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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펀드는 과연 ‘희망적’인가?

펀드도, 공익신탁도 아닌 자발성 결여된 청년희망펀드의 진실

인터넷신문 ‘허핑턴포스트코리아’ 11월 2일자에는 “‘청년희망펀드’라고 쓰고 ‘대기업 삥뜯기’라고 읽는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랐다. ‘심각한 취업난, 삶의 위기에 처해있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로 지난 9월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해 만들어진 펀드에 대한 비판기사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일시금 2천만 원과 월급의 20%(약 340만원)를 기부하는 장면을 언론들은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10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채 100억에도 미치지 못했던 기부금은 10월 22일 삼성재벌의 250억 기부 이후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200억, 포스코 40억, 엘지 100억, 롯데 100억, 효성 20억, 에스케이 100억 등 10대 재벌이 약속이나 한 듯 수십 수백억 원을 내놓은 것이다. 11월 초 총액은 82,798건에 600여억 원이나 이중 재벌기부금 비중이 무려 88%에 이른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기사는 이런 사정을 들어 청년희망펀드를 ‘대기업 삥뜯기’로 규정짓고 비판하였던 것이다.

필자는 ‘청년희망펀드’가 ‘대기업 삥뜯기’가 아니라 ‘청년절망, 대국민 삥뜯기’라고 파악하며 약간의 다른 해석을 제기하고자 한다. 우선 이 펀드의 문제점이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이므로 이를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현재 우리사회 최대의 사회구조적 문제인 청년취업난을 기부금 모금으로 해결하려는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태도에 있다. 곳간에 쓰지 않은 잉여금을 700조원 이상 쌓아두고도 재벌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를 외면한다. 그렇다면 그 돈을 세금으로 회수해서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마련할 의무가 정부에게 있다. 모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부들이 수행하는 바로 그 일을 하지 않으면서 1,000억도 되지 않을 기부금을 면피용 ‘청년실업대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요컨대 청년희망펀드의 진짜 얼굴은 ‘정부책임 면피펀드’이다.

둘째, 행정부의 수장이자 막강 권력을 쥔 대통령이 앞서 기부금 동참을 강조한 것은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하다.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수많은 (고위)공무원들은 강제로 모금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부처마다 실적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형식적으로 행정부와 무관한 민간기업인 펀드운용 5개 시중은행의 사정은 사태의 진실을 잘 말해준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1인 1구좌’ 가입을 종용해서 그 강제성이 이미 여실히 드러났다.

셋째, ‘청년희망펀드’는 급조된 사업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청와대)의 지시로 시작된 사업은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펀드 홈페이지에서 ‘사업아이디어를 공모’한다는 것인데 그 자체가 대책 없는 급조품임을 말하고 있다. 또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법무부 등 산하 부처들은 이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서로 갈등하고 경쟁하는 등 꼴불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희망펀드’의 끝이 어디로 갈지는 그 처음에 분명해진 셈이다.

넷째, ‘청년희망펀드’는 ‘펀드’가 아니다. 펀드는 투자자들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투자모임을 말한다. 그런데 청년희망펀드는 돈을 내고 나면 끝인 기부금, 곧 공익신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익신탁’도 아니다. 기부의 생명은 공익성과 자발성에 있으나 ‘청년희망펀드’에는 자발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뒷골목 조폭들이 주로 하는 ‘삥뜯기’와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다라도 재벌은 ‘삥뜯기’의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청년희망펀드는 ‘박근혜정부와 재벌이 공모한 대국민 삥뜯기’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 실마리는 9월 15일 대통령이 갑자기 펀드를 주창한 사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날은 이른바 ‘9.13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과 그 후속대책으로 정부 여당이 ‘노동개혁 5대 법안’(9월 14일)을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노동개악에 대한 반발을 화려한 여론조작으로 무마하기 위해 동원한 정치공작 중의 하나가 ‘청년희망펀드’였던 것이다.

‘9.13 노사정합의’는 비정규직을 크게 늘리고(계약기간 2년에서 4년 연장) 정규직도 손쉽게 해고할 수 있게 하며(이른바 일반해고)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조건을 사용자 맘대로 바꿀 수 있도록 만든(취업규칙 변경) 역사상 최악의 ‘합의’였다. 지금도 삼포, 오포세대로 몰려있는 청년들을 ‘절망의 구렁텅이’, ‘가혹한 착취’로 몰아넣을 합의였다. 물론 그 노동개악은 다시금 재벌에게 수백조, 수천조 원의 이익을 남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MB의 재벌 감세로 모자란 재정을 서민들의 ‘담배값 인상 삥뜯기’로 해결한 박근혜정부였다. ‘청년희망펀드’가 ‘대국민 삥뜯기 절망펀드’가 아닐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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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