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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호 사설] 노블레스 오블리주

교정은 매화와 더불어 봄이 오는듯하더니 어느새 짙은 녹색으로 변하였다. 지난해 가을부터 지루하게 이어지던 대통령 탄핵사태는 이제 내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일을 끝으로 일단락되어질 것이다. 탄핵정국과 대선기간을 지나는 동안 너무나 많은 말을 하고 또 들어왔다.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한 말도 있었고 잠시 어려움을 모면하려고 한 말도 있었고 진실을 가장한 소위 가짜 말도 난무하였다. 특히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무더기 공약의 말을 남발하였고 상대방을 비방하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였다. 때로는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말도 있었고 때로는 수준 이하의 말도 있었다. 짧은 선거기간에 자신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더라도 심했던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이제 선택은 내일 국민이 할 것이다. 국민에 의해 선택되어진 대통령은 그가 누구이든 선거운동 중에 자기가 한 말을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 더 나아가 경쟁했던 후보들의 능력과 공약을 지지했던 국민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국가의 지도자가 가져야할 최대의 덕목은 그의 탁월한 능력과 리더십 못지않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사전적 의미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시쳇말로 소위 ‘금수저’로 불리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하는 도덕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게 된다. 그런 만큼 최고의 도덕성을 요구받을 것이고 그 영향력에 준하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뜻이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이 바로 이러한 것이었다.

중국 당나라 시대에 효제예법(孝悌禮法)으로 사대부들의 모범이 된 유공작(柳公綽) 집안의 자녀교육 철학을 살펴보자. 그의 손자인 유변(柳玭)은 자식들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의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가 높음을 두려워해야 되며, 그것을 믿고 의지해서도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사회에 나아가서 출세하게 되었을 때 한 번이라도 실수를 하게 되면 보통집안 사람의 경우보다 죄가 무겁게 된다하였다. 또 문벌이 높으면 교만한 마음이 생기기 쉽고 집안이 번창하면 다른 사람들이 미워해서 선행을 하여도 믿지 아니하고 조그만 실수라도 있으면 손가락질하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따라서 보통집안의 사람보다 더욱 부지런하고 더욱 노력해야 백성들은 비로소 겨우 비슷하게 여긴다고 교육한 것이다. 로마시대의 귀족이나 당나라의 사대부를 막론하고 지도층에 대한 옛사람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인식은 확고한 것이었다. 이것이 무너진 나라는 도덕적 해이가 생기면서 권력이 개인에게 집중되고 국가발전의 역동성이 급속히 쇠퇴하면서 종국에는 역사에서 사라졌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권력이 높거나 재력이 있는 자들이 보통사람들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유지해야만 사회가 발전하고 서로가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높은 도덕적 사고와 이의 실천은 일반 대중들에게도 점차 영향을 미치게 되고 나아가 사회 모든 영역에 걸쳐서 도덕 수준이 성숙하게 되어 일등국가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스스로의 촛불을 조용히 밝혀 자기의 내면을 지속적으로 성찰하면서 치국(治國)을 위한 수신(修身)을 할 때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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