 처마 끝의 약한 반전도 이 탑이 목탑의 형태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 탑은 전탑의 형태를 취하면서 신라 정형 석탑으로 이행되는 과정에 있는 탑이다. 즉 석재가 분황사탑보다 큰 모양으로 잘라졌고, 갓기둥과 안기둥이 있으며, 14장으로 짜 맞춘 지대석 위의 기단은 24장의 돌로 짜 맞추었다. 각 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짜 맞추는 형식이 석탑을 닮아 있다. 그리고 처마 끝의 약한 반전은 이후의 석탑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한다. 따라서 이 탑은 모전석탑에서 초기 석탑의 형태로 전환하는 탑으로서 탑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