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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갈 길 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날 실시되는 파격 할인 행사를 말한다. 이날의 매출은 미국 연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가 크게 활성화된다. 이에 우리나라도 국내 소비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도입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열었다. 과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의도한 성과를 가져왔을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정부와 소비자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지난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10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1로, 9월보다 3포인트 올랐다. 이는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되었다는 자료로 볼 수 있다. 또한 행사기간 유통업체의 매출액이 10~20% 가량 증가하여, 정부는 ‘움직이지 않은 소비심리 해소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정부는 내년에도 시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반면 소비자 및 업계의 반응은 달랐다. 예상보다 할인율이 낮고, 기존 백화점 세일과 별반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도리어 한 의류 업체가 지난해 제품의 가격을 올려 판매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아울러 외식 업체와 고가의 가전제품, IT 제품은 할인대상에서 제외되고 대부분 식품, 양말 등의 저가 상품들만 할인되어 고객들의 아쉬움이 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정책효과보다는 계절적 요인이 더 크다.”라며 백화점 세일과 매출의 증가 관계를 일축했다.

분명 소비자의 활발한 소비활동으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의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미국의 사례를 그대로 벤치마킹한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국가간 다른 유통환경으로 인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물건을 직접 매입해서 소비자들에게 유통비를 할인하며 제공해줄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소비자에게 제조업체가 판매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고 일종의 임대료나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기업 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로 자율적인 시장경제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업체의 실정을 감안하지 않고 성급하게 진행한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처음으로 실시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여러 허점을 보였다. 그러나 매년 실시할 계획을 가진 만큼 앞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할인의 폭을 넓히고, 정가 부풀리기의 문제점을 해결하여, 실질적으로 국민생활과 내수시장에 도움이 되는 할인행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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