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작년 개인의 금융자산이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급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천조원을 돌파했다.
개인의 금융자산 증가 폭이 금융부채 증가 폭의 6배에 육박하면서 개인의 재무건전성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09년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개인의 금융자산은 2천4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11조7천억원 급증하면서 2002년 집계 기준 변경 이후 처음으로 2천조원을 넘었다.
이 중 상거래신용과 기타금융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은 1천995조6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11조9천억원(18.5%)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2002년 집계 이후 최대 폭으로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 금융자산은 2005년 1천400조6천억원에서 2007년 1천714조7천억원으로 늘어나고서 2008년 31조원 감소했지만, 작년 311조9천억원 급증했다.
개인 금융부채(상거래신용.기타금융부채 제외)는 854조8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2조5천억원(6.5%) 증가했다.
금융부채 증가율은 2006년 11.5%에서 2007년 10.9%, 2008년 7.8% 등으로 3년째 둔화했으며, 증가 폭은 금융자산 증가 폭에 비해 6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개인 부채를 2009년 통계청 추계인구(4천875만 명)로 나눈 1인당 빚은 1천753만원 수준이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334배로 전년의 2.098배보다 높아졌다. 2005년 2.327배를 웃돌면서 2002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1천140조7천억원으로 259조4천억원 급증했다.
개인의 순금융자산이 늘어난 것은 예금이 늘어난 데다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금융자산이 큰 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산 증가액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165조4천억원이 주가나 환율 변화 등 비거래 요인에 따른 것이다.
한편, 작년 기업의 금융자산은 932조3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3% 증가했으며 부채는 1천233조원으로 6.6% 늘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순부채는 300조7천억원으로 전년의 334조5천억원보다 33조9천억원 감소했다.
작년 중 금융부문에서 신규로 자금을 공급한 규모는 166조3천억원으로 전년 235조2천억원보다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2008년 급락했던 주가의 회복으로 개인이 가진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서 작년 개인의 금융자산이 급증했다"며 "2008년 117조4천억원이던 금융부문의 신규 기업대출이 작년에는 27조원에 머무는 등 기업의 자금수요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