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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레는 설국(雪國)으로 떠나는 환상여행, 강원도


겨울에는 역시 눈이 와야 제맛이지요. 불혹을 넘긴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눈 내리는 날이면 콩닥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강원도로 떠나는 여행길에는 그 마음이 유독 더해집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 일기예보도 꼼꼼히 챙겨보게 됩니다. 혹시 눈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지요. 아마 여러분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릴 적 아침에 눈을 뜨고 현관문을 나섰을 때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고 있던 순백의 세상을 기억하시는지요. 지금도 그 알싸한 새벽공기와 새털처럼 나풀거리던 하얀 눈송이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여러분과 함께 강원도로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얀 솜이불을 덮고 있는 월정사의 모습이 참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매섭기만 한데 하얀 눈을 이고 앉은 사찰의 모습은 봄날처럼 포근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스님들이 생활하시는 요사체와 월정사의 부엌이랄 수 있는 공양채 대법륜전 지붕에 내려앉은 눈이 참 소담스러워 보입니다. 월정사에선 적광전 앞 팔각구층석탑(국보 48호)과 1km에 달하는 전나무 숲길도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입니다.

강원도 평창 오대산 자락에 자리한 상원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 강원도 인제 설악산 봉정암, 강원도 영월 사자산 법흥사, 강원도 정선 태백산 정암사) 중 한 곳으로 부처님의 이마에서 나온 정골(頂骨)사리를 모셔놓은 곳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이곳 상원사를 두고 지혜와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신령스러운 곳이라고도 합니다. 상원사에는 적멸보궁 외에도 경주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과 더불어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통일신라시대 범종 3구 중 하나인 상원사 동종(국보 제36호)과 예배의 대상으로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동자상인 문수목조동자좌상(국보 제221호)이 있습니다.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양떼목장은 언제가도 참 좋은 곳입니다. 파릇파릇 새싹이 고개를 내미는 봄이나 신록이 가득한 여름 그리고 낙엽 지는 가을도 매력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눈 덮인 양떼목장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뽀득뽀득,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들리던 기분 좋은 소리. 그리고 채로 걸러낸 밀가루처럼 곱디고운 눈 위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기억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새롭기만 합니다. 참,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불어대던 매서운 칼바람과 그 바람에 실려 반짝거리던 은빛 햇살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 중 하나입니다.

양떼목장에선 입장료 대신 건초를 구입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양떼목장이니 양들에게 건초라도 주고가라는 의미이겠지요. 봄부터 목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양들은 11월초 월동을 위해 모두 축사로 옮겨지는데, 양들에게 건초를 먹이는 체험은 이곳에서 진행됩니다. 시골 할머니의 파마머리처럼 곱슬곱슬한 털을 뒤집어쓴 채 뒤뚱거리는 모습도 그렇지만 오물거리며 건초를 받아먹는 모습도 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건초가격은 대인 3천원, 소인 2천5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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