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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팩트 폭력, 넌 어디까지 맞아봤니?

“너 이번에 취업 어디하려고 하니? 그래서 취업이 되겠어?” 지난 추석, 친척들로부터 한번씩은 이런 충고 아닌 충고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며 자리를 박차고 싶은 자리가 되었을 터. 하지만 취업을 못한 것도, 이성친구가 없는 것도 사실인지라 반박을 할 수가 없다. 아프지만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팩트(fact; 사실)와 폭력을 합친 신조어인 ‘팩트 폭력’이 인터넷상에서 유머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을 가지고 폭력을 행사한다는 말로, 상대의 주장과 의견 등에 반박할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러한 ‘팩트 폭력’이 인터넷에서 통하는 이유는 ‘통쾌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공격자의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무안을 줌으로써 생기는 우월감과 쾌감 등을 이유로 들 수 있고, 제3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공격자가 속 시원하고 통쾌하게 전달해주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많다. 즉, 공격을 받는 누군가의 입에 사실이라는 꿀을 발라놓아 주변에 벌들(제3자)이 모여들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이 아니라 내가 당하면 분명 아플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팩트 폭력’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사회풍조를 예로 들 수 있다. 타인을 밟고 일어서야 자신이 올라갈 수 있는 경쟁 풍조가 밑바탕에 깔려있고, 짧은 문장으로 작성해야 인기를 끌 수 있는 인터넷상에서, ‘한마디’의 ‘사실’로 웃음을 주는 것이 매력적인 코드로 작용한다.

처음 ‘팩트 폭력’이라는 단어가 생겼을 때는 ‘사실’만 전하던 것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의견이나 추측을 적어놓고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좋은 뜻으로 한 말임에도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 ‘팩트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12일 축구팀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FC가 공식 페이스북에 지진이 일어난 것에 대해 ‘한국 팬 여러분, 다들 무사하신가요?’라고 글을 올렸다. 하지만 어느 한국 팬은 ‘니들 골망보다는 덜 흔들림’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는 한국을 걱정하는 내용의 문맥을 확인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려는 ‘팩트 폭력’의 또 다른 단상이다.

물론 ‘사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넘치는 정보에 거짓이 사실인 양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 와중에 ‘팩트’를 골라내어 잘 활용하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상대는 사람이다. 내가 던진 돌을 상대방도 주워서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하여, 상처를 주기 위한 ‘팩트 폭력’은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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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