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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3년 평가 - 바람잡이 종편, 바람으로 사라질 것인가?

편향된 정파 방송 보도에 대한 규제 방안 필요

2006년, 노무현 정부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출범 가능 여부에 관한 시장조사를 했다. 1개 정도는 가능하다는 시장조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른 감이 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추진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를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우선 이명박 정부는 방송 산업화 논리를 주장했다. 정부는 신방(신문-방송) 겸영이 세계적 추세인데다가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거론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업허가는 1개 아니면 2개사로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 종편 1개가 유지되려면 연간 3000억 원이 필요하고. 1개를 허용하면 안정적, 2개는 불안한 유지는 되겠다는 것이었다. 급진적인 학자들은 방송 산업 관점에서 볼 때 종편 하나도 생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때 관련 국책연구원의 보고서가 고용창출 규모 등을 과장하고 통계를 조작한 점이 드러나자, 종편의 출범 목적은 ‘여론 다양성’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곧 모순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종편에 유력한 조선, 중앙, 동아 등 종편 채널은 이미 신문 시장의 70%이상을 독과점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상파 3사의 방송 독점이 오히려 여론 다양성을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신방 겸영은 다양성 차원에서 세계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미국과 프랑스의 경우 2000년대 들어서면서 여론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미국의 경우 2003년경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신방 겸영 규제 완화를 끊임없이 시도했지만, 결국 공화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무려 네 개의 종편을 승인했고 모두 신문과 방송을 겸하게 되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를 탄생하는 과정에서 이들 조·중·동 등에게 수혜를 받은 것에 대한 보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정부·여당은 2009년 7월, 종편 출범의 근거가 된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을 날치기 통과하여 위헌 논란을 일으켰다. 여당 의원들의 대리투표·재투표 등 다수의 위법행위가 지적됐고, 헌법재판소는 표결의 위헌·위법성을 인정했다. 여당이 다수를 차지한 국회는 이를 넘겨 버렸다.

종편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부실·편파심사 논란에 휩싸였다. 승인심사위원회 14명의 위원 중 위원장 포함 8명을 정부 영향력의 방통위에서 추천해 공정성에 금이 갔다. 심사위는 12만장에 달하는 승인 심사자료를 단 9일 만에 분석·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총 1000점 만점에서 심사위원의 주관이 강하게 미치는 비계량 평가 비중이 무려 755점을 차지했다. 왜 이런 무리수를 두었을까. 처음부터 친정부·보수 매체의 영향력 확대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장밋빛 전망을 내세웠던 종편 프로젝트는 거대한 실망의 물결로 돌아왔다. 종편 출범 전 정부와 한나라당 측은 종편 출범으로 방송시장 규모 1조 6000억 원, 취업유발 효과 2만 1000명을 예측했다. 그러나 종편 출범 후 13개월 후 취업유발은 예상의 10%에도 못 미쳤다. 외주제작 등 연관 산업의 간접고용까지 쳐도 종편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처음 기대한 것보다 10분의 1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종편 종사자는 4개사를 합쳐도 1320여명에 불과하다. 20개월째 종편 시청률 1위를 달리는 MBN은 2013년 1~9월 412억 원의 손실을 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68억 원과 419억 원이었다. 실적 공개를 하지 않은 JTBC, TV조선, 채널A 등도 MBN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종편 4사는 2012년 7285억 원을 제작비·콘텐츠 투자를 공언했지만, 3429억 원을 투자했고, 2013년 콘텐츠 투자액은 3188억 원으로 더 줄었다. 특히 채널A와 TV조선은 투자액을 크게 줄어 TV조선은 414억 원으로, JTBC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TV조선은 2012년에도 604억 원으로 4위였다. 승인 당시 사업계획서에는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1575억 원과 1609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TV조선과 채널A의 보도 편성비율은 48.2%, 43.2%였는데, 제작비가 낮은 보도 프로그램으로 채운 것이다. 종편은 투자 감소가 방송의 질 하락으로 연결되고 영업실적 악화로 다시 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있다. 종편들은 ‘5년 이내 시청률 3.8% 달성’(JTBC), ‘2015년 시청점유율 7.1~10% 달성’(채널A) 등을 공언했지만, 2013년 1~10월 평균 시청률은 0.7~0.8%에 그쳤다. 종편 의무전송, 황금채널 배정, 광고 직접 영업 등 엄청난 특혜를 받았지만 성과는 미미했던 것이다.

더구나 시청자에게는 편중되고 빈약한 방송콘텐츠를 제공하는데 머물렀다. 말 그대로 종합편성은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방송해야 하지만, 제작비를 이유로 보도와 오락 프로그램만 방송한다. 30~50%의 비율인 보도 프로그램은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다른 한쪽을 비방했으며 상식에 어긋나거나 막말로 물의를 일으켰다. 오락 프로그램은 아이템과 포맷, 출연자의 중복이 심하고 신변잡기식 집단 수다가 반복되었다. 재방송 비율이 낮은 곳은 44%, 많은 곳은 58%가 넘는다. 심지어 66%이상 나올 때도 있다.

결국 ‘종편 채널’은 ‘편중 재방 채널’이었다. 황금채널과 ‘24시간 방송’ 특혜의 절반 이상을 재방송, 편중, 중복으로 때웠다. 지엽적이고 일부 계층을 위한 생활 정보에 치중했다. 더구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출연자들을 갈등이나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거나 자극적인 발언을 방조했다. 여성 국회의원에게 “각선미가 좋다”(채널A), 아시아나항공 착륙사고 때, “사망자가 모두 중국인이어서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채널A),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TV조선·채널A)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출범 후 2013년 5월 9일까지 방통심의위에게서 받은 법정제재만 81건이었고, 지난달 7일 종편 프로그램에 대한 민원이 2012년 252건에서 2013년 739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정부나 여당에게는 유리한 발언들을, 야당이나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내용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데, 선거기간에 이러한 경향이 더욱 높아진다. 대선 때 야권 후보를 ‘싸가지 없는 며느리’, ‘후레아들XX’ ‘애송이 같은 아마추어’ 등으로 공격해 방송통신심의위에서 수차례 제재를 받았다.

2012년 대선 때는 종편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지만, 2017년에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는 여론의 획일성의 방증이다. 결국 종편은 각종 특혜를 제공했음에도 방송 산업의 경제 효과는 물론 여론 다양성 면에서 부합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2008년 헌법을 개정해 언론의 자유와 더불어 다원주의, 독립을 보장하도록 했다. 유럽연합(EU)도 언론 다원주의를 결의했다. 민주국가에서 모든 권력은 견제를 받아야 하며, 이는 언론이라고 예외일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월 중순 종편 재승인 심사에 돌입한다. TV조선과 JTBC의 승인유효기간은 31일이다. 채널A는 4월 21일까지고 MBN은 5월이다. 현 정부는 유리한 여론의 조성을 위해 실패한 종편들을 다시 봐주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재승인 심사 과정 진행이 투명성과 원칙에 부합하게 해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종편의 왜곡 편향된 방송프로그램 구성을 잡아내는 세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에는 종편특혜환수법이 계류 중인데, 이 법이 통과될 필요성이 높아졌다. 현행법에서 종편은 지상파보다 완화된 규제를 받지만 의무재전송은 공영방송 KBS 1TV와 EBS에 이어 특혜로 종편도 받고 있기 때문에 지상파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 현행법은 종편의 오락 프로그램 비율 상한선만 규정하고만 있으므로 편향된 정파 방송 보도에 대한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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