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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전문가가 추천하는 ‘이색 먹거리’ World Best 5

과거에는 말 그대로 보편적인 한식, 예를 들어 김치찌개, 된장찌개, 콩나물 무침, 불고기, 김치 등을 먹었지만 지금은 식탁 위에 등장하는 음식들이 꽤나 글로벌 해졌다. 방송의 수많은 쿠킹쇼와 SNS 덕분에 밀푀유 나베부터 파스타, 볶음 우동 등 일식, 양식, 중식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식들이 식탁에 오른다. 한국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짐과 더불어 음식에 대한 관심도 끝없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음식을 소비하는 양식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색적이지만 맛이 있어 꼭 먹어보면 좋은 세계의 음식 다섯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싱가폴의 ‘락사’ 

싱가포르는 국제 허브로 수많은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 각종 문화, 특히 식문화가 융합되어 있기에 전 세계의 요리와 그들이 결합된 퓨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그 중에서 싱가폴의 전통요리인 ‘락사’라는 면요리를 소개한다. 지역에 따라 다양한 락사가 존재하는데, 보통 코코넛밀크를 베이스로 갖은 향신료를 듬뿍 넣어서 주황색의 카레 같은 국물에 통통한 짧은 하얀 면을 말아 먹는다. 새우와 조갯살 등의 해산물이 들어가며 젓가락 없이 숟가락으로 떠먹는 방식이다. 한술 뜨면 살짝 매운 느낌이 스쳐가면서 커리 비슷한 풍미를 베이스로 깔고 굉장히 부드럽고 향긋한 맛이 입 안 전체를 가득 채운다. 진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락사의 국물은 통통하고 씹을 것도 없이 넘어 가는 쌀면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거기에 탱글탱글해서 톡 하고 터지는 새우살과 쫄깃하면서 바다의 비릿한 청량감을 전해주는 조갯살이 맛의 포인트이다. 맛이 좋은 면요리이지만 너무 뜨겁고, 더운 실외에서 먹는 경우도 많기에 꼭 차가운 코코넛 주스를 곁들여야 좋다.  

 

중국의 ‘띠싼씨엔’ 

한국에서는 보통 가지를 나물이나  냉국으로 많이 먹고 기름에 조리해서는 잘 먹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기름을 머금은 가지는 가지를 싫어하는 사람도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큼의 엄청난 맛을 보여준다.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가정식 요리 중 하나가 바로 띠싼시엔(地三鮮)이라는 가지볶음이다. 지삼선이라는 요리는 땅 지, 석 삼, 신선할 선이라는 말 그대로 땅 위의 세 가지 신선한 재료로 만든 요리라는 뜻이다. 보통 가지, 감자, 피망으로 많이 만들지만 지역마다 가지는 꼭 들어가고 나머지 재료는 바뀌는 편이다. 특히 후난식 가지볶음은 매콤한 고추가 듬뿍 들어가서 은은한 매운 맛을 가지고 있기에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름에 볶인 가지, 즉 기름을 잔뜩 머금어 흐물흐물해진 가지를 처음 보면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라면…. 하지만 한 젓가락만 먹어 보자. 그럼 입 안에서 펼쳐지는 맛의 향연에 소리를 지를지도 모른다. 가지에서 아주 부드러운 고기의 맛이 나는 기묘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페루의 ‘세비체’ 

생선회는 동양에서만 볼 수 있는 음식인 것 같지만, 남미의 페루에서도 생선회 요리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우리의 회무침과 맥을 함께 하는 ‘세비체(Ceviches)’는 동양에서 전파된 것이 아닌 페르시아의 시크바즈라고 하는 소고기 스튜 요리가 전세계에 전파되며 변형을 거듭하다 페루에 정착된 것이다. 

세비체는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상큼하며 매콤한 생선회 요리이다. 늘 먹는 우리의 생선회 요리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인데, 생선살과 각종 해산물을 레몬과 라임 같은 시트러스 즙과 고수, 고추, 다진 양파, 소금에 버무린 요리이다. 단순히 버무린게 아니라 일정 시간 숙성을 시킨 요리로 산도가 높은 재료들이 연약한 생선과 해산물 살에 배여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응고시키는 화학반응으로 열을 가하지 않았지만 그와 유사하면서도 색다른 식감과 맛을 전해준다. 전반적으로 상큼하면서 향신료가 갖는 풍미를 가지고 있기에 전채요리로 즐기기 좋다. 

 

우즈벡의 ‘마르꼬프 빠 까레이스끼’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의 음식점에서 메뉴를 주문했을 때 꼭 나오는 반찬 한가지가 있다. 붉은색으로 채 썰어 둔 채소 절임으로 약간 기름기가 있으나 아삭하고 상큼한 느낌이라 고기 위주의 우즈벡 식탁 메뉴에서 느끼함을 잡아준다. 

이는 우즈벡 전통 요리 같지만 사실 중앙아시아 지역에 사는 고려인들의 음식인 당근 김치이다. 김치가 없으면 살 수 없는 한국인들이 이주한 중앙아시아는 너무나 척박해서 별 다른 채소가 없었다. 그래서 그곳에서도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당근으로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게 시초였다. 이 당근 김치는 우즈벡뿐만 아니라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일대의 식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고려인들의 당근김치를 러시아어 말 그대로 ‘한국식 당근(Морковь по-корейски 마르꼬프 빠 까레이스끼)’라 하며 우즈벡에선 ‘카레이스키 살라타’라고 한국식 샐러드라 부르기도 한다. 

 

홍콩의 ‘콘지’

아침으로는 무거운 음식보다는 가벼운 음식이 위장에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시리얼이나 토스트 같은 것을 찾게 된다. 하지만 때론 너무 가벼워서 속이 쓰릴 때도 있고 전날 술을 마셨다면 도저히 그런 것들로 배를 채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럴 땐 색다른 홍콩식 콘지를 한번 먹어 보자.

 홍콩의 대표적인 아침식사인 콘지는 우리의 죽과 비슷한데 미묘하게 뭔가 다르다. 담백하게 먹는 우리의 흰죽과 조금 다르게 다양한 토핑을 넣거나 올려서 먹는데 스팀 치킨 혹은 돼지고기나 생선을 넣기도 하고, 달지 않은 튀긴 꽈배기 같은 요우티아오(油條)는 꼭 들어가는 편이다. 처음에는 그 맛의 미묘함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몇 번 먹으면 그 맛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어 아침이면 생각이 난다. 빠져 들면 너무 많이 먹어서 점심까지 한자리에서 먹을지 모르니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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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