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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문화의 향기를 좇아 떠나는 여행


경기도의 두 축인 안성과 화성은 닮은 듯 참 다른 풍광을 간직한 지역입니다. 뭐라 꼭 집어 얘기하긴 힘들지만 그 속으로 들어서면 머리보다 가슴으로 와 닿는 그 무엇이 무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래서 안성과 화성을 아우르는 여행길은 그만큼 풍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성맞춤의 고장 안성에서 낙조가 아름다운 화성 궁평항까지, 짧지 않은 거리를 카메라 한 대 메고 떠나는 길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서일농원은 우리네 전통 장맛을 지켜가는 공간입니다. 된장과 고추장 등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류를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멋스러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2천 여 개의 장독이 빼곡히 들어찬 장독대의 모습은 분명 장관입니다. 서일농원이 영화 ‘식객’의 촬영지로 낙점되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경기도 안성시의 남사당전수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사당놀이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단원들 모두가 안성시립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소속이고 보니 연희자를 자원봉사자들로 구성하는 타 지역의 전통놀이보다 연희의 수준이 한결 높습니다. 남사당놀이는 고사굿을 필두로 줄타기, 살판, 버나놀이, 무동놀이, 상모 등이 연이어집니다. 1시간 30분 남짓 진행되는 공연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합니다.

화성을 대표하는 여행지로는 화성8경중 제1경인 융건릉을 꼽을 수 있습니다. 융건릉은 사도세자인 장조와 경의왕후를 모신 융릉과 그의 아들 정조와 효의왕후의 합장릉인 건릉을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효성이 지극했던 정조는 자신이 죽으면 아버지인 사도세자 옆에 묻히기를 원했기에 지금의 자리에 릉을 쓰게 됐다고 하네요. 융건릉은 멋스러운 숲길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융릉과 건릉을 잇는 멋스런 숲길은 잊지 말고 꼭 한 번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융건릉 서쪽에 자리한 용주사 역시 정조의 지극한 효심이 배어있는 곳입니다. 본디 동대문 밖에 있던 융릉을 현재의 위치로 옮기고 그 원찰로 창건한 사찰이 바로 용주사이기 때문입니다. 용주사를 효찰대본산이라 부르는 이유이지요. 최근 용주사는 효찰대본산이라는 본연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홍살문을 복원하고, 지난 6월28일에는 100년 만에 사도세자를 추모하는 제향을 열기도 했습니다.

안성에서 시작해 화성을 아우르는 이번 여행의 종착지로는 낙조가 아름다운 궁평항이 제격입니다. 화성하면 제부도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여행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선 북적대는 제부도 보다는 호젓한 궁평항이 분명 한수 위입니다. 궁평항의 일몰은 화성8경 중 제4경에 꼽힐 만큼 일품이지요. 길기 뻗어 나온 방파제에서 핏빛으로 물들어가는 서쪽 하늘을 마주하는 호사는 여행을 떠나온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특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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