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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안전한 학교를

최근에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학교폭력 관련 사건들은 초·중·고등학교의 안전문제에 관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대검찰청이 제시한 범죄분석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1년에 4028건 발생했던 학교범죄는 2010년에 6307건, 157%로 증가하였다. 학교범죄의 종류는 살인, 상해, 상해치사, 폭행치사, 강도, 공갈, 협박, 성범죄, 폭력행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들 중 폭력행위가 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폭력행위와 연계하여 여타 중범죄로 연결되는 경우를 포함하면 그 구성 비율은 증가한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행위의 발생건수가 이러하다면 심각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같은 해 발생한 학교폭력에 대한 법적 처분 자료는 전체 19,562건의 사건 중 38%가 기소, 소년보호송치, 가정보호송치의 처분이 내려졌음을 제시한다. 법적 처분이 내려진 사건들은 상대적으로 심각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는데 학교범죄 10건 중 3건은 폭력행위이며 1건은 법적처분이 필요한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청소년 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기본적으로 보장해야 하며 이에 대한 재론의 여지는 없다. 학교시설에는 CCTV와 같은 기계적 감시체계가 운용되고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관리체계도 있어 일견 학교안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는 모양새이나 그 운용결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르다.

운용되고 있는 기존의 구현방안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이들에게 일정한 기능적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CCTV는 감시의 범위가 한정되어 외부공간을 포함한 학교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완전한 감시영역을 확보할 수 없다. 또한 의도적 범죄의 경우에 가해자는 범행 장소로 감시의 사각지대를 이용하기도 한다. 학교안전을 위한 관리체계도 기능적 한계가 있어 모든 학생들을 밀착하여 감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문제의 구체적 인식은 학교안전의 현실에 심각성을 더한다.

일반적으로 범죄행위의 발생에는 범죄에 취약한 물리적 환경, 범죄에 취약한 피해자 집단, 범죄자의 합리적인 판단과 같은 조건들이 수반된다. 주목할 점은 학교폭력의 발생장소인 학교시설은 범죄에 취약한 물리적 환경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기존에 적용된 기계적 감시체계와 안전을 위한 관리체계 등은 범죄에 취약한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여 범죄행위의 조건들을 약화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범죄에 취약한 환경으로 구축된 학교시설에 감시와 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기도 하다.

잠시 건축물이 가지는 태생적 목적을 생각해보자. 혈거생활에서부터 건축물은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안전한 생활환경을 제공한다는 목적을 포함한다. 21세기 우리의 학교시설은 이러한 목적을 충족하지 않는 듯하다. 아마도 초·중·고등학교의 건축물들은 다른 많은 가치를 수용하겠지만 안전에 대한 요구는 현실적으로 강조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학교시설은 안전하게 구축되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를 위한 구현방안도 따른다. 20세기 중반 무렵부터 도시의 범죄발생을 저감하기 위해 제시된 연구내용들은 안전한 학교환경의 조성을 위한 구현방안으로도 그 가치가 있다.

이를 학교시설에 적용하여 소개하자면 첫째, 환경에 대한 자연적, 기계적 감시를 확대할 수 있는 시설물 배치를 건축설계 단계부터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외부인에 의한 범죄행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외부인의 접근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출입구에 적용된 기존의 기계적 개폐에 더하여 시설물의 배치계획에 있어서도 외부인의 침입을 차단하는 환경계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학교가 폭력행위의 발생장소일 수 없다는 인지를 위해 학생지도와 함께 시설환경에서 영역적 특성을 부여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넷째, 자연적 감시를 빈번히 유발할 수 있는 학교 프로그램의 운영과 학교시설 계획으로의 반영도 있어야 한다. 다섯째, 청결한 학교시설의 유지도 폭력행위를 포함한 범죄의 발생을 저감하는데 도움이 된다. 방치된 시설이 범죄행위의 장소로 이용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학교시설의 계획단계부터 학교안전에 관한 목표 설정과 이를 구체화하는 방안의 적용은 기존의 학교 안전 대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과로 연결될 것이다. 당연히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환경의 조성은 시민들의 인식이 수반될 때 가능성을 가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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