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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권교체와 한일관계

일본의 일방적인 변화만을 기대하기 보다 그들을 변화시키는 우리의 자세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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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비서구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의회 정치와 정당 정치를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이다. 그러면서도 밑으로부터의 시민혁명 없이 민주주의를 확립한 유일한 나라이다. 지금까지 사실상 정권교체가 없는 것도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자민당이 54년간 세계에서 가장 긴 장기 정권을 유지한 것도 이상하지 않다. 수수께끼 같은 현상이다. 이번 선거는 일본이 입헌정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변화이다. 선거를 통한 밑으로부터의 변화 욕구가 정권 교체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옮겨간 이번 사건을 두고 “일본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한다. 일본의 역사에 비추어보면 단순한 정권교체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일본은 좀처럼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못하는) 나라라고 한다. 이를 만고불역론(萬古不易論)이라 한다. 그럼에도 일본은 역사적으로 극적인 변화를 했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2차 대전 후에는 군국주의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했다 이를 외압론으로 설명한다. 즉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의 압력을 통해 변화를 한다는 것이다. 메이지유신은 서양 세력의 식민지화 압력에 대한 반동으로 초래된 것이며, 2차 대전 이후의 민주주의 국가로의 변화는 약 7년간에 걸친 미국의 점령통치 하에 가해진 ‘강압’때문이었다고 한다.

일본 정치도 마찬가지로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흔히 55년체제라 일컬어지는 자민당 중심의 정권이 1955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었다. 이를 일본정치의 안정성이라 부르기도 했으나, 정권교체 없는 삼류 민주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경제 선진국, 정치 후진국이라 불린 이유이다.

자민당 장기집권의 배경에는 변화를 꺼리는 일본사회의 특질도 있으나, 일본의 정치와 사회를 지배하는 강력한 관료제도 한몫을 했다. 관료는 본질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 일본의 관료는 2차 대전 이전에는 근대화의 주역으로서, 2차 대전 이후에는 고도성장의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체제를 뒷받침하고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강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2차 대전 이전에는 천황의 관료로서, 그 후에는 자민당의 관료로서 실질적으로 일본의 정치 사회를 지배해왔다.

자민당과 관료의 밀착은 또 경제계와의 유착을 가져오게 되었다. 정치(자민당)-관료-경제계는 철의 삼각동맹을 형성하면서 일본 사회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유착 관계는 관료 중심주의 정치와 부패구조를 만들었으며, 결과적으로 자민당과 관료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관료 주도적 정치를 탈피하고 정책결정권을 정치로 옮겨 가도록하겠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이다.

이번 선거는 외압이 없었음에도 일본 국민 ‘스스로’ 정권 교체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매우 예외적이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정책 비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역사, 사회적 흐름이 그 저류에 있을 것이다. 반공과 성장을 축으로 한 자민당 정권은 냉전과 거품경제의 붕괴로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이다. 경제적으로는 수출의존, 성장 중시의 발전 모델이 한국, 중국 등 신흥국의 등장, 환경 및 에너지 절약형 산업이라는 큰 벽에 부딪쳤다. 또 하나는 외교와 안보이다. 일본은 외교와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발전에 전념해 고도성장을 실현했다. 미국을 따르면 득이 된다는 논리다. 2차 대전 이후 일본 외교노선을 확립한 요시다 시게루 수상의 이름을 따서 요시다 독트린이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 의존은 국가로서의 자율성을 약화시키고, 경제적으로도 미국을 추종하게 되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여과 없이 받아들인 일본의 경제, 사회 개혁은 빈부격차와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일본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새로 정권을 잡은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가 미국의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세계화와 시장주의가 일본의 경제와 사회를 파괴했다고 비판하고, 미국 추종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표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우리에게 중요하다. 가깝고 많은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일본의 정권교체를 우리가 주시하는 이유는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한일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사인식의 문제이다. 현대 국제관계는 기본적으로 현실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한일관계는 현실적 이해가 아니라 과거 역사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큰 요소로써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특수성이 있다. 독도문제, 종군위안부문제, 야스쿠니 신사참배, 역사교과서 문제 등이 그것이다.

한일관계는 일본외교의 전체적인 틀 안에서 조망해야 한다. 민주당의 외교정책은 기본적으로 탈미국, 아시아 중시를 표방하고 있다. 자민당의 아시아 중시 정책은 과거사에 대한 보다 유연한 인식의 변화를 보이는 데에서 출발하게 된다.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는 아시아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아시아 공동체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그 연장선상에서 종군위안부문제, 야스쿠니 신사참배, 일본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와는 별개로 인식하고 있는 독도문제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탈미국이 한일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이다. 민주당의 탈미국은 안보와 외교에서 무조건 미국을 따르지 않고 대등한 관계설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최고의 동맹으로 평가 받고 있는 미일관계에 변화가 올 것인가. 그럴 경우 주일 미군의 역할이 조정되고 주한 미군의 기능도 변화할지 모른다.

한 나라의 외교정책은 그 나라에 주어진 특수한 환경에 지배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권교체에도 쉽게 변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일본의 정권교체가 한일관계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한일관계에서 독도문제는 잠재된 현안이다. 독도문제가 한일관계 전체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관계’는 상대가 있는 일이다. 일방적인 변화만을 바라기 보다는 일본이 변할 수 있도록 하는 대응도 매우 중요하다.




[사설]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서며 오늘부터 새로운 방역 체계가 시행된다. ‘단계적 일상회복’이다. 일부 예외가 있지만 모든 시설의 상시 영업이 가능하고, 사적 모임은 10명까지, 행사의 경우 100명까지 모일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지 어느덧 2년째다. 누구나 알고 있고 흔히들 하는 말이지만, 인간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코로나19가 초래한 피해는 개인과 사회에 걸쳐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도 깊지만, 교육 분야의 피해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유독 심각하다.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의 인지 여부와 별도로 피해는 지속될 것이다. 학교 문을 닫는 것은 어느 시대나 극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 일이다. 더욱이, 질병으로 학교 문을 닫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교사 및 교수, 학생에게 강제된 비대면 수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였느냐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 연구가 제출되겠지만, 하나 분명한 점은 교원과 학생들 모두 비대면 수업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점이다. 우리 대학에도 기왕에 다수의 온라인 수업이 있었지만 그 존립의 바탕은 대면수업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이번 학기 시작부터 대면수업 위주의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 많은 준비와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