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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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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 있는 상태를 총칭하는 것이다. 즉, 심신미약을 인정한다는 것은 가해자가 자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심신기능면에 장애가 없었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형을 감면시켜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한 강력사건의 가해자가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로 인정돼 감형된 경우도 있었다. 장애가 음주 시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인데, 2008년 술에 취해 어린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이 바로 그 경우이다. 당시 가해자 조두순은 자신이 저지른 사건에 대해 ‘술을 마신 뒤의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고, 법원은 이를 심신장애로 인정해 주취감경하였고, 최종 징역 12년(징역 12년, 전자발찌 7년, 신상공개 5년)을 선고했다. 이처럼 심신미약을 감형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


물론 심신이 미약한 자는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고 필요 이상으로 감형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가 받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도 문제지만 형만 감형을 받고 반성을 하지 않은 가해자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한 문제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심신미약’을 근거로 피해자에게 준 고통과 상처는 뒤로한 채 감형을 하는 일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다행히 지난 11월 29일 법안이 개정되어 음주, 마약 복용 등 어떠한 심신미약 상태에 대한 무조건적인 감형의무조항이 법관의 판단에 따라 감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임의조항으로 바뀌었다. 이와 더불어 가해자들 또한 출소 후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며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제대로 된 교화와 심리·정서적 치료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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