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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일상 탈출 - 당신을 유혹하는 그곳으로의 여행, 신안 우이도


전남 신안 앞바다에 떠 있는 우이도는 모래의 섬입니다. 자그마한 섬 이곳저곳이 참 아름답지만 그 백미는 역시 돈목해수욕장 끄트머리에 자리한 모래산, 풍성사구입니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소실돼 출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 켠이 벅차옵니다. 자연의 위대함을 마주하면서, 너무도 작은 내 모습을 보아버렸기 때문이겠지요.

우이도의 돈목해수욕장은 참 아늑합니다. 좌우로는 도리산과 소래산이 그리고 뒤로는 우이도의 최고봉인 상산봉이 떡하니 버티고 섰으며 잔잔히 밀려왔다 밀려가는 물결이 참 곱습니다. 살랑거리며 발끝에 와 닿는 파도가 어찌 그리도 여리고 부드러운지 마치 한적한 호숫가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소의 귀를 닮은 섬, ‘우이도(牛耳島)’. 그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면 우이도 최고봉인 상산봉(358m)에 올라봐야 합니다. 돈목해수욕장을 사이에 두고 길게 흘러내린 도리산과 소래산의 모습이 정말이지 소의 귀를 닮았습니다. 하지만 상산봉 산행이 그리 녹록지 만은 않습니다. 아직 정식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지 않은 탓에 길의 흔적만 흐릿하게 남아 있을 뿐 별도의 안내판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한번쯤 도전해 봄직한 이유는 상산봉 정상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멋스러운 풍경 때문입니다.

산상봉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돈목마을에서 진리마을로 넘어오는 트래킹 코스도 괜찮습니다.
원시림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이 길은 사실 돈목마을과 진리마을을 잇는 유일한 육로이기도 합니다. 돈목마을과 진리마을 사이에는 대초마을이 자리해 있습니다. 이제는 폐촌이 되어버린 곳이지만 우이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마을이 바로 대초마을입니다. 진리마을에서 돈목마을로 돌아올 때는 힘겹게 왔던 길을 되짚는 것보다 여객선을 이용하는 게 편리합니다. 돈목마을로 돌아오는 여객선은 진리마을에서 오후 3시경 출발합니다. 진리마을에서 돈목마을까지야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지나는 동안 동·서소우이도와 예리, 선창구미 등 자그마한 마을들을 두루두루 경유하기 때문에 40분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리 나쁠 건 없습니다. 우이도 남쪽 해안은 여느 유명 섬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멋스러운 절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니까요.

돈목선착장에서 일몰을 기다립니다. 황금빛으로 바다를 물들이던 태양이 어느새 연분홍빛으로 하늘을 적시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하늘은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 버립니다.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아쉬움 때문에 언젠가 다시 신발 끈 질끈 동여맬 용기가 생길지 모르니 그날을 기약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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