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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청년세대의 자기소개법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서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멀리서 손을 흔든 건 연락도 없이 휴학 한 후 이번 학기에 복학 한 동기였다. 코스모스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동기는 “야, 나 취업 준비하려고 휴학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안한 것 같다. 이생망.”이라는 말을 했다. 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동기가 설명하길, ‘이생망’이란 ‘이번 생은 망했어.’의 줄임말이란다.

‘신조어’는 사회 분위기나 사회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 변화 등을 잘 보여준다. ‘헬조선’, ‘흙수저’, ‘이생망’ 등 그 뜻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또 다른 신조어들이 청년세대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것은 현재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이 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사회에 대한 냉소적 시선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 발전으로 인해 교육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의 진학률은 높아졌다. 1980년대 초 대학진학률이 27퍼센트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2014년)은 70.9퍼센트까지 치솟았다. 이는 OECD회원국들 중 대학 진학률이 약 74퍼센트에 달하는 터키 다음으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출발선은 높아졌지만,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없는 배경을 만들어 냈고 청년들은 그 외의 자격증 취득이나 외국어 능력 등 다른 경쟁력을 요구받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자금대출을 받아 학비를 충당한다. 대학진학률이 높다고 해서 취업률이 높아지지도 않았다.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오히려 2016년 3분기 기준 전체 실업자 중 32퍼센트가 4년제 대학 졸업을 한 청년들이고, 전문대학교까지 포함한다면 대학졸업자의 실업률은 약 45퍼센트에 육박한다고 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남보다 많은 ‘스펙’들이 필요하지만 이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뿐만 아니라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담론들도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원하는 직장에 취업해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빈곤했던 시기를 겪었던 부모세대는 자녀들에게 그것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행복의 기준을 ‘좋은 직장, 많은 연봉’에 한정시키며 교육시켰다. 그렇게 성장해 직업을 선택하는 시야가 고정되어버린 많은 젊은이들은 불확실한 좁은 목표지점을 향해 모이고 있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청년들의 자기비하적인 표현들을 막기 위해서는 가장먼저 청년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직업선택의 폭을 높여야 한다. 몰론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사회적 분위기가 한 번에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청년들이 부모세대의 꿈보다 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충분히 탐구하고 그에 알맞은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제도의 지속적인 변화가 뒷받침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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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