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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몰린 청년고용 문제, 해결방안은?

창조시대에 걸맞는 인재성과 양보의 자세 필요

지난 7월 27일, 정부는 ‘청년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청년고용 문제의 원인은 다양하다. 선진국 문턱에 다다르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신규 일자리의 창출이 여의치 않다. 정보통신기술의 보편화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증가하여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청년고용 문제를 ‘절벽’이라고까지 표현하며 긴급 대책이 필요했던 것은 이러한 일반적 트렌드에 더하여 두 가지 문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는 세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구조적 문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장기적 침체기에 접어든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우리 경제는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아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어 신규고용 창출이 어렵다. 다른 하나는 국내 문제로서 내년부터 정년은 60세로 늘어났는데 정년연장이 청년고용에 미칠 단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노동시장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상태에서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고용연장을 통해 일하는 기간을 늘이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장년고용을 연장하면서 청년고용 문제에 대한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못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정부의 대책만으로 청년고용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은 그 자체로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민간부문의 동참도 어느 정도 현실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학구조조정 등을 통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그래서 그만큼 기대도 크지 못한 정책 보따리에 불과하다. 향후 3-4년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는 청년고용을 생각해보면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지만, 정부의 대책에 기대어 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말 큰 착각일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일자리 창출효과가 가장 큰 것은 경기활성화다. 경기가 활성화되려면 시장이 커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중 FTA를 비롯한 경제영토의 확대나 서비스산업 발전, 의료관광산업 육성, 적극적 한류 활용을 통한 문화산업 육성,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세계의 소비자가 다투어 소비할 수 있는 신규 융합산업의 창출, 소비활성화, 사회안전망 확대 등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정책들이다.

문제는 서로 상반된 효과가 예상되는 다양한 정책들이 정치권에서 대중 영합적으로 마구 주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법인세 인상은 세수확대를 통해 복지정책을 강화하자는 것이지만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털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는 것도 지금 당장 곳간을 털어 내년에 쓸 종자까지 먹어버리자는 것은 아닌지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에 대한 극심한 차별이라는 노동시장의 이중적 구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정규직 중심의 노동계도 모두 함께 고통을 나누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가진 기득권은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합의를 구하는 자세가 아니다.

당사자인 청년들도 달라져야 한다. 창조시대에 중요한 것은 남과 유사한 스펙이 아니다.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취업을 하려면 취업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이력서를 수백 장 써도 취업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최선이라 할 수 없다.

안정적 직장에 취업하여 편안하게 생활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차별화된 나만의 강점을 갖추어야 하고, 남다른 도전의식이 필요하다. 남과 다른 생각과 남다른 의지를 갖고 과감한 도전의식을 지닌다면 실패를 해도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능력 있는 인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스스로 전역을 미루고 전투에 참여하려 했던 군인들을 여러 기업이 다투어 채용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은 그들이 믿을 수 있는 책임 있는 청년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정부의 긴급대책이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그것만으로 청년고용 절벽이 해소될 수는 없다. 절벽은 넘어가면 된다는 신념과 강한 의지,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높은 윤리의식을 갖춘 젊은이에게 절벽은 작은 계단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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