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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알고싶다] 누가 신문을 만드나, 발행의 진실

지난 2017년 9월 9일 새벽 세시 경, 어둠이 깔린 학교. 아무도 없는 아람관 건물 안에는 희미한 불빛이 보입니다. 저 불빛은 대체 무엇일까. 여기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누구일까. 우리는 조심스럽게 아람관 현관문을 두드려봤습니다.

[쾅쾅쾅쾅] 안녕하세요, ‘그곳이 알고싶다’ 팀입니다. 누구 안에 계신가요?

얼마나 지났을까.

머리를 질끈 묶은 채 한손에 빨간 펜을 들고 모습을 드러낸 이는 다름 아닌 한 여학생이었습니다. 그녀는 누구일까. 그리고 왜 이런 늦은 시간까지 여기에 있는걸까.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한참 우리를 바라보던 그녀는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곳에 온 취지를 꽤 오래 설명했습니다. 한참동안 계속되는 제작진의 설득에 결국 그녀는 문을 열어줍니다.

“들어오세요.”

그녀를 따라 들어간 곳은 아람관 109호. ‘계명대신문사’라고 쓰여있는 나무간판이 이곳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무실이 하나 보입니다. 이곳은 학생기자들이 생활하는 ‘국자기자실’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봤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말입니다. 기자실에는 우리에게 문을 열어준 여학생 말고도 다른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낯선 이의 등장에 놀랐을 법도 한데, 의외로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이 시간에, 이 많은 학생들이 아람관에 남아있는 이유는 뭘까. 학생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알아봐야겠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집에 간 시간에 아람관에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하. 인터뷰원을 취재해보기만 했지 이렇게 직접 인터뷰원이 되어보기는 처음이네요. 4일이 발행일이라서요, 신문이 나오기까지 꽤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지금은 거의 막바지 단계 입니다.

신문이 나오기까지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신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기획, 기사분배, 청탁, 자료정리, 취재, 기사작성, 원고교정, 편집, 제작의 단계를 거칩니다. 보도면을 예로 들자면 학내 행사나 학교 소식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그 주에 학교에 무슨 행사가 있는지 알아봐야겠죠. 보도면을 담당하고 있는 학생기자는 다른 기자들의 시간표를 확인한 후에 시간이 맞는 기자에게 기사를 분배합니다. 기사를 분배받은 기자는 대략적인 정보를 사전취재한 후에 행사가 있는 날 현장취재를 하게됩니다. 현장에 가서 행사관계자를 직접 만나고, 행사 참가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하죠. 보통 취재를 다녀온 날 저녁에 기사를 작성하게 되는데, 처음 나온 원고를 ‘초안’이라고 합니다. 초안은 선배기자, 부장, 국장을 거치면서 원고 교정을 받게 됩니다. 다음에는 기사를 어떻게 넣을지에 대해 면 담당자가 편집국장과 상의해서 면의 대략적인 편집을 생각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게 되죠. 제작이 완료되면 오탈자나 잘못된 정보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이 단계를 여러번 거친 후에 이상이 없다고 확인되면 인쇄소에 파일을 넘기고, 다음날 아침에 각 단과대학의 배부대에 신문이 놓이게 되죠.

신문이 발행된 후에는 평가회의를 통해 이번에 발행한 신문의 어떤 점이 괜찮았는지, 어떤 점에서 아쉬웠는지 다함께 이야기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계명대신문사의 웹사이트인 www.gokmu.com에 전자신문을 올리고나면 한 호 발행이 마무리됩니다. 어때요? 생각만큼 간단하지만은 않죠?

보도면 말고 다른 면들은 어떤지도 궁금한데요.

궁금해 하시니까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계명대신문은 총 8면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메인기사(1면)와 우리학교의 사람들을 만나보는 인터뷰(2면), 학내행사를 다루는 보도(3면), 대학관련 기사를 다루는 대학(4면), 우리사회의 뜨고있는 이슈를 기자들이 기획해 전문가에게 원고를 부탁드려 글을 싣는 문화·생활(5면), 학술(6면), 그리고 학내의 여론을 다루는 여론(7면), 그리고 대학생들의 관심사와 발랄한 생활을 다루는 발자취-발랄한 자신감에 취해보자!(8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할 일이 많아 보이네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

같은 ‘대학생’신분이라 해도 각자 다른 하루를 살고 있듯이, 이 곳 기자들도 하루 동안 하는 일이 다 같지는 않아요. 기자들도 학생신분이기 때문에 수업도 듣고, 친구와 점심식사도 하죠. 공통된 일과를 말씀드리자면 아침 8시에 모두 신문사로 출근을 합니다. 인사를 하고 나면 각자 자리에 앉아서 그날 해야 할 일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아침에 회의가 있는데, 이때 정리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의논할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그 후에는 자신이 맡은 일을 하면되죠. 수업을 들으면서 활동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익숙해지기만 하면 금방 끝낼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에요.

계명대신문사에서 학생기자로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들.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계속 이곳에 남아 활동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기자들이 이곳에 오래남아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회의하고 강의 듣고 과제하고 신문사일도 하면서 이렇게 바쁘게 보내고 나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금방 가요. 또 다른 장점들도 많아요. 이곳에서 활동하게 되면 개인책상과 컴퓨터를 줘요. 그래서 공강시간에 방황하지 않고 앉아서 과제를 하거나 공부를 할 수가 있어요.

더불어 여기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님, 우리학교 직원분들, 그리고 외부의 취재원 등 다양한 계층, 연령, 성별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대인관계 능력 또한 자연스럽게 길러져요. 나중에 직장에 가서 지켜야할 예절이나 처세술에 대해서 익숙해지면 당황하지 않고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겠죠? 처음 수습에서부터 수습기자, 준기자, 정기자, 부장, 국장에 오르기까지 단계를 거치는 것 또한 마치 작은 사회생활을 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획을 생각해내고 기사를 작성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시사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원래는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질문하실까봐 눈을 피했었는데 손을 들고 발표하는 일들이 잦아지기도 했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최근의 사건에 대해 물어보셔도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요즘에는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기사를 작성하면서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요. 간단한 레포트나 자기소개서 정도는 금방 쓸 수 있게되죠.

편집프로그램을 직접 배워볼 수도 있는데요, 바로 저희가 신문을 편집하고 제작할 때 사용하는 편집디자인프로그램 ‘QuarkXPress’를 다룰 수 있어요. 저희는 직접 편집 및 제작을 하는 기자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직접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그뿐이 아니예요. 신문사에서 준기자로 발령이 나고부터는 매달 활동비와 원고료는 물론 매학기 장학금 등이 지원돼요. 여기서 솔깃하는 친구들도 있을텐데, 이것만 보기보단,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본인의 의지가 더 높아야겠죠?

신문사 생활 중 가장 좋은 점은 사소한 이야기부터 힘든 고민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다는거에요. 물론 다른 동아리 선·후배나 친구들에게도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함께 작업을 하다보면 미운 정, 고운 정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고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거든요. 기쁨도 같이 나누고 슬픔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많다 보니 남다른 소속감이 느껴져요. 어떻게 보면 개인주의 때문에 삭막해질 수 있는 대학생활에서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게 든든하고 특별해요. 사실 장점은 더 많은데, 이건 나중에 여기 오시면 더 이야기해드리려고 아껴둘게요.



‘계명대신문사’에서는 수습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1학년 학생을 찾습니다.
또는 그런 학생을 주변에서 본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053-580-5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