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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눈먼 감사' 회계법인 대수술 임박

檢 형사처벌 검토…금융당국은 제재 수위 강화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신창용 기자 =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계기로 허술한 회계감사 관행에 사정 당국의 칼끝이 맞춰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분식회계 등을 제때 적발하지 못해 부실을 눈덩이처럼 키웠다는 점에서 회계법인의 잘못이 비리에 직접 연루된 권력기관 못지않게 중대하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부실을 눈가림식으로 감사한 회계법인을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불법 행위를 회계사가 묵인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 당국도 철퇴를 준비하고 있다.

`제2의 부산저축은행'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다 이번 사태의 공범으로 낙인찍힌 감독기관으로서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는 절박한 처지 때문이다.

부실 저축은행을 감사한 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돼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상 응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부실 회계감사' 책임론 고조
8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부산저축은행 5개 계열사 가운데 4곳은 2009회계연도(2009.7~ 2010.6)에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

부산ㆍ중앙부산ㆍ전주저축은행은 다인회계법인, 부산2저축은행은 성도회계법인, 대전저축은행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았다.

대전저축은행이 유일하게 `의견거절' 결정을 받았지만 이미 부실화해 금융감독 당국에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한 시점이었기에 회계감사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긴 어렵다.

회계의 허점은 2010회계연도에도 이어졌다.

부산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 나흘 전인 2월14일 `적정' 감사의견을 첨부한 2010회계연도 반기보고서를 제출했다.

회계법인의 실사나 검증을 거치지 않는 분기ㆍ반기 회계에는 감사의견이 없음에도 부산저축은행이 무단으로 `적정' 의견을 기재해 투자자의 혼란을 초래한 것이다.

예금자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김옥주 위원장은 "몇 년간 감사하면서 분식회계를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 회계법인이 계속 회계를 맡으려고 부산저축은행과 공모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삼화저축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에 투자한 피해자들도 외부 감사를 맡은 대주회계법인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대주회계법인은 후순위 사채의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상 검토의견을 작성했다. 검토의견을 믿고 후순위채를 사들인 투자자들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의성 입증' 한계로 솜방망이 처벌
태양광 선두주자로 주목받다가 퇴출당한 네오세미테크는 회계시스템의 허점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네오세미테크는 2008회계연도 인덕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고 이런 감사보고서를 근거로 우회 상장을 했지만, 새로 감사를 맡게 된 대주회계법인이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내놓으면서 상장폐지 절차로 직행했다.

문제는 고의성을 확인해야만 회계법인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 측이 작정하고 분식 회계에 나섰다면 회계법인은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십상이다. 최소한 회계사가 부실을 발견했음에도 묵인한 정황, 즉 `미필적 고의'가 있어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계법인 처벌은 고의성 또는 미필적 고의 여부로 판단한다. 단순 과실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적인 맹점 때문에 회계법인에 강도 높은 처벌이 이뤄지기 어렵다.

네오세미테크 부실 감사와 관련해 인덕회계법인은 과징금 1억원,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적립 등 징계를 받았다.

7천여 명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것을 고려하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셈이다.


◇부실 회계시스템 전방위 처벌 임박
검찰은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부실감사를 한 회계법인 책임자들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도 부실 감사에 제재 강도를 대폭 높일 계획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부실을 눈감아준 회계법인과 회계사에 처벌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고강도 제재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우선 저축은행의 분식회계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한 회계법인에 대해 전체 금융회사의 회계감사를 맡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정옥임 의원에 따르면 2006년 이후 19개 회계법인이 저축은행 부실감사로 징계를 받았지만 모두 해당 저축은행 감사를 1~3년 제한받는 처분에 그쳤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다른 금융회사의 감사 업무를 제한하면 사실상 영업정지 효과가 있다. 부실감사 회계법인에 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방향은 정해졌고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출범한 `회계서비스산업 선진화 위원회'를 중심으로 현행 회계시스템을 전면 `수술'한다는 방침이다. 선진화 방안은 오는 8월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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