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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낚시와 같다?!

평생 직장이 아닌 평생 직업을 위해 장롱 스펙을 버려라


● 청년 실업, 그 암울한 현실

소위 ‘트랜드’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까지 이제 ‘트랜드’라는 용어가 전혀 낯설지 않은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 가운데서도 취업에 관련한 지금의 ‘트랜드’는 전국적인 흐름에 따르면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게 한다. 정보력의 차이를 호소하며 많은 젊은이들은 서울로 집결했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싣고 있다.

‘노량진’ 광풍을 시작으로 고3 수험생들 보다 치열하게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최소한의 ‘의, 식, 주’ 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고시촌 일대에서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 청년들의 모습에는 ‘열정’이나 ‘패기’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지표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동안에도 취업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고 정부의 실업률 발표 속의 숫자들은 현실감을 잃었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생들이 집중된 노량진 일대는 그들만의 ‘문화’를 꽃(?)피우며 신풍속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그 영역이 노량진에서 벗어나 주변 도심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통계청이 지난 7월에 발표한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청년실업률은 7.6%로 지난 시기와 비할 때 큰 차이가 없는 정도였다. 해마다 졸업생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누적된 실업인구를 고려하면 체감 실업률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그렇다면 이 실업률 산출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자료에 따르면 취업률 혹은 실업률은 ‘조사하는 대상 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을 한 사람’을 취업자로 간주한다. 주 1회이상 근무하는 성인 모두는 취업률 조사에서 취업자로 분류 된다. 이런 잣대에 의해 취업률이 발표되고 국민들은 이 숫자의 마법에 현혹되고 만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수 많은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며 변변한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제대로 반영될 리 없다.

● 평생 직장 vs 평생 직업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그 과정의 끝이 노량진으로 향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을 간과하면서……. 무엇보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 <직장을 구하는 것인지 직업을 구하는 것인지>부터가 모호하다. 평생 직장이라는 틀이 깨어진 2천년대 대한민국에서 평생 직장을 꿈꾼다. 공무원 혹은 교사라 할 지라도 평생 직장이라는 달콤함을 정년퇴직까지 보장해 줄 수 있을까는 미지수다. 장차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평균 수명의 증가에 따라 70세 이상까지 일을 해야만 한다. 70세까지 일하고도 평균 수명 90세를 가정할 때 20년을 연금 혹은 저축 등으로 버텨야하는 힘겨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

일부 전문직이 아니고서야 장기간 직장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해나가기가 그리 녹녹치 않다. 그리고 정년퇴직 혹은 그전에 명예퇴직을 하게 된다면 직장이 무슨 소용인가?
이런 저런 얘기의 끝은 직장보다 직업이라는 화두를 내놓게 만든다. 스펙을 위해 의미 없이 수집하는 자격증들. 자동차 운전면허증과도 같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1~2종 보통 면허증도 없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면허증은 있지만 운전해 본적이 없는 장롱면허증도 있다. 자격증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실제 활용능력이 없는 자격증은 가치가 적다. 장롱면허증이 빛을 보고 내 스스로 거리를 운전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1~2종 보통 면허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면허를 가진 사람이 희소한 특수 면허가 값어치 있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비롯한 일부 자격증은 모두 가진 뻔한 자격증이다. 없으면 허전할 정도지만 그 자격증만 있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다룰 수 없는 사람이 많다. 스펙만 있고 그 스펙의 능력은 없는 경우라 하겠다.

평생 직업이 될 만한 이력을 쌓기 위해 직장은 가장 주요한 과정이자 수단이다. 직장은 평생 직업을 만드는 밑천이므로 직장에서의 은퇴가 인생에서의 은퇴가 되지 않도록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생 직업을 가졌다면 급변하는 정세에 따라 자기가 속한 직장이 감원을 하거나 도산 등으로 직장을 잃더라도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것이 용이하고 자기 창업에 대한 가능성과 성공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 구직활동은 낚시처럼
주변에서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보면 구직활동과 많이 닮아있음을 느낀다. 첫째, 구직활동은 정보전이다. 어떤 낚시터에 좋은 어종이 있고 또 잘 잡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우선이다. 가치가 큰 정보일수록 아무에게나 알려주지 않는다. 그만큼 노력하고 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구직자에게도 정보가 1순위가 아닐까?

둘째, 구직활동은 적절한 투자의 결실이다. 월척을 잡고자 하는 사람이 피라미나 잡을만한 낚시대를 들고 낚시질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기가 잡고자 하는 고기에 맞는 채비가 필요하다. 낚시대, 바늘, 찌, 미끼 등도 내가 잡을 고기에 맞춰져야 한다.

셋째, 조금은 뻔한 말이지만, 선택과 집중이다. 구직자들은 욕심이 너무 많다. 특히 대학 저학년일수록 바라는 바가 넓다. 입사가 어려운 회사를 목표로 잡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이 회사 저 회사 모두에 통하는 넓은 영역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문제다. 목표를 높게 잡고 공략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목표를 넓게 잡고 두루뭉실하게 공략하겠다는 발상은 죽도 밥도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낚시에서도 민물고기인지 바다고기인지 분명해야하고 내가 잡고자 하는 어종이 정해지면 거기에 맞는 미끼 등으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아무 고기나 잡겠다며 무분별하게 낚시대를 드리워봐야 소득 없는 공염불일 가능성이 높다.

● 선택과 집중 그 뻔함의 진리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면, 신중하게 구직 대상 기업의 업종이나 분야, 개별 회사 등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회사마다 선호하는 인재가 있기 마련이고 또 거기에 걸맞는 스펙과 조건이 있다. 특정 회사 또는 공직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문어발식 구직활동은 우왕좌왕하면서 시간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다’ 하는 확신이 있다면 그 곳을 선택하고 집중해야한다.

아무 곳에나 삽집을 한다고 지하수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길이 있는지 없는지 정보를 통해 확인하고 물길이 지나는 길목에 집중해야 한다.

● 취업을 관심이다
대학 졸업 후 또래보다 좋은 조건의 회사에 들어간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취업에 대한 정보가 많았고 또 관심이 많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관심만 많아서 어쩌겠다는 것이가. 취업에 대한 관심이 관련 스터디로 이어지고 또 취업지원처 등과 같이 학내에 마련된 전문기관을 통해 자문을 받는 등 적극적인 구직활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내면에 아무리 큰 관심이 있다해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과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아할 수 있는 일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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