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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대학 고사 막기 위한 정치권의 정책적 용단 필요

 

유난히도 올여름은 무더웠고 비도 많이 내렸다. 어느 한순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아름다운 계절이 되었다. 하늘 푸르고 높은 이 시간에 대학은 푸르고 높은 하늘만을 ‘멍’ 때리며 바라 볼 수 없다. 수시 입시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수시가 시작되면 전국의 대학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본다. 2024학년도 수시 입시의 지원 결과 서울과 수도권 대학의 입시경쟁률은 상승했고, 지방대학들의 경우는 하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찌 보면 예상했던 당연한 결과이지만 대부분의 신입생을 수시라는 입시제도를 통해 뽑고 있는 지방대학들에는 치명적이다. 지방대학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지방대학의 고사는 지방 인구의 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절대적인 위기의식을 불러오고, 향후 커다란 국가 전체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방안을 허겁지겁 제시하고 있지만 이미 임계점을 넘은 우리 국민의 지방 탈출, 즉 ‘지방 엑소더스’의 거대한 파고를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왜 서울을 선호하는가? 이다. 서울이 경제, 문화 및 교육의 중심지라는 생각과 출세가 가능한 곳이라는 현실과 믿음이 경제발전 기간 정착되었고, 서울과 수도권에 정착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관념이 학생과 학부모 심리 기저에 굳건히 있다.

 

지방대학 고사의 근본 원인을 다루는 방안으로, 경제학적 측면으로 접근하여 졸업 후 벌게 되는 근로소득의 현재가치와 졸업 시까지 부담한 교육비용의 차액인 순현재가치법(순현가법)이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정책 도출이 가능하다.

 

학생과 학부모의 대학 선택과 관련된 효용은 미래 소득에 긍정적으로, 비용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하면 이의 차이는 순현재가치가 높을수록 높은 만족도를 가지게 된다. 2023년 기준, 졸업 후 대기업,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에 취업할 확률을 바탕으로 25년 직장생활을 하는 수도권대학 졸업자의 순현재가치가 비수도권대학의 순현재가치보다 약 3천1백55만 원 정도 높다고 계산되는데, 이는 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가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것은 일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수도권대학의 등록금이 현재보다 2배 증가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수도권 비수도권이라는 대학 소재지 선택은 중립이 된다. 그러나 수도권이 가지고 있는 문화자본 등의 ‘X요인’ 영향까지 고려하면 수도권대학의 등록금은 이보다 월등히 높아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는 소위 반값 등록금이라는 명분으로 묶어두었던 대학 등록금이 궁극적으로 자율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 등록금 자율화와 이를 통한 수도권 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더 넓은 대학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비수도권 대학들의 생존과 이들 대학에 인재가 체류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교육부가 시행하는 국책사업이나 혹은 지자체 연계 사업이라는 수단만으로는 수도권대학과 비수도권 대학 선호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을 제공하지 못하는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격차 해소 및 지방대학 고사 방지를 위해서는 대학 등록금 자율화만이 단기적으로는 유일한 대안이다.

대중의 표를 먹고 사는 정치권 입장에서는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대의를 위해 정책적 용단이 필요하다. 높고 파란 하늘이 유난히 예쁜 가을, 천고마비의 시간에 하늘을 ‘멍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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