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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바다 그리고 문화를 관통하는 길, 목포 갓바위길


목포 갓바위길 걷기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앞에서 시작합니다. 짧은 해안도로를 따라 200여 미터를 가면 갓바위(천연기념물 제500호)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고,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바로 갓바위 해상보행교가 나옵니다. 총 연장 298m인 해상보행교는 지난 2008년 4월 목포시에서 갓바위 감상을 위해 설치한 것으로 일반 교량과는 다르게 교각 없이도 물에 뜰 수 있는 원리를 적용해 만든 다리입니다. 때문에 밀물과 썰물 그리고 물결의 출렁임에 따라 갓바위 쪽으로 밀려오기도 하고, 바다 쪽으로 떠내려가기도 합니다. 해상보행교 위에 서면 갓바위가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두 개의 바위가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갓바위라 부른다는데, 얼핏 봐서는 투구를 쓰고 있는 장군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해상보행교를 지나면 바로 유람선 선착장이 나오고, 선착장 옆 달맞이 공원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좌측은 입암산 등산로, 우측은 평화광장 해안산책로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입암산부터 올라보는 게 순서입니다. 사실 입암산은 산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야트막합니다. 높이가 120m에 불과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 그 어떤 속단도 금물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격대비 성능이 월등한 산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산이 낮으니 큰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고, 거기에 육산(肉山)과 골산(骨山)의 매력을 두루 갖추고 있어 짧은 산행 동안 두 개의 산을 오른 듯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입암산의 매력은 역시 암봉에서 바라보는 경치입니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다 만나는 능선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암봉으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몇 개의 바위틈을 비집고, 짧은 철제 계단도 올라야 하지만 크게 힘든 코스는 아닙니다. 암봉에 올라서면 저 멀리 영산강하구둑에서 남항까지 목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내려오는 길은 입맛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입암산 정상에서 이로동사무소를 거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로 오는 방법도 있고, 편하게 왔던 길은 되짚어 내려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있다면 암봉에서 바위구간을 지나 바로 내려와도 됩니다.

평화광장 해안산책로도 용당동 일대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길입니다. 유람선 매표소가 있는 달맞이광장에서 영산하구둑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코스지만 바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부 구간은 산책 데크가 설치돼 있어 해변을 걷는 것 이상의 운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편도 1.6km인 평화광장 산책로는 낮보다는 저녁에 밤바다를 보며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걷기의 마무리는 시작점이었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맞은 편 자연사박물입니다. 중앙홀을 포함해 지질관 육상생명관 수중생명관 등 모두 8개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는 자연사박물관은 아이들이 좋아 하는 공룡 화석에서부터 각종 포유류 그리고 90여만 종에 이르는 다양한 곤충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자연생태교육관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유가 있으면 한번쯤 들러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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